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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 '무너진' 서울, 11경기 만에 벌써 7패

[2020 K리그1 11R] 서울, 부산에 0-2 완패…하위권 유지

20.07.11 09:37최종업데이트20.07.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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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서울 박주영 FC서울 공격수 박주영이 부산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승격팀 부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아이파크가 이동준의 활약을 앞세워 공식 대회 3연승을 질주했다.
 
부산은 10일 오후 7시 30분 부산 구덕 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 홈경기에서 서울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3승 5무 3패(승점 14)를 기록한 부산은 상위 스플릿의 마지노선인 6위를 굳건히 지키며 7위 강원 FC(승점 11)와의 격차를 벌렸다. 이에 반해 서울은 3승 1무 7패(승점 10)으로 9위로 내려앉았다.
 
잘 버티던 서울, 후반 들어 수비 조직력 붕괴
 
부산은 4-3-3을 가동했다. 김호준이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김문환-강민수-김동우-박준강이 포백을 형성했다. 허리는 호물로-권혁규-이규성이 포진했고, 스리톱은 이동준-이정협-김승준이었다.
 
서울은 3-5-2로 나섰다. 유상훈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윤영선-김남춘-김주성이 스리백으로 배치됐다. 좌우 윙백은 고광민, 김진야로 구성됐으며, 중원은 한승규-오스마르-한찬희, 최전방 투톱은 조영욱-박주영이 출격했다.
 
전반 초반 두 팀은 팽팽하게 대립했다. 전반 3분 호물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전반 4분 한찬희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 14분 호물로가 길게 올려준 프리킥이 이정협의 머리에 닿았지만 유상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중반부터는 점유율에서 부산이 앞서기 시작했다. 오른쪽 풀백 김문환, 오른쪽 윙포워드 이동준을 중심으로 측면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전반전의 서울 수비는 매우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했다. 수비시 5-3-2로 전형을 바꾸면서 공간을 좁혔다. 부산은 중앙 미드필더들에서 양질의 패스가 공급되지 않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부산은 전반전 동안 65%의 점유율에도 단 2개의 슈팅에 머문 이유다.
 
좋았던 수비에 비해 서울의 공격 전개는 대체로 무기력했다. 패스 미스가 잦았고, 느린 전환으로 부산에게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슈팅 정확도 또한 떨어졌다. 전반 34분 조영욱, 한찬희의 연속 슈팅은 전부 부산 수비수 발에 걸렸다. 서울은 6개의 슈팅 가운데 단 한 개도 골문 안으로 향하지 않았다. 두 팀은 헛심 공방 끝에 전반을 0-0으로 마감했다.
 
서울은 후반 4분 좋은 기회를 무산시켰다. 오스마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조영욱의 터닝슛은 골문 왼편으로 벗어났다.
 
서울은 후반 들어 급격하게 수비 밸런스가 무너졌다. 부산은 후반 16분 첫 번째 유효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승준이 절묘한 스루 패스를 찔러줬고, 빠르게 쇄도한 이동준이 낮게 크로스 했다. 이 공을 권혁규가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 지으며 답답했던 포문을 열었다.

 

▲ 부산 아이파크 이동준 부산의 이동준이 서울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 1년 7개월 만에 짜릿한 복수극

0-1로 균형추가 깨지자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후반 18분 한찬희를 빼고 알리바예프를 투입했다. 하지만 부산은 다시 한 번 서울 수비를 무너뜨렸다. 박준강이 왼쪽에서 페널티 박스로 파고들며 오른발 컷백 크로스를 넣었고, 이동준이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23분 두 번째 교체 카드로 한승규를 불러들이고, 고요한을 투입했다. 후반 36분에는 수비수 김주성을 빼고, 공격수 윤주태로 대체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럼에도 공격의 실마리는 전혀 풀리지 않았다. 윤주태를 향한 패스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2골의 여유를 갖게 된 부산은 수비에 치중했다. 이지민, 이상준을 투입하며 기동력을 보강했다. 결국 부산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점 3을 추가했다.
 
부산은 2018시즌 눈물을 흘렸다. 서울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합계 2-4로 패하며 승격에 실패했다. 2시즌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 패배로 좌절을 맛본 부산은 마침내 2019시즌 세 번째 도전에서 제주를 제압하고, 승격의 꿈을 이뤘다.
 
올 시즌 초반 행보는 다소 더뎠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승(4무 3패)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터닝포인트는 지난달 21일 인천전이었다. 마수걸이 승리를 시작으로 이후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했다.

앞선 6월 17일 대구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공식 대회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다. 이에 힘입어 부산은 6위까지 뛰어오르며 상위 스플릿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서울전 승리가 값진 것은 올 시즌 첫 번째 홈 승리에 있다. 그동안 부산은 원정에서만 승리를 챙겼다. 2015년 7월 26일 이후 5년 만의 1부리그 홈 승리였다.
 
'기나긴 부진' 서울, 2018년 악몽 재현할까
 
11경기 7패. 과연 'AGAIN 2018'의 재현일까. 올 시즌 서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서울에게 2018년은 떠오르기 싫은 기억이다. 서울은 2018시즌 자칫 강등될 뻔했다. 부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고 가까스로 잔류했다.
 
지난 시즌에는 3위를 차지하며 ACL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 시즌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서울은 오히려 퇴보한 인상을 주고 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기성용 영입 불발에 이어 이청용의 울산 이적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팬들의 실망감이 적잖았다.
 
이렇다 할 주전급 자원을 보강하지 않았다. 한찬희, 한승규, 김진야 등 젊은피를 영입하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서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수비 불안과 최전방 스트라이커였다. 그러나 두 포지션에 걸쳐 보강 없이 올 시즌을 맞았다.
 
서울은 11경기에서 9득점 23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을 내주고 있다. K리그1 12개 팀 최다 실점이다. 서울은 기본적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수비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졌다. 김주성-김남춘-황현수로 구성된 스리백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최근 울산으로부터 윤영선을 임대 영입했지만 컨디션은 아직까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다. 윤영선은 지난 2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의 공격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당 평균 1골이 채 되지 않는 득점력이다. 박동진의 군 입대, 페시치의 임대 계약 만료로 공격 자원 2명을 잃었다.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아드리아노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후보로 밀려났다. 1985년생 노장 스트라이커 박주영에게 의존하는게 서울의 현 주소다.
 
서울은 지난 4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모처럼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5연패로 부진하던 서울은 인천전 승리, 수원전 무승부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부산에서 무득점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무엇보다 공격이 매우 단조롭고 느리다. 센터백 오버래핑, 좌우 윙백 오버래핑 이외에는 별다른 공격 루트가 없다. 서울의 전술은 이미 모든 팀들에게 노출된지 오래다.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려면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 수급에 달렸다. 최전방은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추진 중이다. 또, 최근 기성용과도 연결되고 있다. 서울이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 (2020년 7월 10일, 부산구덕운동장)
부산 아이파크 2 – 61분 권혁규 64분 이동준
FC 서울 0
 
선수명단
부산 4-3-3/ 김호준/ 김문환, 강민수, 김동우, 박준강/ 호물로, 권혁규 (75'박종우), 이규성/이동준 (86'이상준), 이정협, 김승준 (82'이지민)
 
서울 3-5-2/ 유상훈/ 윤영선, 김남춘, 김주성 (81'윤주태)/ 고광민, 한승규 (67'고요한), 오스마르, 한찬희 (63'알리바예프), 김진야/ 조영욱,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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