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그 많던 낙동강 버드나무는 누가 다 벴을까

부산 낙동강 하구 저수호안 공사로 사라지는 식물들... "생태계 악영향" vs. "위험 막아야"

등록 2020.06.15 12:01수정 2020.06.15 12:01
0
원고료로 응원
a

낙동강하구 대저1지구 저수호안 정비공사 현장. 지난 12일의 모습으로 주변에 버드나무와 갈대 등 무성했던 식생이 굴착기에 대거 잘려 나갔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하천 정비공사를 이유로 낙동강 하구에서 버드나무와 갈대 군락이 사라지고 있다.

15일 환경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에 따르면, 최근 낙동강 대저1지구 저수호안 정비공사가 진행 중인 구포낙동강교 서편 접속부에 버드나무와 갈대가 굴착기로 상당수 제거됐다.

이곳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발주로 인근 고수부지 침수를 대비해 보강공사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강변의 식물들을 제거하고 흙을 정비한 뒤 사석(제방 및 다리의 교각을 보호하기 위한 수변가에 설치된 돌)을 놓게 된다. 기간은 지난 4월 23일부터 올해 12월 18일까지다. 이러한 공사로 사라진 낙동강 변의 크고 작은 나무는 300주가 넘는다.

환경단체는 낙동강하구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자연하천의 강변은 수생태계와 둔치의 육지생태계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나 정비된 하천의 돌 제방은 이를 단절시킨다"면서 "지역의 강변에 자라는 갈대와 풀 등은 낙동강하구에서 서식하는 철새들의 먹이원과 번식지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구포낙동강교 외에 화명생태공원, 대저대교 예정지 등에서도 같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작은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인공하천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시대에 이를 역행하는 사업"이라며 "문화재보호구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문화재청의 승인은 이루어졌는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호우 시 산책로 등 낙동강 친수시설까지 유실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공사"라고 해명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진영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강과 닿는 경사면을 보강해야 하는데 버드나무를 놔두고 돌을 쌓을 수는 없다"며 "갈대 부분도 공사가 완료되면 다시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낙동강하구 #저수호안 공사 #습지와새들의친구 #버드나무 #생태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김건희 비선' 의혹, 왜 자꾸 나오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