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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땀' 집착한 TV조선... 한술 더 뜬 채널A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 '윤미향 웃음'에서 샌드위치까지... 일거수일투족 보도

등록 2020.06.11 07:53수정 2020.07.0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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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회계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윤미향 의원 관련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윤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1일 업무를 시작하자 종합일간지는 의원실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윤 의원이 웃는 모습, 일하는 모습 등 일거수일투족까지 찍어서 보도했죠. 

미디어오늘 <국회 출근 '웃는 윤미향', 언론 프레임에 가두다>(2일)에 따르면 윤 의원이 의원실에 있는 모습을 보도하지 않은 중앙일간지는 한겨레뿐이었습니다. 유사한 내용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종편은 '윤미향 의원의 점심 메뉴', '윤미향 의원 출근길' 등 중앙일간지가 주목하지 않은 내용까지 세세하게 다뤘습니다.

종편에서는 '윤미향이 흘린 땀'도 대담 주제

윤미향 의원이 기자회견을 한 5월 29일부터 3일까지 종편3사(TV조선, 채널A, MBN)의 8개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확인한 결과, 보도가치가 없는 내용조차 주제로 다뤄진 사례가 많았습니다. '기자회견 중 땀 흘린 모습', '출근길 모습', '업무 중 찍힌 사진'이 대표적입니다(아래 표 참조).
 

윤미향 의원 관련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프로그램 주제별 방송여부(5/29~6/3) ⓒ 민주언론시민연합


종편3사의 8개 프로그램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 불필요한 내용을 대담으로 다뤘습니다. 특히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채널A <뉴스TOP10>은 세 가지 내용을 모두 대담으로 다뤘습니다. 본질에서 벗어난 가십성 내용을 반복 전달한 겁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윤 의원을 일단 화면에 띄워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회견내용 대신 "비 오듯이 땀을 흘리는 모습"에 집중한 TV조선

대표적인 사례는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6월 1일)입니다. TV조선은 5월 29일 윤미향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달하며 '윤 의원이 땀을 흘렸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출연자 이상준 기자는 "회견 내내 비 오듯이 땀을 흘리는 모습이 또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자료화면을 소개했습니다. 이상준‧이루라 기자는 이후에도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내용과 함께 윤 의원의 겉모습에 주목했고, '송갑석 "땀 많이 흘려서 질의응답 이어가기 힘들어"'라는 자막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상준 기자 : 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를 상징하는 이 나비 문양의 배지. 그리고 제주 4.3사건을 의미하는 동백꽃 배지, 이 두 개를 달고 기자회견을 벌였는데요. 윤 의원은 언론사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니까 한동안 제대로 정면을 바라보지 못하고 들고 온 서류뭉치만 이렇게 뒤적이면서 다소 긴장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회견을 이어가는 과정에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하면서 제기된 의혹 하나하나를 구분해서 반박을 했고요. 소명이 늦어진 점 그리고 개인 계좌를 사용한 후원금 모금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이러면서 다섯 번 사과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발언 중반부터는 땀을 좀 많이 흘리는 그런 모습을 보였는데요. 발표문을 다 읽은 후에는 '다시 한번 죄송하고' 이러면서 말을 한 후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그런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루라 기자 : 입장 발표를 마친 뒤에 윤 의원은요. 관계자가 건넨 물을 마시고 좀 땀을 닦아낸 뒤에 15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기도 했는데 곁에 서있던 민주당 송갑선 대변인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굉장히 땀을 흘리고 있어서 계속 질문을 하기가 힘들 것 같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 질의응답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목소리 좀 더 들어보시겠습니다.

 

윤미향 의원의 ‘땀’에 집중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6/1) ⓒ TV조선

 
TV조선의 '땀'에 대한 집착은 다음 날 방송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상준씨는 윤 의원의 보좌관들이 기자회견에서 모습이 잡혀 눈길을 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진행자 엄성섭씨는 "윤미향 당시 당선인이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보좌진이 닦아주는 모습도 포착이 됐었다"고 말했고, TV조선은 해당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TV조선이 이틀 연속으로 자료화면까지 보여주면서 '땀 흘리는 윤미향'만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식의 방송 때문일까요? 미래통합당은 윤미향 의원이 거짓말을 한다면서 그 근거를 '땀 흘리는 모습'이라고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주호영 "윤미향, 거짓말탐지기 필요 없어... 땀이 거짓의 증거" http://omn.kr/1ns9s)

