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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홈페이지에 백선엽 '친일반민족행위자' 정보 수록

일부에선 정보 삭제 요구도 나와... "삭제는 역사 왜곡하라는 것과 마찬가지" 비판

등록 2020.07.18 12:39수정 2020.07.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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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이 누리집 '안장자 참배란'에 지난 15일 안장된 고 백선엽 육군대장에 대해 ‘대통령 산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서실을 기재하고 있다. ⓒ 심규상


현충원이 고 백선엽 육군 대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사실을 누리집에 수록하자 관련 정보를 삭제해 달라는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삭제 요구 자체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이라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국립현충원 누리집에 수록된 '안장자 참배'란에는 지난 15일 안장된 고 백선엽 육군대장에 대해 '대통령 산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정보를 기재했다.

이는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뒤 늦게 관련 정보를 수록한 것이다. 백선엽과 같이 간도특설대 등에 몸 담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김백일, 김석범, 김홍준, 백홍석, 신응균, 신태영, 신현준, 송석하, 이응준, 이종찬 등의 안장자 참배 정보에도 이 같은 내용이 수록돼 있다.

 

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신현준(위)과 김백범(아래)의 관련 정보에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사실이 수록돼 있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뒤늦은 조치였다. ⓒ 심규상

이들은 독립군을 토벌한 만주국 간도특설대 또는 일본군 간부 등으로 복무했다. 그런데 대전 국립현중원 자유게시판은 지난 17일 오후 부터 '백선엽 장군에 대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정보 삭제' 요구들이 줄을 잇고 있다. 18일 오전 현재 30여건에 이른다.

이 아무개씨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큰 영웅이었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이 밖에 '백선엽 장군이 왜 친일파냐',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라'는 항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삭제 요구 자체가 사실에 대한 왜곡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광복회 대전지부 김영진 회원은 "항의를 하려면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왜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냐'고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조직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사실을 알리는 건 매우 응당한 조치"라며 "삭제요구는 역사를 왜곡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대전현충원에는 친일반민족 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한 인물 중 23명이 장군묘역에 안장돼 있다. 경찰 묘역에는 3명, 장교 묘역에 2명,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1명을 포함하면 모두 29명이다. ⓒ 심규상



   
 

대전국립현충원 자유게시판에는 고 백선엽에 대한 '반민족행위자' 정보삭제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고 백선엽의 안장자 정보에는 지난 2018년 국회의 지적에 따라 ‘대통령 산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정보를 기재했다. ⓒ 심규상


대전국립현충원에는 친일반민족 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한 인물 중 백선엽을 포함 23명이 장군묘역에 안장돼 있다. 경찰 묘역에는 3명, 장교 묘역에 2명,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1명이 안장됐다.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찬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지만 '장성급 장교 또는 20년 이상 군에 복무한 사람 중 전역·퇴역 또는 면역된 후 사망한 사람'과 '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사람으로서 사망한 사람' 조항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백선엽 #대전현충원 #친일반민족행위 #친일인명사전 #장군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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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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