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원전건설 예정지 철회 1년... 여전히 황폐화된 채 먼지만 흩날려

534만㎡ 부지를 활용한 힐링라이프타운 조성 계획 발표

등록 2020.07.09 10:59수정 2020.07.0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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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대진원전건설예정지 해제 부지 삼척시는 문재인정부로부터 원전건설예정지 철회를 받은 534만㎡ 규모의 부지에 힐링을 테마로 하는 '삼척힐링라이프타운 조성 계획'을 세우고 정부에 투자선도지구 지정을 요청했다. ⓒ 최승태

지난 6월 26일, 삼척 대진의 한 야산에서 40년간 원전건설 예정지역 지정과 해제를 반복했던 534만㎡ 규모의 대진원전해제부지에 대해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설명회가 열렸다.

덕산에서 대진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부지는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 해안절벽 등 천혜의 비경을 갖췄지만,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지역 지정과 철회가 반복되면서
개발과 재산권 행사가 중단된 채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졌다.

근덕면 덕산리 남애포 일대는 1982년 원전 건설 예정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주민들이 반대대책위를 구성하고 총궐기대회를 하는 등 원전건설 계획에 반발하자 정부는 1998년 원전건설 예정지 지정을 해제했다.

장기간 방치돼 있던 이곳을 2010년 2월 삼척시가 소방방재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며 토목공사를 시작한 뒤 동년 12월 원전유치를 신청하면서 이 부지가 원전예정부지로 지정되어 또 다시 개발이 중단됐다.

이후 10여 년간 주민들은 토목공사로 속살을 드러낸 붉은 산에서 날아오는 흙먼지를 마시며 살아야 했다.

이에 주민들은 촛불집회와 상경 궐기대회(청와대, 세종시), 기자회견, 도보순례 등 지속적인 반핵투쟁에 나서 2019년 6월에 '대진원자력발전소 예정구역 지정 철회'라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하지만 원전건설 예정지 지정이 철회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그 부지는 여전히 방치된 채 쓸모없는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보다못한 삼척상공회의소와 삼척시번영회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해안 바닷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미세먼지 없는 청정지역의 장점을 살려 힐링과 치유의 공간으로 개발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삼척상공회의소와 삼척시번영회는 6일 '대진원전구역 지정 철회 1주년! 정부 지원대책 촉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두 단체는 성명서에서 "삼척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두 번씩이나 원전 백지화 항쟁의 역사를 이뤄낸 지역"이라 밝히며 "원전건설 예정지 지정과 철회를 반복한 지난 40년간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해안부지는 서서히 폐허로 변해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원전 철회가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정부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국가에서 원전 후보지에 대한 지정과 철회를 반복해 온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지역주민의 아픔을 달래고, 원전 해제 부지에 대해 민간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원전 해제 부지는 대진항에서 덕산항에 이르기까지 청정해안을 접하고 있는 지역으로, 훼손된 생태를 회복하고 전략자원화하는 사업을 통해 생태관광지로 변모시켜야 한다"며 "아름다운 경관과 미세먼지 없는 청정지역의 특성을 살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국민들에게 힐링 치유의 공간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삼척시도 원전 해제 부지를 대상으로 민자 유치를 통한 관광 개발을 위해 투자선도지구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시는 이 부지를 삼척시와 삼척그린에너지파크, 강원도개발공사 등과 함께 콘소시엄을 구성해 동해안 최대 규모의 휴양·관광·주거 복합단지인 '삼척힐링라이프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삼척상공회의소 정희수 회장은 "국가 에너지 정책에 희생양이었던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삶의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원자력발전소 #대진원전건설예정부지철회 #삼척시 #삼척상공회의소 #삼척힐링라이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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