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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고분 지켜라" 비 뚫고 나타난 그들의 정체는

광주문화재 돌봄사업단, 폭우로 무너진 문화재 복구... 신속한 대처로 2차 피해 예방

등록 2020.08.09 20:23수정 2020.08.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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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토요일 오후 늦게 광주지역에 시간당 최대 80mm 이상 내린 폭우로 광주광역시 문화재 자료 제9호 ‘운림동 석실고분’이 무너져 내렸다 ⓒ 임영열

 
물러가나 싶었던 장마전선이 집중호우와 함께 중부와 남부지방을 오르내리며 삶의 터전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 동안 호남 지역은 400mm 이상 내린 폭우로 여기저기서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을 앗아갔다.

이번에 내린 폭우는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도 비켜 지나가지 않았다. 지난 8일 토요일 오후 늦게 광주에 시간당 최대 80mm 이상 폭우가 내려, 광주광역시 문화재 자료 제9호 '운림동 석실고분'이 무너져 내렸다.

운림동 석실 고분은 광주광역시 운림동 무등산 증심사 입구 성촌마을의 산비탈에 있는 백제 후기에 조성된 '맞조립식 돌방무덤'으로, 우리 고장에서는 보기 힘든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신고를 받은 '광주문화재돌봄사업단(단장 백승현)'이 즉각 현장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다행히 무덤의 석실은 붕괴되지 않았고 석실을 덮고 있는 봉분만 무너져 내린 상태였다. 그러나 그대로 두었다가는 봉분에 있는 토사가 계속 유실되고, 물이 스며들어 석실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긴급 출동한 돌봄 사업단 직원들은 고분에 더 이상 비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고분 전체에 대형 방습포를 씌워 보양작업을 실시했다 ⓒ 임영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상청에서는 10일 오후에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 '장미'가 남부지방에 상륙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더 방치했다가는 고분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한 백승현 사업단장은 9일 오전 즉각 직원들을 소집했다.

긴급 출동한 돌봄 사업단 직원들은 고분에 더 이상 비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고분 전체에 대형 방습포를 씌워 보양작업을 실시했으며, 주변 배수로를 정비하고 흘러내린 토사 정리 작업까지 마무리했다. 폭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석실고분의 2차 피해를 예방하는 사전 조치를 신속하게 취한 것이다.

작업이 끝난 후 백승현 사업단장은 "휴일임에도 비상소집에 응해줘서 감사하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다음 주부터는 태풍 '장미'에 대비해 문화재 예찰 활동에 힘써달라"라고 당부했다.

때마침 관할 구역 수해 피해상황을 점검 중이던 권윤숙 학운동장도 "관을 대신해서 문화재 관리에 열과 성을 다해준 광주문화재돌봄사업단의 문화재 사랑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작업이 끝난 후 백승현 사업단장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비상소집에 응해줘서 감사하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 임영열

 
대동문화재단의 광주문화재돌봄사업단은 2010년도부터 광주광역시의 문화재 돌봄 사업 수행 단체로 선정되어 11년째 문화재 돌봄 활동을 해오고 있다. 19명의 문화재 전문 관리사들이 광주광역시 관내 지정문화재와 보존 가치가 있는 비지정 문화재 198개소를 관리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 문화재 관람 도중 훼손 사항이 발견되면 광주문화재돌봄사업단 홈페이지 http://jikimi.daedongc.com 혹은 062-674-6570로 신고해주기 바란다.
#광주문화재돌봄사업단 #운림동 석실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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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문화재단 문화재 돌봄사업단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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