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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빅픽처? 그가 알려준 11가지

[하성태의 인사이드아웃] 벌써 1년... '검찰주의자' 윤석열의 시간

등록 2020.06.24 08:02수정 2020.06.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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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2020.6.22 ⓒ 연합뉴스


2020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윤석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기소했다. 구속은 면했다. 하지만 검찰은 총 12개 혐의를 적용했다.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한다'고 붙은 '인디언 기우제'식 조국 일가족 수사가 그렇게 끝이 났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지 5개월 만이었다.

"태산명동에 서일필 泰山鳴動 鼠一匹"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나타난 것은 고작 쥐 한 마리).

같은 날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검찰 기소에 대해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검찰이) 더 이상의 언론플레이는 하지 말길 바란다, 국민과 함께 최종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이 같은 비유를 들었다.

맞다. 역대 검찰총장 중 이토록 '언론 친화적'인 이가 또 있었을까. 윤석열 검찰의 활약(?)은 하루가 멀게 톱뉴스를 장식했다. 최소 대한민국 성인남녀 중 이제 '윤석열' 이름 석 자 모르는 이는 드물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분명 '윤석열의 시간'이었으리라. 법과 원칙을 강조해온 윤 총장답게, 현직 법무부장관 자택 압수수색은 기본이요, 국무총리실(2019.12)과 청와대 압수수색(2018.12, 2019.12, 2020.1 세 차례)도 예사였다. 살아 있는 권력을 감시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언론을 등에 업고 윤 총장의 서슬 퍼런 칼춤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다음 달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몇몇 여당 의원이 윤 총장의 사퇴를 거론하고, 일부 언론은 '여당의 압박' 프레임을 들고 나오는 가운데 7월 25일로 윤석열 총장이 취임 1년을 맞는다.

이쯤에서 '윤석열의 시간'을 살펴보자. 확실히 윤석열 검찰은 큰 그림을 그린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와 기소를 해왔으며, 그간 어떤 가치관과 멘털을 공유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무슨 일까지 벌일 수 있는지를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줬다. 윤 총장과 윤석열 검찰의 주요 사건사고를 짚어보는 이유다. 

지난 1년의 행보

1. 지난해 8월 윤석열 검찰은 검사 30여 명과 검찰 수사관 70여 명을 투입, 동양대 포함 70회 이상 압수수색을 벌이며 조국 수사에 매진했다. 총장의 하명 하에 특수통 검사들이 달려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대한민국 검찰의 '화력'을 온 국민이 알게 됐다.

2. 조국 인사청문회 당일 밤 검찰은 조 전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정경심 교수를 전격 기소했다. 법을 어겼다 여기면 검찰이 현직 법무부장관 부인도 '소환조사 없이' '선택적 기소' 할 수 있음을 온 국민이 알게 됐다. 이후 검찰은 마음만 먹으면 공소장도, 기소 내용도 바꿀 수 있음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3. 이후 별건의 별별건 수사가 이어졌다. 서울대 인턴증명서와 같이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긴 문서들도 검찰이 지목하면 중대 범죄의 주요 증거로 활용될 수 있음을 온 국민이 알게 됐다.

4. 지난해 9월 '검찰 개혁' 집회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일대에서 열렸다. 강남에서 열린 초유의 대규모 집회였고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확인됐다. 윤 총장이 있었기에 현실화된 일이었다.

5. 지난해 9월 나경원 의원 자녀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이후 올해까지 시민단체의 고발이 12차례 이어졌다. 나 의원은 단 한 번도 조사받지 않았다. 검찰의 선택적 기소, 선택적 수사의 실상을 온 국민이 알게 됐다.

6. 조국 별건 수사는 '감찰 무마' 의혹, '하명 수사' 의혹으로 번졌다. 윤석열 검찰은 언론 보도를 등에 업고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압수수색을 비롯해 거침없이 수사를 이어갔다. 이 같은 전방위 수사는 오히려 검찰에 대한 '정권 차원의 외압은 없다'는 사실의 반증이었다. 

7. 그 와중에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출신 검찰 수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강압 수사 논란이 일었다. 국민들은 과거 검찰의 강압 수사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얼마인지 되돌아보게 됐다.

8. 2020년 1월 <세계일보>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윤 총장이 2위에 올랐다. 현직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 이름이 오른 것 자체가 전무후무였다. 이를 통해 윤 총장이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 또한 온 국민이 확인하게 됐다.

9. 그즈음 윤 총장의 장모 최씨와 부인과 관련된 오래된 의혹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최씨 혐의 중 하나는 공교롭게도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일부 언론의 집요한 보도에 못 이긴 검찰이 수사를 결정했다. 현직 검찰총장의 가족을 수사하게 된 일선 지검의 책임 떠밀기 논란이 일었고, 윤 총장의 관여 여부 역시 현재 진행형인 사안이다. 윤 총장 처가의 요란하면서 은밀한 불법과 위법을 오간 재태크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됐다.

10. 지난 3월 말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부산지검 검사장이 채널A 검언 유착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됐다. 이후 과거 한명숙 전 총리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이 불거졌다. 이 역시 윤 총장의 측근 간부가 연루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감찰부 등은 강하게 수사와 감찰 의지를 천명했지만 관여하지 않겠다던 애초 다짐과 달리 윤 총장은 수상하고 간접적이며 전례 없는 '개입'들로 수사와 감찰을 지연시킨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윤 총장의 최근 행보는 검찰 조직의 오랜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준다. 이렇듯 장모 최씨 사건을 포함해 윤 총장이 유독 '제 식구 챙기기', '측근 비호'에 집착한다는 사실 또한 온 국민이 알게 됐다.

11. 그리고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 자리에서,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을 향해 "서로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일부 여권에서 제기하고 보수언론이 제기하는 '윤 총장 사퇴 압박' 논란을 일축하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제스처였다.

이로써 문 대통령이 당장은 자신이 임명한 윤 총장을 사퇴시킬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알게 됐다. 최소한 박근혜 정부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논란'과 같이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진 않으리란 믿음을 심어줬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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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쳐다보며 발언하고 있다. 2020.6.22 ⓒ 연합뉴스

 
자신도 틀릴 수 있다는 성찰

너무 많다. 윤 총장 덕택에 처음 알게 된 것들이. 그 중 단 하나만 꼽으라면, 아니 종합해 보자면, '검찰주의자'로 유명한 윤 총장의 1년여 간의 행보가 결코 공직자로서 국민들을 위한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작년 12월 정경심 재판을 맡은 송인권 부장판사는 재판정에서 공판검사들에게 이렇게 훈계했다. 윤 총장도 새겨듣기를 바란다.    

"왜 검사들은 자신들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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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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