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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 구성윤-FW 세징야, 대구 역습 축구의 정석 선보여

[2020 K리그1 13R] 대구, 부산에 3-0승… 2연패 탈출

20.07.27 09:27최종업데이트20.07.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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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징야 대구의 세징야가 부산과의 전반 29분 득점 이후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 치의 오차 없는 롱패스와 정확한 트래핑에 이은 피니시. 대구의 골키퍼 구성윤과 공격수 세징야가 환상적인 역습 골을 합작하며 부산 아이파크전 대승을 이끌었다.
 
대구는 26일 오후 7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부산을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대구는 6승 4무 3패(승점 22)로 리그 2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5위를 유지하며, 4위 상주(승점 24)와의 격차를 좁혔다. 부산은 3승 6무 4패(승점 15)로 7위에 머물렀다.
 
대구, 날카로운 역습으로 부산에 대량 득점
 
홈팀 대구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골키퍼로 구성윤이 출전했고, 스리백은 김우석-정태욱-조진우, 허리는 신창무-김선민-류재문-정승원으로 구성됐다. 스리톱은 김대원-데얀-세징야였다.
 
원정팀 부산은 4-1-4-1로 나섰다. 최필수가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박준강-김동우-강민수-김문환,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종우가 받쳤다. 2선은 권혁규-김승준-호물로-이동준, 원톱으로 이정협이 출격했다.
 
전체적으로 대구가 압도한 경기였다. 선제골은 경기 시작 6분만에 나왔다. 박준강이 공을 빼앗기며 대구에 역습 찬스를 내줬다. 오른쪽에서 정승원이 올린 크로스를 데얀이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전반 16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정승원의 크로스에 이은 류재문의 헤더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볼 점유율은 부산에 뒤졌지만 공격의 날카로움과 효율성에서 앞선 대구였다. 전반 29분에도 대구 특유의 역습 축구가 빛났다. 골키퍼 구성윤이 최전방의 세징야에게 빠른 롱패스를 시도했다. 세징야는 가슴 트래핑으로 한 번에 수비수를 따돌린 뒤 오른발 슈팅으로 부산 골망을 갈랐다. 구성윤은 K리그 진출 후 첫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후 대구는 전반 41분 김대원, 45분 데얀의 슈팅이 골문을 빗나가면서 추가골 사냥에 실패했지만 전반전을 2-0 리드로 앞선 채 마감했다.
 
부산의 조덕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승준, 이정협을 빼고 김병오, 김현을 투입하며 측면과 최전방에 변화를 꾀했다.
 
2골을 뒤진 부산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는데 좀처럼 대구 진영에서 슈팅 공간을 창출하지 못했다. 대구는 선수비 후역습의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후반 5분 호물로의 날카로운 프리킥 슈팅은 구성윤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부산에게 악재가 찾아온 것은 후반 22분. 박준강의 거친 태클은 결국 두 번째 경고로 퇴장을 당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대구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4분 정승원의 크로스를 류재문이 헤더로 연결하며 점수를 3-0으로 벌렸다.
 
부산은 후반 31분 박종우 대신 이상준을 투입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대구의 이병근 감독대행은 후반 37분에서야 첫 번째 교체를 단행했다. 김선민 대신 오후성을 투입하며 기동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후반 41분에는 류재문, 세징야를 빼고 황태현, 윤종태를 넣었다.
 
구성윤은 부산에게 만회골조차 내주지 않았다. 후반 40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병오의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했다.

경기 종료 직전 김우석이 이동준을 잡으며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을 당했지만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 구성윤 대구의 골키퍼 구성윤이 부산전에서 정확한 롱패스로 1도움을 올리며, K리그 진출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조현우 공백 메운 구성윤, 대구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
 
대구의 최근 흐름은 좋지 못했다. 공식 대회 8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던 대구는 지난 12일 1위 울산에게 1-3으로 완패했다. 15일 성남과의 FA컵 16강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탈락했다. 그리고 18일 상주 원정에서도 0-2로 무릎을 꿇었다.
 
공식 대회 3경기 연속 무승이자 리그 2연패에 빠진 대구는 순위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려면 3위 포항(승점 24)과의 격차를 줄여야 했다. 그래서 이번 부산전은 승점 3이 절실했다.
 
이날 대구는 우리가 알던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 특유의 역습 축구의 정석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대구의 볼 점유율은 41%에 그쳤다. 하지만 점수는 3-0, 슈팅수에서도 16-5를 기록할만큼 압도적이었다.
 
대부분의 팀들은 라인을 내려서며 대구의 역습 축구를 대비한다. 그러나 부산의 조덕제 감독은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탓에 적극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렸다. 이는 김대원, 세징야에게 먹잇감이 됐다.
 
부산은 좌우 풀백 박준강, 김문환까지 오버래핑을 주문하며 측면 공격에 몰두했지만 공 소유권을 빼앗기면 대구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대구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뒤 원터치 패스와 원터치 슈팅으로 전반 6분 데얀의 선제골을 엮어냈다.
 
그리고 이날 최고의 장면은 전반 29분이었다. 구성윤은 전반 29분 하프 라인을 넘어 상대 페널티 박스에 있는 세징야에게 롱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부산이 공격에 치중하느라 대구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것이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나온 두 번째 골키퍼 도움이다. 지난 6월13일 포항의 강현무가 상주전에서 기록한 바 있다.
 
구성윤은 한국 A대표팀 출신 수문장 다운 활약상을 보여줬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골키퍼의 빌드업과 발 기술을 중시하는데 구성윤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대구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렌차이즈이자 팀의 간판인 조현우를 울산으로 이적시켰다. 최영은이 주전을 꿰찼지만 잦은 실수를 범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이에 대구는 구성윤을 영입하며 골문을 강화했다. 구성윤은 조현우의 빈 자리가 그립지 않을만큼 대구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이번 부산전에서 2개의 세이브, 1도움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이병근 감독대행은 구성윤에 대해 "킥이 정말 좋다. 도움도 기록했지만, 중요한 선방도 많이 해줬다"라며 "조현우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 없다. 조현우 공백에 걱정이 있었지만, 구성윤의 합류로 그 공백이 많이 메워졌다"라고 평했다.
 
한편, 리그 2연패에 탈출한 대구는 다음달 2일 수원과의 14라운드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3라운드 (2020년 7월 26일, DGB대구은행파크)
대구FC 3 - 데얀 6' 세징야 29' 류재문 69'
부산 아이파크 0

선수명단
대구 3-4-3/ 구성윤/ 김우석, 정태욱, 조진우/ 신창무, 김선민 (82'오혜성), 류재문 (87'황태현), 정승원/ 김대원, 데얀, 세징야 (88'윤종태)
 
부산 4-1-4-1/ 최필수/ 박준강, 김동우, 강민수, 김문환/ 박종우 (78'이상준)/ 권혁규, 김승준 (46'김병오), 호물로, 이동준/ 이정협 (46'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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