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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조선일보 가장 신뢰하는 한국 기자들 부끄럽다"

'조국 딸 세브란스 인턴 지원' 오보 비판... "대형 오보는 언론계 책임"

등록 2020.09.02 14:17수정 2020.09.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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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디어그룹 불법경영 의혹 전면조사 촉구 긴급 기자회견'이 지난 8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광화문 사옥앞에서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언론시민연합, 세금도둑잡아라, 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우리는 조선일보를 가장 신뢰하는 한국 기자들이 부끄럽다."

언론시민단체가 '조국 딸 세브란스병원 인턴 지원' 오보를 낸 <조선일보>와 이 신문사를 '기자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1위로 뽑은 언론계를 함께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은 2일 '한국 기자들은 '악질적 오보' 반복하는 조선일보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대형오보는 언론계 책임이다'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 전문 보기 https://muz.so/acJ2)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대형 오보는 언론계 책임"

앞서 이 신문은 지난달 28일 초판에 <조민,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일방적으로 찾아가 "조국 딸이다, 의사고시 후 여기서 인턴하고 싶다">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가 최종판에서 삭제했다. 그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연세의료원이 허위 보도라고 반박하자 다음 날인 29일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오보를 인정하고 조민씨 등에게 사과했다. (관련기사 <조선>의 '깊은 사과' "조국 딸 기사 , 부정확한 기사였다" http://omn.kr/1oqnk)

민언련은 "조선일보의 이번 오보는 또 한 번의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없다"라면서 "보도의 기본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기사를 내보내는 취재 행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민노총 압박에…국대떡볶이, 서울대병원 매장서 퇴출>, 지난 3월 <코로나 난리통에…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 등 민주노총 관련 오보 사례를 거론하면서, 둘 사이에는 "당사자 취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고 "오보의 대상이 조선일보가 반복적으로 비판한 인물이나 단체라는 사실도 똑같다"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결국 이번 오보는 보도 대상이 민주노총에서 조 전 장관의 자녀로 옮겨왔을 뿐, 조선일보가 취재의 기본원칙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보도 대상에 부정적 인식을 남기는 악질적 오보를 만든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이 단체는 "이런 오보를 계속 내는 배경엔 특정한 악의적,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취재 과정에서 일방적 주장만 청취하여 '민주노총이라면, 조국이라면 그랬을 것'이라는 편집국 또는 기자의 확증편향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 신문이 '바로잡습니다'에서 밝힌 보도 경위 해명도 문제 삼았다. 이 단체는 "해당 보도의 가장 큰 문제는 복수의 취재원이 '허위사실'을 주장했음에도 조선일보가 검증 없이 보도했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납득할 수 있는 설명 대신 핵심 내용을 검증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줍잖은 핑계로 둘러댔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이런 '바로잡습니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다"라면서 "조선일보는 '부정확한 기사'라는 핑계를 대지 말고, 지금까지 반복된 악질적 오보로 피해를 입은 이들과 단체에 제대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자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이 조선일보? 독자 평가와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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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기자들이 뽑은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1위로 뽑혔다는 보도(왼쪽)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가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인턴 지원했다는 오보에 대한 사과문(오른쪽) ⓒ 민언련

 
아울러 민언련은 최근 이 신문을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1위로 뽑은 기자들도 문제 삼았다.

앞서 한국기자협회는 지난달 18일 기자 653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 조선일보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와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 1위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서 지난 6월 발표한 국내 뉴스 이용자 2304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조선일보가 뉴스 불신도 1위였던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민언련은 "한국 기자들은 언론인으로서 취재 기본도 지키지 않는 신문사를 가장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라면서 "우리는 조선일보를 가장 신뢰하는 한국 기자들이 부끄럽다"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악질적 보도를 반복하는 조선일보와, 조선일보를 신뢰하는 기자들이 팽배한 세상이니 국민들이 언론개혁을 외치고, 급기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시민 의견이 81%에 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언론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면, 기자 사회부터 조선일보의 악질적 보도를 비판하고, 변화를 이끄는데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민언련 #조국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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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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