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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키우기 위해 파괴된 산림 면적, 호주 대륙과 맞먹어

[김창엽의 아하, 과학! 85] 기상이변 재앙 막으려면 파괴된 숲 되돌려놔야

등록 2020.09.11 14:09수정 2020.09.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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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면적에 채식작물을 재배했을 경우 가축 사료용 작물을 키웠을 때보다 최대 10배 가량 더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는 주장도 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가축 등을 키우기 위해 파괴된 산림 등만 원상회복이 돼도, 대기 중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뉴욕대, 콜로라도 주립대 , 오리건 주립대, 하버드대 등의 학자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지구 전역의 농토를 분석해 이 같은 추산을 내놓았다.

과학저널 <네이처 지속성>에 최근 기고된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지구상의 농토 중에서 가축 사료를 대는 데 활용되는 면적은 83%에 달한다. 이들 중에서 가축 사료용 작물 재배를 멈추면 자연적으로 나무가 우거진 숲 등으로 되돌아갈 수 면적은 약 700만 평방킬로미터로 추산됐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맞먹는 면적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매튜 헤이엑 뉴욕대 교수는 "농토 700만 평방킬로미터가 저절로 재자연화돼 산림 등이 된다면, 적게는 지난 9년, 많게는 지난 16년간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움으로써 배출된 이산화탄소만큼의 양을 산림이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를 불러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대폭 줄임으로써 온난화 추세를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료 작물 재배를 위해 파괴된 산림 등을 원상회복할 경우 화석연료를 태움으로써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많은 양 흡수할 것으로 추산된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최근 수년 사이 확연해진 지구촌 곳곳의 기상이변은 지구온난화가 주범이라는 게 대부분 학자 사이에서는 정설로 통한다. 또 많은 양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건강한 산림 생태계는 나아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발생 확률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연구자 가운데 하나인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네이선 멀러 교수는 "산림 등을 파괴해 사료작물 재배 등에 쓰이게 되는 농토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보다는 형편이 나은 나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바꿔 말해 가축 사료용 작물 재배 면적을 줄여도 이들 나라의 식량 안보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또 다른 공동 연구자인 오리건 대학의 윌리엄 리플 교수는 "많은 나라에서 육류 소비가 과도한 면이 있다"며 육류 소비를 줄이면 물이 깨끗해지는 등 환경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단위의 농토에 채식 작물을 재배한다면 가축 사료용 작물을 키우는 것보다 적어도 5~6배, 많게는 10배가량 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하버드대 로스쿨의 헬렌 하와트 연구원은 "이른바 첨단기술을 이용해 공장 굴뚝이나 대기에서 직접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식도 나름 효율은 있겠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과도하게 파괴된 생태계를 최대한 자연 그대로 복원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다양한 기상 이변을 몸으로 느끼면서 지구촌에는 코로나19보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게 본질적인 인류의 더 큰 당면 과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적게는 지난 수십 년 길게는 산업화 이후 수백 년 동안 지속된 인류의 생활양식에 변화가 없다면 재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가축 #육식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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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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