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연세의료원 "조국 딸 방문 사실 아냐"... 조선 보도 '부인'

조선일보 기사 삭제 후폭풍... 의사 커뮤니티 '거짓정보' 진원지 추정

등록 2020.08.28 16:33수정 2020.08.28 17:20
2
원고료로 응원
a

조선일보는 28일 일부 지역에 배포된 신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이 최근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해 인턴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기사를 실었다 최종판에서는 삭제했다. 조 전 장관은 허위 기사라며 조선일보와 기자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조선일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이 지난 26일 신촌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과장급 교수를 만나인턴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조선일보> 기사가 한 의사 커뮤니티에서 퍼뜨린 '거짓정보'에 바탕을 둔 보도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병원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연세의료원 미디어홍보실 관계자는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조민씨가 방문했다는 <조선일보> 보도 내용은) 정기양 피부과 교수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우리가 파악한 바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조선> 보도 사실 아냐"... 정기양 피부과 교수도 "헛소문"

결국 해당 매체가 반론 취재는 물론 사실 확인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보도했고,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기사를 내렸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이 신문은 이날 오전 비수도권 지역에 배포된 종이신문 지면에 '조민,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일방적으로 찾아가 "조국 딸이다, 의사고시 후 여기서 인턴하고 싶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가, 수도권에 배포되는 최종판에서는 삭제했고 인터넷판에도 싣지 않았다. (관련 보도 : 조선일보, '조국 딸 세브란스 인턴 지원' 기사 삭제... 조국 "허위 보도" http://omn.kr/1oqeh)

이 신문은 '복수의 연세대 의료원 고위 관계자' 말을 빌려, 조씨가 지난 26일 피부과 과장급 A교수를 직접 만나 의사 국가고시 합격 후 이 병원 인턴 전공 과정에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정기양 연세대 의대 피부과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부과 교수 누구도 조민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이런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의 의도가 뭘까"라고 반박했다.

조국 전 장관도 이날 오전 해당 보도를 확인한 뒤 페이스북에 "제 딸은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병원 관계자 누구도 만난 적이 없다"면서 "<조선일보> 및 두 기자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오전부터 사실 확인을 위해 이 신문 편집국장실과 사회부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독자센터를 통해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독자센터는 이날 오후 문의 사항이 접수됐으나 아직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사 커뮤니티 '거짓정보' 진원지 추정... 보수 논객 확대재생산

 
a

3일 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린 댓글. 조국 딸 관련 소문 진원지로 의사 커뮤니티인 '넥스트메디신'을 지목하고 있다. ⓒ 블라인드

 
이른바 '누리꾼 수사대' 조사 결과, 한 의사 커뮤니티인 '넥스트 메디신'이 거짓정보 진원지로 지목됐다. 이곳에서 3일 전인 지난 25일쯤 의사 국가시험을 앞둔 조국 딸이 신촌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교수를 방문해 인턴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확인되지 않은 글이 퍼지기 시작한 걸로 추정된다. 마침 의사 총파업과 관련해 '의사 국시 거부'가 쟁점이던 시기였다. 이 사이트는 인증 절차를 거쳐 의사와 예비의사(의예과, 의학전문대학원) 가입만 허용하고 있다.

지난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조민씨 관련 글에 한 항공사 직원 아이디로 "응 (조씨가) 이미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가기로 결정난 듯 ㅋㅋ (인턴은커녕 의사고시도 아직 안 봤는데, 엊그제 병원으로 인사왔다고 그쪽 커뮤니티에 난리남)", "'넥스트 메디신'인가? 그쪽 업계 커뮤니티 탑 이슈"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이후 이 같은 '소문'은 SNS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고, 지난 26일에는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 블로그("아참, 조민아, 너도 고마워. 혹시 세브란스 피부과 한다는 소문은 진짜니?")와 강용석 변호사가 진행하는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생중계 방송 도중("조민 연대 피부과 인사 간 것도 맞습니다. 재학생에게 어제 확인했어요"라는 실시간 댓글 인용)에도 언급됐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제 딸이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를 찾아가 인턴을 부탁했다는 완벽한 허위사실을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유포, 회람, 공유하는 사람(유튜버, 블로거 포함)에게도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소 '조국 진영'에 비판적이었던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사가 오보라면 그게 초판이건 온라인 버전이든 <조선일보> 기자들은 책임져야 한다, 조국 전 장관의 입장에 100% 동의한다, 취재원이 가세연 혹은 관련된 자들이 아니기를 바란다. 아무리 그래도 1등 신문이라는데 그건 좀 아니잖아? 아니면 말고도 아니고"라며 <조선일보>를 비판했다.
#조선일보 #조국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