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32년 정치 은퇴 이해찬 "이명박·박근혜에 정권 넘긴 게 가장 아쉬워"

온라인 퇴임 기자간담회... "민간 차원 남북관계 개선 힘쓸 것"

등록 2020.08.28 17:07수정 2020.08.28 17:23
15
원고료로 응원
a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온라인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35살부터 60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30여 년간 정치를 했는데 오늘이 공적 역할로서는 마지막인 것 같다. 현역 정치인은 아니지만 국민과 당원으로서 항상 나라를 생각하고 걱정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68)가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전한 소회다. 지난 2018년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며 차후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 대표는 이로써 32년간의 정치 활동을 마무리하고 정치무대 일선에서 퇴장하게 됐다. 7선 국회의원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그는 추미애 전 대표에 이어 2년 임기를 채운 두 번째 민주당 대표가 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표로 있던 지난 2년 동안 성원해주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라며 "그 동안 500회가 넘는 회의를 주재하며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안정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고 했다. 그는 "못 미친 점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개혁 입법을 처리했고 코로나 정국도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32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을 "참여정부가 재집권에 실패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정권이 넘어가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추진한 정책들이 왜곡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말씀하신 것처럼 민주주의와 경제, 남북관계가 모두 무너지는 걸 봐야 했다"라며 "정책이 실제로 정착하고 국민들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재집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180석 이끈 승장… '당내 목소리 획일화' 비판도
  
a

28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온라인 퇴임 기자간담회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당 대표 임기 내 최대 성과로는 4.15 총선 승리를 꼽았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총선에 맞춰서 모든 걸 준비했는데 국민들이 평가를 잘 해줘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었다"라며 "당의 플랫폼을 만들고 당을 시스템화하고 현재화 한 것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남북관계가 처음엔 잘 나가다가 최근 다시 교착상태에 빠진 게 가장 크다"고 했다. 지난 6월부터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앞으로 현역에선 은퇴하지만 민간이 할 수 있는 남북교류 쪽에서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원팀'과 '시스템 공천'을 강조해온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180석 대승을 이끌며 당의 현대화·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당의 기강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지나치게 획일화하려 했다는 비판도 있다. 장애·여성 비하 발언 등 잦은 설화와 욕설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시한에 맞춰 매듭지어야 하는 사안도 있었기 때문에 지도부로서는 마지막으로 정치적 결정을 정리하는 역할이 필요했다"라며 "차기 지도부는 전체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로 임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당론이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표결 때 기권했던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가 미뤄지고 있는 데 대해선 "(징계를 정하는) 윤리심판원은 자율적 기구"라며 "차기 지도부에 넘기려는 게 아니라 불가피하게 넘어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총선 이후 오거돈·박원순 사태에 부동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최근 2016년 말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미래통합당에 지지율이 역전됐던 것과 관련해선 "지지율이란 건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라며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3단계 거리두기 격상과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이 대표는 "3단계는 준전시 상황이라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며 "재난 지원금을 지급했던 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거였는데, 3단계로 가면 전혀 다른 차원이 되고 지원금을 논의할 수준이 아니라 보다 특단의 대책을 세울 단계가 되는 것이다. 더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는 이 대표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취재기자와 한 회의장에 있었던 사실이 알려진 지난 26일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 중인 점을 고려해  유튜브 중계로 열렸다. 이 대표는 전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해찬 #은퇴 #민주당 #당대표 #퇴임
댓글1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