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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쟝센영화제 네이버 상영"... 감독-배급사 '부글부글'

불법 복제 및 상영료 미지급 우려... 영화제 측과 배급사, 감독 만난다

20.06.11 17:47최종업데이트20.06.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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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공식 포스터. ⓒ 미쟝센단편영화제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아래 미쟝센영화제)가 코로나19 사태 등의 이유로 온라인 개최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네이버 무료 상영 건을 두고 배급사와 창작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단편영화배급사 네트워크는 10일 7개의 배급사 연명을 통해 미쟝센영화제의 온라인 개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창작자인 감독과 상영권을 갖고 있는 배급사와 긴밀한 협의 과정이 없었다는 이유였다.

성명서엔 "온라인 상영에 동의하지 않을시 선정 취소라는 조건으로 온라인 개최를 추진해 왔다"라며 "창작자들이 한 번이라도 더 영화제에서 작품을 상영하고자 하는 바람을 이용한 갑질"이라 규정했다. 특히 "창작자를 위한 영화제를 표방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온라인 상영 저작권료 지급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은 건 자기모순과 다름없다"라고 이들 단체는 지적했다.

한국단편영화배급사 네트워크는 올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한 전주국제영화제 사례를 들며 미쟝센 영화제 측의 사과와 창작자와 배급사와 재논의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네이버 무료상영 연락받지 못했다"

실제로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한 감독은 <오마이뉴스>에 "일부 감독과 상의를 했다는데 (전체가 아니기에 합당한) 상의라고 볼 수 없다. (온라인 개최와 네이버 무료 상영에 대해) 전 연락받지 못했다"며 "온라인 무료 공개에 동의하지 않으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는 말에 고민 중이라고만 했다. 사실상 대안이 없으니 따르라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라 전했다. 

이 감독은 "전주영화제는 되게 섬세하게 창작자와 배급사와 논의해서 조심스럽게 (일부 온라인 상영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온라인 상영의 경우 불법 복제 등 보안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전주에선 그런 요구를 잘 파악했고, 상영료 또한 잘 책정해주었다. 하지만 미쟝센영화제는 그런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온라인 개최가 발표된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무료 상영 자체가 큰 문제인 것처럼 오인이 되는 게 우려되는데 코로나19 사태에 온라인 상영은 당연하지만, 온라인 상영을 비동의할 경우 상영작 선정을 취소하겠다는 얘길 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영화제가 감독을 창작자로서 존중하고 있는지, 배급사와는 왜 소통이 아닌 통보를 하는지에 대해 다들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급사가 없고, 경력이 전무한 단편영화 감독인 경우 영화제 측 통보에 불이익을 감수해서라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국내 주요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한 관계자는 "단편영화는 영화제가 관객과의 유일한 소통 창구나 마찬가지인데 무료 공개를 해버리면 이후 행보가 막힐 우려도 있다. 미쟝센영화제의 결정이 또 다른 선례가 될까 우려스럽다"며 "네이버 무료 상영으로 진행할 경우 감독과 배급사에 상영료 또한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좀 더 심사숙고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개인 의견을 밝혔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미쟝센영화제 측은 "입장을 정리 중이다. 이 사안을 미루거나 회피하거나 하는 건 아니다"라며 "다음 주 중에 입장문을 발표할 것"이라는 말로 해명을 대신했다. 12일 미쟝센영화제 측과 배급사 및 감독이 전격 회동을 하기로 하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자리엔 장재현 미쟝센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미쟝센영화제 측은 이지은(아이유), 오정세, 이제훈, 이정은, 임윤아 등의 명예심사위원 위촉 소식을 알리며 준비 상황을 알린 바 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영화제의 주인공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할 만하다.
미쟝센단편영화제 아이유 이제훈 이정은 오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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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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