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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17위와 맞붙는 권순우, 두 가지가 승패 좌우할 듯

[US오픈] 일본 5명 1회전 탈락... 아시아 선수론 사실상 유일하게 64강 경기 치러

20.09.02 13:38최종업데이트20.09.0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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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선수. 사진은 지난 2월 27일(한국시간)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코오픈 2회전에서 두산 라요비치(세르비아)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한국시간으로 지난 1일 메이저 대회 첫승을 올린 국내 남자 테니스 1위 권순우 선수가 3일 오전 이르면 6시에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리는 유에스(US)오픈 테니스대회 2회전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12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캐나다 1위 데니스 샤포발로프이다. 

세계 랭킹 73위의 권순우가 17위인 샤포발로프에 비해 객관적으로 열세이지만, 샤포발로프는 잘 칠 때와 못 칠 때의 기복이 큰 편이어서, 권순우가 경기 내용상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권순우가 수비에 좀더 신경을 쓴다면, 샤포발로프의 범실을 적잖게 이끌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1999년 4월생인 샤포발로프는 1997년 12월생인 권순우보다 어리지만, 시간 문제일 뿐 세계 남자테니스 톱10 진입이 확실하다고 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다. 서브와 스트로크가 강력한데, 특히 왼손잡이여서 그 위력이 더하다.

권순우는 약점으로 지적돼 온 체력이 이번 대회 들어 다소 보강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첫 경기 첫 세트에서 자신의 말대로 '지나치게 긴장하다보니 실수가 많았던 점'을 제외하고는 두 번째 세트 후반부터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1회전 경기가 모두 끝나 64강이 추려진 2일, 128명의 1회전 참가 선수 가운데 샤포발로프는 서브권을 가졌을 때 승률이 74%로 3위였다. 그만큼 브레이크를 하기 어려운 선수라는 의미이다.

반면 권순우는 첫 경기 더블폴트 확률이 1%로 12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낮았다. 즉 더블폴트로 어이 없이 점수를 내주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안정된 경기력을 갖고 있다는 증표로 받아들여진다.

누구보다도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샤포발로프인 까닭에 팬도 적지 않다. 주최측이 권순우와의 2회전 경기를 다른 상위 랭커들을 제치고 2번째 메인 코트인 루이 암스트롱에 배당한 데는 이런 요소도 고려됐다고 봐야 한다.

권순우와 샤포발로프는 나름 '한 성격'하는 유형의 선수이다. 실제로 과거 성질을 참지 못해, 두 선수 모두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특히 샤포발로프는 성격 만큼이나 스트로크 등도 폭발적인 편이며, 크로스 코트 샷에서 강점을 보인다. 라파엘 나달과도 대등한 경기를 여러 차례 펼쳤다. 

폭발력과 파워에서는 권순우가 다소 밀리는 점을 감안할 때, 승기를 잡으려면 미드 코트를 잘 활용해 샤포발로프의 범실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차분하고 끊기 있게, 빌드업 중심으로 포인트를 가져오는 전술을 구사하면 좋을 결과가 뒤따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권순우는 지난 첫 경기에서 위너 가운데 80%를 포핸드로 가져왔다. 주무기가 포핸드라는 뜻인데, 상대가 왼손잡이이므로 듀스 코트에서 크로스 공격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손 백핸드인 샤포발로프의 백핸드 쪽 범실률은 46%에 이를 정도로 높은 편이다.

권순우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관전 포인트는 요약하자면, 미드 코트 활용과 듀스 사이드에서 크로스 공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게 제대로 이뤄진다면 확률이 낮긴 하지만 이변이 불가능하지도 않다.

한편 아시아 남자 테니스 최강국인 일본은 1회전에 5명이나 되는 선수를 내보내고도 전원 탈락이라는 고배를 들어야 했다. 그래서 권순우의 2회전은 한국을 넘어 이번 유에스 오픈에서 아시아 남자 테니스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명운을 가르는 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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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유에스 오픈 테니스 샤포발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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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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