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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형 범죄 없다"... 대권선호도 3위, 윤석열 덮친 조국 일가 판결문

조국 일가 수사 지휘했던 윤 총장, 서울중앙지검과 갈등 이어 리더십 위기 빠지나

등록 2020.07.01 18:59수정 2020.07.0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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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3위라는 여론조사를 받았다. 첫 등장이었는데 야권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관련기사 :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이낙연 30.8% - 이재명 15.6% - 윤석열 10.1%)

하지만 그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뼈아픈 판결문이 날아들었다. 법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 선고공판에서 "권력형 범죄의 근거가 없다"라고 판단했다.

윤 총장은 별건수사, 표적수사 논란에도 '조국 일가' 수사를 강행했다. 이번 판결로 그에게 붙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누는 정의의 수호자'라는 이미지에 큰 흠집이 생겼다.

여기에 채널A기자-한동훈 검사장 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 수사에 제동이 걸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윤 총장에게 "국민적 우려"를 지적하며 정면으로 반기를 들면서, 윤 총장의 리더십은 더욱 흔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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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법사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자신만만했던 지난해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25일 취임하면서 권력형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기관의 정치·선거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 정치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달여 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인 8월 27일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돼 파장이 컸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본 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다"며 "(압수수색은)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국 일가 수사는 누가 지휘한 것일까. 바로 윤석열 총장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조사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 "조국 장관 수사와 관련해서 지난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때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압수수색영장 집행 이전에 총장님과, 대검과 이 사건으로 여러 번 논의를 거쳤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 자체는 처음에 총장님이 지시를 내리셨습니까?"

윤석열 검찰총장 : "이런 종류의 사건은 제 승인과 결심 없이는 할 수가 없지요. 그러나 논의가 어떻게 시작이 됐는지 그 과정이 어땠는지는 저희가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습니다."


백혜련 의원 : "기본적으로는 대검이 이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지휘를 한다면 총장님이 지휘를 한다고 봐야 되는 거지요, 그러면?"

윤석열 총장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만약에 저한테 어떤 보고가 올라오면 별 문제가 없는 거면 승인을 하고 논의가 필요한 거면 참모들하고 논의를 한다거나 또 필요하면 중앙지검 관계자들을 오라고 해가지고 같이 논의를 하고 그렇게 해서 결정을 하니까요. 제가 지휘를 한다고 봐야지요, 검찰총장이."

 
뼈아픈 판결문... '권력형 범행' 검찰 주장 명확히 기각


어제(6월 30일) 조범동씨 선고공판에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혐의 가운데 핵심인 코링크PE 자금 횡령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씨와 정 교수가 공모해 허위 컨설팅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코링크PE 자금 1억5795만 원을 횡령했다고 봤다.

법원은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는 "정경심 교수와 그의 동생 정○○씨가 횡령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아래는 판결문 내용이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 정경심, 정○○가 피고인(조범동)의 행위가 코링크PE에 대한 횡령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식하였으면서도 그 횡령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정경심, 정○○와 공모하여 범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재판부는 권력형 범죄 유무 판단도 내렸다. 판결문에서 검찰의 주장을 먼저 언급했다.

"피고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로서 조국의 처인 정경심 등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으로 코링크PE를 설립하고, 정경심 등으로부터 블루펀드에 대한 자금을 투자 받는 등 정경심과 금융거래를 하여왔다. 이 때문에 피고인이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간 이익을 추구하고자 한 것이 이 사건 범행의 주된 동기라는 시각이 있기도 하다."
 

재판부는 "피고인(조범동)이 조국이 배우자인 정경심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정경심이 피고인의 수익 활동에 참여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한 바 있고 그 과정에서 일부 허위의 문서나 증빙자료의 작성 등 허용되지 않고 비난가능한 행위를 한 사실은 확인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권력형 범죄의 근거가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아래 판결문 내용이다.

"그러나 피고인이나 권력자의 가족들이 권력의 힘을 이용하여 불법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이루어졌다는 등 피고인의 범행을 정치권력과의 검은 유착에 의한 권력형 범죄였다고 평가할만한 근거가 법정에 제출된 증거로 충분하게 확인되지 못하였다. 피고인의 범행이 권력형 범행임을 전제로 하는 내용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요소로 취급할 수는 없다."

대검찰청 쪽은 판결 내용을 두고 <오마이뉴스>에 "일선 청 수사에 대해 따로 입장을 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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