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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메인 댄서의 '솔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마이걸 유아의 첫 솔로 앨범, < BON VOYAGE >

20.09.13 07:59최종업데이트20.09.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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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 유아의 첫 솔로 앨범 < Bon Voyage > ⓒ WM 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이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펼칠 때, 유독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멤버들이 있다. 이들 중 유독 주목받는 멤버들은 솔로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그룹 활동과는 또 다른 지향성을 가지고, 나름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모습이 팬들을 배로 즐겁게 한다. 과거에는 빅뱅의 지드래곤이나 태양이 있었고, 솔로 아티스트로 우뚝 선 태연(소녀시대), '역솔남'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태민(샤이니) 등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름이 있다. 5년차 걸그룹 오마이걸의 메인 댄서인 유아다.
 
걸그룹 오마이걸에게 2020년은 최고의 해였다. 천천히 자신들의 자리를 만들어 온 오마이걸은 지난해 '컴백전쟁 퀸덤'으로 잠재력을 확인했으며, 지난 4월 '살짝 설렜어'로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는 등, 커리어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오마이걸의 퍼포먼스 중심에는 메인 댄서 유아가 있다.

아이돌 팬들에게는 익숙한 사실이지만, 유아는 걸그룹계에서도 손꼽히는 메인 댄서다. <퀸덤>에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Smooth Criminal'을 추던 모습은 유아를 잘 몰랐던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유아는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한영애의 '코뿔소'를 부르면서 노래에 대한 욕심을 고백하기도 했다. 실제로 오마이걸의 음악에서 유아의 보컬이 차지하는 비중은 메인 보컬 못지 않다.
 
유아의 색깔을 찾아서
 

지난 9월 7일, 유아가 자신의 첫 솔로 앨범 < Bon Voyage >를 발표했다. 데뷔 5년만에 처음으로 발표한 솔로 앨범이다. 뮤직비디오와 앨범 재킷에 드러나는 컨셉이 독특하다. 꽃 모양 장신구로 몸을 꾸미고, 얼굴에 흰색 페인팅을 칠했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들판을 뛰어다니는 모습은 북유럽 신화 속의 요정을 연기하고 있는 듯 보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를 떠올리는 팬들도 적지 않다.
 
타이틀곡 '숲의 아이(BON VOYAGE)'는 매력적인 구성을 갖춘 곡이다. 반복되는 신스 리프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곡 전반에 깔려 있는 정글 리듬이 강조되는 것도 흥미롭다. 서지음 작사가의 동화적인 노랫말이 곡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숲의 아이'의 컨셉과 스타일은 노르웨이의 싱어송라이터 오로라(AURORA)를 연상시키는데, 실제로 유아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오로라 특유의 표현력을 많이 연구했다는 후문이다.
 
"나는 찾아가려 해 신비로운 꿈
서로 눈을 맞출 때 더 푸르르던 숲
가장 높은 절벽에 올라가 소리쳐
멀리 세상 저편에 날 기다리는 숲"

- '숲의 아이' 중
 

'숲의 아이'에는 후렴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카이고(Kygo)와 같은 아티스트의 음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타일의 코러스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 케이팝의 전형적인 문법을 포기하는 대신, 유아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 완성되었다. '자각몽(Abracadabra)'나 하우스 스타일의 '날 찾아서(Far)' 같은 수록곡들 역시 매력적이다. 유아의 음색을 극대화하고, 앨범의 일관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는 인상이다.

마지막 트랙 'End Of Story' 정도를 제외하면 노랫말 역시 사랑이나 이별 등 일반적인 주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움직이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 BON VOYAGE >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낼 수 있는 첫 솔로 데뷔의 좋은 예다. 뻔한 구성을 택하지 않은 맞춤형 앨범이다. 오마이걸 활동과 별개로, 유아가 앞으로 펼쳐갈 새로운 가능성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섬세한 몸짓과 표정, 목소리를 타고 전달되는 유아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누군가에게 난 liar 눈으로 봐야만 해
이런 이야긴 동화나 만화가 딱이지
왜 현실은 차갑게 구는 건데 얼음 같은 걸"

- '자각몽(Abracadabra)' 중
오마이걸 유아 숲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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