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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코로나193107화

19년차 고속버스 기사의 한숨 "번호판마저 반납... 정리해고 피하고 싶어"

[인터뷰] 6개월째 휴직 중인 고속버스 기사 최상영씨

등록 2020.09.04 07:04수정 2020.09.0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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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주차장에 운행 횟수가 줄어든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한 줄로 주차되어 있던 차들이 현재는 운행 횟수가 줄어들면서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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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승객이 줄어 자리가 비어 있다. ⓒ 유성호

  
최상영(55)씨는 19년 차 고속버스 운전기사다. 업계 최대 규모인 금호고속 소속으로 서울과 광주, 대전, 대구, 부산, 경주, 울산 등 전국 노선을 오갔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제대로 된 운행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평소 오전 5시 30분이면 출근했지만, 손님이 없어 버스가 계속 결행했다. 사정은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1일 오전에 예정됐던 목포행 버스와 익산행 버스 모두 운행이 취소됐다. 손님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금호고속의 경우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3월에 운행 횟수를 대폭 줄였다. 그러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나마 운영하던 노선도 승객이 0명인 상황이 다수 발생해 운행을 못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전국을 오가야 하는 고속버스가 터미널에 수개월째 멈춰 있는 것이다.

최씨는 지난 3월 정부의 고용유지금 지원에 맞춰 휴직계를 냈다. 고용유지금 지원 정책은 일시적 경영난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휴업, 휴직 등 고용유지조치를 하는 경우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최씨와 함께 휴직계를 낸 기사만 금호고속 기준 400여 명이다. 1800여 명의 기사 중 22%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최근 최씨는 더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복직을 보름 앞뒀지만, 고속버스 업종이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배제된 탓이다. 

지난 1일 오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유로 최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휴직 상태임에도 회사를 찾아 동료들을 만나고 회사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정리해고가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리해고의 위기가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년퇴임 후 촉탁 등을 통해 재고용된 선배 기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예외 없이 현장을 떠나고 있다. 촉탁은 정년퇴직한 노동자가 회사의 필요에 의해 일정 기간 노동을 제공하는 재채용을 뜻하는 말이다. 보통 고속버스 기사의 경우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이후 촉탁 등으로 63세까지는 업무를 연장해 왔다.

"회사 사정 뻔히 보여... 고용유지지원만이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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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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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코로나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 유성호

 
최씨는 동료들에게 지역번호 '062'로 시작되는 고용유지지원센터 전화번호를 돌렸다. 최씨는 "회사 사정도 뻔히 보여서 쓴소리도 제대로 못 하겠다"면서 "결국 동료들에게 고용유지지원센터 전화번호를 공유했다, 이렇게라도 정부에 건의하고 목소리 내서 어떻게든 대책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속버스업계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이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서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한정된 예산 때문에 정부는 여행업, 항공업, 관광운송업, 관광숙박업 등 8개 업종에 대해서만 2021년 3월 31일까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한을 연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고속 및 시외버스의 이용승객은 평년대비 70%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각 버스회사들은 운행을 축소했다. 이로 인해 운행 횟수와 거리, 시간에 따라 임금을 차등적으로 지급받는 버스기사들은 생계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그나마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업체들이 정부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고용을 유지했기에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다. 하지만 9월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되지 않는다.

최씨는 "급여가 이미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다들 마이너스 통장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이 나오는) 지금이야 어떻게든 일도 쪼개기 하고 서로 응원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는 이마저도 어렵다"라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고용유지 지원사업을 보면, 고용유지금을 받는 고용유지조치 기간 업체는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고용유지조치 기간은 종료일 이후 1개월까지를 말한다. 고속버스 업계의 경우 10월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씨는 "회사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3~4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이후엔 자연스레 정리해고가 논의될 것이다, 그전까지 코로나19 상황이 비약적으로 좋아지거나 고용유지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정리해고를 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승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버스 업계의 비용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기본 차령을 1년 연장한다고 1일 발표했다. 그동안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전세버스 등의 차령은 9년이었다. 그러나 최씨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면서 "이미 촉탁으로 재취업됐던 선배 기사들이 전부 감원된 상태다. 차량이 남아돌아서 있는 차도 번호판을 떼서 반납하고 있다. 보험료라도 줄여보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차에 대한 연한을 늘린다고 무슨 소용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고속버스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탔다는 문자는 계속 보내는데 방역이 완료됐다는 안내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입장 바꿔 확진자가 차에 탔다고 하면 누가 버스를 타겠나, 방역이 완전히 완료된 것이라도 제대로 알려 (운행에) 숨통이라도 트이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노총 자동차노련이 올 3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월 98만 명이 고속버스를 이용했던 것에 비해 2020년 2월에는 26만 명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대비 73%의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액 역시 같은 기간 164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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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승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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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승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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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매표소에 이용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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