'노트북 사용, 점심 샌드위치' 누구를 위한 보도인가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 윤미향 의원의 '땀'에 주목했다면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일)는 윤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진행자 윤정호씨는 "아무것도 준비가 안 돼 있는데 윤미향 의원만 와서 일을 하는 모습"이라더니 "가슴에는 나비 배지도 달았고요. 전화기를 들고 활짝 웃는 모습들도 언론에 포착이 됐습니다"라며 사진에서 윤 의원의 복장과 표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김미선 정치부 기자는 더 상세한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김미선 정치부 기자 : 그렇습니다. 어제 보좌진들이 출근을 했고요. 기자들이 접근을 하거나 문 앞에 나오면 문을 닫는 모습이 포착이 되기도 했는데 기본적인 집기는 갖춰진 것으로 보이지만 윤 당선인 같은 경우는 의원 분들이면 대부분 이제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는데 노트북을 놓은 거를 보면 PC가 아직 설치되지 않은 거 아니냐라는 추측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6시간 넘게 사무실 밖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는 기사가 마지막으로 나와 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취재진에게 한 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찍히고 있는 사진은 집무실 문이 열렸을 때 블라인드 사이로 그 모습이 포착된 것이라고 현장에 있는 기자는 전해왔습니다. 그리고 문화일보는 윤미향 당선인이 환하게 웃고 있다고 묘사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태도는 채널A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채널A <뉴스TOP10>(6월 1일)는 윤 의원의 점심 식사 메뉴까지 소개했습니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밖으로 나오게 되면 취재진을 마주칠 수 있으니 보좌진들이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서 의원회관 안으로, 의원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윤미향 의원 웃는 모습 포착한 채널A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2일) 진행자 김진씨는 가십성 기사, 보도가치가 없는 기사를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나비배지 달고 첫 출근…두문불출"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대담에서 김진씨는 채널A 기자들이 대단한 장면을 포착하기라도 한 것처럼 자화자찬했습니다. 김씨가 자랑스럽게 얘기한 채널A 기자들의 취재내용은 '윤 의원이 의원실에서 웃는 모습'뿐이었습니다.

진행자 김진 : 윤미향 의원이 굉장히 환하게 웃으면서 경쾌하게 의원회관실 사무실 안에서 보좌진들과 함께 일을 하는 모습, 저희 채널A가 영상으로 취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른 의원 같은 경우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많은 의원들은 첫 출근 업무를 봤지만 이례적으로 윤미향 의원 같은 경우는 문을 꼭 닫고서 업무를 처리했기 때문에 저희가 이렇게 문 틈으로 윤미향 의원의 첫 출근 장면을 촬영을 했습니다. 환하게 웃고 있었던 모습이 지난 기자회견 당시에 진땀을 뻘뻘 흘렸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같은 사람이 맞나라고 싶을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밝은 모습 자체가 문제가 될 건 없죠. 하지만 보좌진 구성 등등에 오늘도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재명 기자, 윤미향 의원의 첫 출근 장면이에요. 근무장면. 저희 채널A 기자들이 발빠르게 취재를 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윤미향 의원의 웃는 모습 포착이 대단한 취재인 듯 설명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2) ⓒ 채널A

 
김씨의 질문에 이재명 보도본부 부장은 "많은 조간신문에서 사진이 실렸다"며 다시 사진을 소개했습니다. 물론 "9시간 반 동안 의원실에 계속 있었기 때문에 계속 웃었던 건 아니겠죠. 일부 장면을 가지고 윤미향 의원이 이미 편해졌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이라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그럼에도 채널A는 당일 방송에서 윤 의원이 의원실에 들어가는 모습, 업무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반복해서 자료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과열된 취재경쟁, 본질은 덮고 상처만 남긴다

윤미향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점심에는 무엇을 먹었는지, 의원실에서 웃음을 보였는지 등은 시청자가 알아야 할 정보가 아닙니다. 이를 뉴스거리로 포장한 보도는 그간 불거진 회계 의혹을 밝히는 일과도 무관합니다. 오히려 여러 중앙일간지가 보도한 '윤 의원의 웃는 모습'은 악의적 프레임에 보도대상을 가두고 있습니다.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윤 의원을 '그간의 부도덕한 행위에 반성하지 않는 인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의 과열된 취재경쟁은 무고한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6일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은 정의연 의혹이 보도된 직후부터 쉼터에도 장사진을 친 취재진에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디어오늘 <마포쉼터 소장 "원래 기자들은 이러는 건가" 토로>(7일)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할머니와 같이 있는데 낮이고 밤이고 밤새 초인종을 눌러대고 문을 쾅쾅 두드리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하고... 밖에 나갈 수도 없어요. 감시당하는 느낌이라 힘드네요", "많은 매체의 카메라 기자들이 많이 와 있는 것 같다. 맞은편 건물에도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마치 범죄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고 합니다.

언론은 고인이 세상을 떠난 다음 날인 7일에도 쉼터 건너편 옥상에서 쉼터에 방문한 윤미향 의원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습니다. 그 시각에도 쉼터에는 고인이 오랜 기간 모시며 언론의 과열된 취재를 걱정했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선생이 있었습니다. 

5월 21일 정의기억연대 회계 의혹 관련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의혹의 실체에 대한 판단은 수사기관과 사법부로 넘어갔습니다. 위법 여부와 별개로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시민운동 방향, 방식을 성찰하고 더 투명한 소통과 운영을 고민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웃는 윤미향', '땀 흘리는 윤미향' 보도는 그런 본질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윤미향 의원 개인에 낙인을 찍으며 본질을 곡해할 위험이 큽니다.

* 출연자 호칭을 처음엔 직책으로, 이후엔 OOO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5월 29일~6월 3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신통방통> <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뉴스TOP10> <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 <아침&매일경제>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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