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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겼다가 울렸다가...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귀환

[리뷰] 8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

20.08.11 11:38최종업데이트20.08.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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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 아이엠컬쳐


2016년 안산 초연, 2018년 대학로 입성 이후 꾸준히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다시금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받는 수현은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뒤로 쓰러지게 되고, 15년 전부터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지박령 3명을 만나게 된다. 농구를 좋아하는 승우, 차분하고 공부를 잘하는 다인, 분위기 메이커 지훈이다.

수현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겠다고 하던 세 귀신은 순차적으로 수현에게 빙의해 각자 잘하는 분야를 선보인다. 수학 시간에 문제 풀이를 하기도 하고, 낯선 짝꿍에게 친근감 있게 말을 걸기도 하고, 마지막으로는 덩크슛을 멋지게 해내기도 한다.

한편, 실적 부족으로 농구부 폐지 위기에 놓인 상록구청 농구부 코치 종우는 덩크슛을 날린 수현을 보고 농구부에 영입하려고 한다. 그러나 종우가 본 수현의 농구 실력은 승우가 빙의돼 있었을 때였다. 수현은 얼떨결에 농구부에 들어가지만 금방 실력이 드러나고, 체력도 바닥이 된다.

수현은 농구를 하자는 부탁도, 바다에 가자는 부탁도 들어주지만 정작 그의 삶은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불량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농구 실력은 쉽사리 늘지 않는다. 수현은 화를 내보지만 귀신들은 '자신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좌절한 수현에게 종우가 다가오고, 수현은 종우에게 농구를 하는 이유를 묻는다. "남자라면 덩크슛 정도는 할 줄 알아야지." 이후 종우의 과거사가 펼쳐진다.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 아이엠컬쳐

 
작품은 능청스러운 빙의, 깨알 같은 유머, 준비운동과 농구 기술을 응용한 안무 등 기분 좋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학생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면 과거사에 슬픔이 훅 들어와 눈물을 흘리게 된다. 15년 전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오가는 중에도 억지로 추억을 되살리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과거와 현재, 떠난 사람과 떠나보낸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혼자서도 농구를 열심히 하던 상태는 혼자는 외롭다며 수현에게 농구를 함께, 계속할 것을 권한다. 남들 눈에 잘 안 보이는 두 사람이었지만, 서로를 발견하고 마주하게 된 것이다. 비록 수현이 생각한 극적인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상태를 비롯한 농구단 친구들과 의지할 코치 등 점차 수현의 세계가 넓어질 것을 암시한다.

상록구청 농구단은 구청 배 리틀 농구 대회에서 더블스코어로 지게 되지만 농구단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들은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의기투합한다. 어떤 걱정, 슬픔이 있더라도 '농구 한판'이면 해결된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눈물 어린 응원의 미소를 보내게 된다.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사진 ⓒ 아이엠컬쳐

 
한편 최근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생중계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유승현, 안재영, 송유택, 김현진, 임진섭, 신창주, 박대원, 김승용, 구준모, 조현우, 안지환, 곽다인, 김찬, 황순종이 출연하며 오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한다.
덧붙이는 글 뉴스테이지(newstage.co.kr) 동시 게재
전설의리틀농구단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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