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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막내딸, '흥행보증수표' 박보검과 대표작 만들까

tvN <청춘기록>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지망생 연기하는 박소담

20.09.07 13:45최종업데이트20.09.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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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국내 극장가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지난 2월에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기생충>은 단순히 평론가와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어려운 예술영화가 아닌 북미 5300만 달러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2억57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서도 상당히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기생충>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최근 활약도 대단히 눈부시다. 문광을 연기했던 이정은은 작년 <타인은 지옥이다>와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올해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첫 지상파 주연을 맡아 30%가 넘는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누나와 동생으로 멋진 코믹연기를 선보인 장혜진과 박명훈도 <기생충> 출연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지명도를 과시하며 여러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기생충>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일가 넷 중 막내 딸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그런 기정과 달리 기정을 연기했던 배우는 <기생충>을 통해 배우로서 부쩍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안정하를 연기하는 배우 박소담이 그 주인공이다.

<검은 사제들>로 9개 영화제 연기상 휩쓴 괴물신인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의 영신 역을 소화하기 위해 삭발투혼을 감행했다. ⓒ CJ 엔터테인먼트

 
박소담은 이선균, 이제훈, 변요한, 진선규, 김고은, 이유영, 양세종, 임지연, 서은수 등 많은 배우들을 배출한 한국종합예술원 연극원 출신이다. 한예종 10학번 동기이자 동갑내기 김고은과는 닮은 꼴 배우로 데뷔 초부터 많이 비교됐는데 실제로 박소담과 김고은은 학교 다닐 때 같이 수업을 들은 적이 거의 없어 친분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오히려 박소담은 한예종 시절 배우 이유영과 단짝이었다).

2013년 독립영화 <잉투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모은 박소담은 2015년 영화 <베테랑>과 <사도>, <검은 사제들>에 잇따라 출연하며 단숨에 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예로 떠올랐다. 이준익 감독으로부터 "너는 조선의 눈을 가졌구나"라고 극찬 받은 <사도>에서의 숙의 문씨 연기와 박소담의 진한 화장과 발랄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베테랑>에서의 연기도 좋았지만 배우 박소담을 관객들에게 널리 알린 작품은 역시 <검은 사제들>이었다.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에서 악령에 홀린 여고생 이영신을 연기하며 엄청난 열연을 펼쳤다. 관객들 사이에서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 강동원 보러 극장 갔다가 박소담에게 반하는 영화'라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 실제로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을 통해 청룡 영화제 여우조연상과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포함해 무려 9개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휩쓸었다. 2012년 <은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학교 동기 김고은에 못지않은 놀라운 등장이었다.

2016년 연극 <렛미인>에서 일라이를 연기하며 무대로 활동영역을 넓힌 박소담은 2016년 6월 <뷰티풀 마인드>에 출연해 드라마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박소담은 <뷰티풀 마인드>를 끝낸 후 곧바로 8월에 방영된 <신데렐라와 4명의 기사들>에 출연했고 그 해 가을엔 연극 <클로저>에도 출연하며 대단히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박소담은 연극 두 편을 통해 2016 스테이지톡 오디언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무대연기에서도 재능을 인정 받았다.

2015년과 2016년 영화와 드라마,연극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박소담은 2017년과 2018년 <대장 김창수>의 카메오 출연과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정도를 제외하면 활동이 다소 뜸했다. 하지만 한창 인지도를 끌어 올리던 박소담이 대중들의 눈에서 잠시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이유는 자신의 '인생작'이 될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훗날 전세계를 놀라게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었다.

<청춘기록>으로 박보검과 함께 드라마 대표작 만들까
 

박소담이 <기생충>에서 무심하게 부른 노래는 <제시카 징글>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 CJ 엔터테인먼트

 
박소담은 <기생충>에서 미대 입학을 꿈꾸지만 현실은 반지하 화장실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찾아내고 기뻐하는 기택(송강호 분)의 막내딸 기정을 연기했다. 박소담은 일리노이 주립대 응용미술과 출신의 제시카로 변신해 부잣집의 과외선생으로 잠입(?)해 천연덕스런 연기로 관객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박소담이 영화 속에서 부른 <독도는 우리땅> 개사곡은 해외에서 '제시카 징글'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화제를 몰고 왔을 정도.

박소담은 <기생충>을 통해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고 천만배우에도 등극하며 지난 2년 동안의 슬럼프(?)를 가볍게 씻어 버렸다. 박소담은 <기생충>에 함께 출연한 선배 배우들과 시애틀 영화 비평가협회와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그만큼 박소담이라는 배우의 연기 커리어에서 <기생충>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 달랐다.

작년 여름 선배 배우 염정아, 윤세아와 함께 <삼시세끼-산촌편>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소탈한 매력을 선보였던 박소담은 7일 첫 방송되는 <청춘기록>을 차기작으로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촬영을 시작해 이미 촬영을 모두 끝낸 사전제작 드라마 <청춘기록>에서 박소담은 따뜻하고 선량한 마음을 가졌지만 돈이 없으면 사람이 얼마나 비참해 지는지 일찌감치 깨달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지망생 안정화 역을 맡았다.

<청춘기록>은 현존하는 최고의 청춘스타 중 한 명인 박보검이 군입대 전에 찍은 마지막 드라마로 박보검은 현실적이면서도 실용적이고 똑똑한 모델 출신 배우 사혜준을 연기한다. 특히 <청춘기록>에는 1991년 무려 6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자매로 출연했던 하희라와 신애라가 무려 29년 만에 재회하는 작품이기도 하다(물론 이번엔 자매로 출연하진 않는다).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과 <기생충>을 통해 영화 쪽에서는 이미 최고의 캐스팅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렛미인>과 <클로저>로 일찌감치 신인상을 수상했던 연극계에서도 박소담은 떠오르는 샛별이다. 하지만 유독 드라마에서는 조기종영(<뷰티풀 마인드>)이나 시청률 부진(<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의 아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과연 '흥행보증수표' 박보검과 함께 한 <청춘기록>은 박소담의 드라마 대표작이 될 수 있을까.
 

박소담이 4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 <청춘기록>은 박보검의 입대 전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모두 마쳤다. ⓒ <청춘기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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