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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징크스'에 무릎 꿇은 수원, 2-1로 패배

[K리그1] '무색무취' 수원 무기력한 패배, 변화 필요하다

20.09.14 09:25최종업데이트20.09.1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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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 또다시 '서울 징크스'에 무릎을 꿇었다.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20라운드 FC서울(이하 서울)과 수원삼성블루윙즈(이하 수원)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수원은 계속되는 압박에도 경기를 뒤집지 못하며 서울에 2-1로 패배했다.

'슈퍼매치'란 이름이 무색한 최근 흐름이다. 수원은 2015년 이후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하며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 10경기 상대 전적 역시 서울이 6승 4무로 크게 압도적이었다.
 
좋지 못한 기세의 두 팀이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서울과 수원 모두 이번 시즌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하위권에 놓여 있었다. 9위 서울(승점 21점)은 상위 스플릿 진출 마지노선인 6위 광주(승점 22점)을 추격하기 위해, 11위 수원(승점 17점)은 최하위 인천(승점 14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서울은 김호영 감독대행 체제 이후 잠깐의 상승세를 탔지만 다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서울이었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주세종, 윤영선, 고요한 등 팀의 베테랑들을 빼고 정한민, 한승규, 정현철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반면 수원은 주승진 감독대행에 이어 새롭게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박건하 감독의 데뷔 경기였다. 박건하 감독 역시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타가트를 빼고 크르피치를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더불어 교체 출전하던 염기훈을 선발로 출전시키며 서울을 상대한 수원이었다.
 
'투지 넘친' 수원, 기성용 효과 넘지 못하며 패배
 
강등권 탈출을 노리는 수원은 경기 시작부터 빠르게 서울을 압박했지만, 뜻밖의 자책골로 경기 리드를 내줬다. 전반 6분, 정현철의 날카로운 패스가 수원의 페널티 박스로 깊숙이 연결됐다. 패스를 받은 조영욱은 중앙으로 크로스를 시도했고, 조성진이 이를 커트하는 과정에서 자책골을 넣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수원은 불운의 실점에도 압박과 공격을 계속해서 이어나갔고, 머지않아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17분, 서울 진영에서 길게 이어진 스로인이 페널티 박스 안까지 연결됐다. 이 과정에서 볼을 받으려는 김태환에게 정한민이 파울을 범하며 PK를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염기훈이 이를 깔끔히 성공시키며 1-1 무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실점 이후 빠르게 승부를 원점에 돌린 수원에게 뜻밖의 악재가 발생했다. 염기훈의 득점 이후 자책골을 기록했던 조성진이 발목 부상으로 교체되는 변수가 생겼다. 박건하 감독은 급히 이상민을 투입, 장호익과 자리를 변경하며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뜻밖의 교체에도 수원은 굴하지 않고 압박을 통한 공격을 이어나갔다. 측면의 염기훈과 김태환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수원의 공격은 서울의 수비진을 당황시켰다. 그럼에도 수원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크르피치가 제 몫을 하지 못한 가운데 측면을 활용한 수원의 공격은 단조롭게 연결될 뿐이었다. 서울 역시 이렇다 할 공격 장면 없이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김호영 서울 감독대행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변수를 줬다. 부진했던 윤주태와 정한민을 빼고 '베테랑' 박주영과 기성용을 투입했다. 기성용의 투입과 함께 서울은 기존 4-2-3-1 형태에서 4-3-3 형태로 변화를 가져가며 맞불을 놨다. 반면 수원은 이렇다 할 변화 없이 후반전을 시작했다.
 
김호영 감독대행의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전반전 동안 다소 답답하게, 느린 템포로 전개되던 서울의 공격은 기성용의 투입과 함께 변모했다. 기성용은 중원에서 정확한 패스를 통해 좌우 전환, 볼 배급의 역할을 수행하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기성용의 투입과 함께 수원을 압도하기 시작하던 서울은 후반 15분, 한승규의 감각적인 슈팅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을 허용한 수원은 종료 직전까지 서울을 몰아쳤지만 득점을 터뜨리진 못했다. 최근 수원 공격 장면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던 김민우는 이렇다 할 돌파, 슈팅 장면 없이 고립됐으며, 교체 투입된 김건희, 한석희 모두 아쉬운 활약을 보였다. 결국 수원은 졸전 끝에 서울에게 2-1로 패배, 징크스를 깨뜨리지 못했다.
 
'갈 길 바쁜' 수원, 변화가 필요하다
 
수원은 서울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서울이 역전 이후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하며 수원에게 많은 공격 찬스가 왔지만 역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수원은 박건하 감독 부임에도 '깜짝 효과'를 거두지 못하며 무기력한 2-1 패배를 당했다.
 
무색무취의 공격력이 나타났던 경기였다. 타가트를 대신해 출전한 크르피치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으며, 함께 출전한 김태환은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고군분투했지만 결정적인 슈팅까지 연결하진 못했다. 2선과 최전방의 간격이 넓게 유지된 수원의 공격진은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볼을 제대로 운반하지 못했다.
 
답답한 수원의 공격은 패스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대다수의 수원 패스는 미드 써드 지역에서 이루어졌으며 단조로운 짧은 패스가 전부였다. 반면 서울은 고착된 공격 속에 기성용 투입과 함께 적극적인 좌우 전환, 롱볼 배급으로 활기를 불어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교체 카드를 통해 공격에 변화를 준 서울과 그렇지 못한 수원이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측면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역시 아쉬웠다. 수원의 중원을 꾸린 최성근과 한석종은 이날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공격 장면에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보단 수비의 강점을 보이는 선수이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측면의 김민우를 활용한 공격은 서울의 수비진에게 간파당했으며, 단조로운 측면 전개는 서울의 백4를 뚫어내지 못했다.
 
수원은 강등권 탈출의 중요한 길목에서 '라이벌' 서울을 만나 2-1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는 '슈퍼매치'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 것은 물론, 여전히 아쉬운 경기력을 펼친 것이 아쉬운 수원이다.
 
한편 같은 날 벌어진 인천과 부산의 맞대결에서 인천이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차는 2점 차이로 더욱 좁혀졌다. '축구 수도'라는 수원의 자존심이 '명불허전'이 될지, '유명무실'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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