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국회의원 중 최소 30% 이상, 청년들에게 주자

국회가 결정하는 주요정책들, 현실화하는 시기는 '내일'... 청년이 정치 주역 돼야

등록 2020.08.18 17:49수정 2020.08.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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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공중에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사진 제목이 '공중 방역'이다.) 비행기 아래 도시는 어느 가난한 나라의 도시 중에서도 빈민촌처럼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57년 전인 1963년 서울 풍경이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전시 사진) ⓒ 서울역사박물관


1946년 8월 19일생인 클린턴은 1993년 불과 47세에 제42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당시 한국 신문에는 "클린턴은 마흔일곱에 '세계 대통령'이 되었는데, 나는 뭔가?"라고 자조하는 중년들이 많다는 가십성 기사가 실렸다.

클린턴의 47세 미국 대통령 취임을 두고 "나는 이 나이에..."라고 탄식한 당시 한국 중년들 생각은 2% 부족한 판단이었다. 클린턴보다 32년이나 전인 1961년에 미국 35대 대통령이 된 케네디는 취임 당시 클린턴보다 더 젊은 44세였다. 이른바 '국격의 문제'라 언급하기도 민망하지만, 같은 1961년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도 같은 44세에 대통령 격인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자리에 앉았다.

이승만도 1919년 44세 나이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에 취임했다. 비교적 근래인 2009년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48세 나이로 제44대 백악관 주인이 되었다. 전두환도 쿠데타를 일으켜 49세에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권력을 불법 장악했다.  

케네디는 44세에, 오바마는 48세에 미국 대통령이 됐다 

참고로, 1960년 이후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들의 취임 당시 나이를 비교해본다. 미국 35대 케네디 44세, 36대 존슨 55세, 37대 닉슨 55세, 38대 포드 61세, 39대 카터 53세, 40대 레이건 70세, 41대 부시 65세, 42대 클린턴 47세, 43대 부시 55세, 44대 오바마 48세, 45대 트럼프 70세였다. 평균을 내면 57.4세가 된다.

한국은 이승만 1948년 73세, 윤보선 1960년 63세,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1961년 44세, 최규하 1979년 60세,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1980년 49세, 노태우 1988년 56세, 김영삼 1993년 66세, 김대중 1998년 74세, 노무현 2003년 57세, 이명박 2008년 67세, 박근혜 2013년 61세, 문재인 2017년 64세로 평균 61.1세이다.

미국 57.4세, 한국 61.1세로 한국이 평균 3.7세 높다. 하지만 그 정도 차이에 특별한 사회적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10세 미만의 연령차는 동년배로 간주하고, 30년 격차가 벌어져야 비로소 '세대 차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온 문화였다. 57.4와 61.1은 그저 숫자 차이에 불과한 것이다.
 

길거리에서, 무장 경찰이 지키고 있는 가운데 장티푸스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61년, 장소는 서울.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또 다른 사진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전시 사진) ⓒ 서울역사박물관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30년이면 세대가 바뀐다?


10년 미만 연령차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한 마디로 규정해주는 속담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이다. 10년이면 세상이 변하니 그 이하 5세, 7세, 9세 등 연령차는 동년배가 되는 셈이다. '세대 차이가 나서 대화가 안 된다'라는 말은 그와는 반대다. 30년 연령차가 있으면,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뀐 딴 세상에 태어났으니 사람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와 '(30년) 세대 차이가 나서 대화가 안 된다'는 말도 현대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들은 변화가 거의 없었던 농경사회가 낳은 인식의 소산일 뿐이다. 이는 소를 이용해서 농사를 짓는 우경(牛耕) 역사가 잘 설명해준다.

<삼국사기>에는 지증왕이 502년 3월 '처음으로 우경을 명했다(始用牛耕)'고 기록돼 있다. 우경은 1970년대까지 계속되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한국에서 경운기를 처음으로 제작한 회사는 진주의 대동공업사로, 1962년에 경운기, 1968년에 농업용 트랙터, 1982년에 콤바인을 연이어 생산했다. 소에 의지해 지어온 농사가 1200년 동안이나 변함없이 지속됐다는 말이다.
 

전북 김제 벽골제 관광지의 단야루 앞에 설치되어 있는 우경(牛耕) 조형물 ⓒ 정만진

  
요즘은 어떤가? 중언부언할 것도 없이 급격한 변화는 현대사회 특징 중 한 가지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잠깐만 게으름을 부리면 바로 옛날사람 취급을 당하게 된다. '평생 교육 시대'라는 개념이 성립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식이 날마다 변하니 쉬지 않고 배워야 하고, 새로운 사고로 본인을 가다듬어야 한다. 

변화가 늦은 농경사회, 급변하는 현대 과학사회

그런데 21대 국회의원 300명을 나이별로 분류해보면 한국은 새로운 시대를 활기차게 열어갈 의지가 없는 국가처럼 보인다. 현 21대 국회의원 중 (연령대) 20대는 2명, 30대는 11명, 40대는 38명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유권자 17.2%가 20대인데 국회의원은 0.7%이다. 유권자의 16.8%를 점유하는 30대는 의원의 3.7%, 유권자의 19.7%인 40대는 의원은 12.7%이다. 20~40대의 유권자 비율 합계는 59.7%인데 의원 합계는 그 1/3도 채 안 되는 17.1%에 불과하다.

의원 300명 중 59.0%인 177명이 50대다. 23.0%인 69명이 60대, 1.0%인 3명이 70대다. 합하면 비중 83.0%, 숫자 249명으로 의원의 절대 대다수를 차지한다. 유권자 비율보다 2배가 넘는다. 이래서는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다.

국회의원 최소 30% 이상을 청년들에게 주자

그래서 국회의원 '청년 할당제' 주장이 나왔다. 필자는 20대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17.2%인 점을 고려하면, 각 정당이 지역구와 비례를 포함해 10% 이상을 20대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고 본다. 전체 유권자 16.8%를 차지하는 30대도 10% 이상, 19.7%인 40대도 10% 이상을 공천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300명 국회의원 중 최소한 30%를  40대 이하 '젊은 사람'으로 구성할 수 있다.       

소위 '어르신'들이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는 현수막만 걸어놓고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힘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국회가 결정하는 중요 정책들이 현실화하는 시기는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다. 내일의 주인공은 오늘의 청년들이다. 청년들의 미래는 청년 자신들이 결정해야 마땅하다. 정치인들을 세대 교체해야 나라와 민족의 앞날이 밝아질 것이다.
#클린턴 #오마바 #박정희 #대통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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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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