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금융권은 공포에 떨고 있다.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어 세계 경제에 미친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시장변동성이 크고 불확실한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짙어졌다. 코로나19는 투자에 대한 두려움을 심고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한편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자산을 맡기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게다가 재산 규모가 작다면 엄두도 내지 못한다. 프라이빗 뱅킹(private banking)의 경우, 부유층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여 일반인은 누릴 수 없는 자산 관리 서비스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저렴하고 합리적인 자산관리 방법은 없을까?
답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에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컫는다. 쉽게 말해 '로봇이 자산관리해주는 서비스'이다.
▲ 로보어드바이저 대표 업체 / 불리오 웹사이트[캡쳐], 에임 웹사이트[캡쳐] ⓒ 고예진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웹, 모바일을 이용해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컴퓨터가 포트폴리오를 구성·관리해준다. 그리고 상담도 자유롭게 받을 수 있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절약적이면서도 누구나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당성 있는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로보어드바이저의 원리는 무엇일까? 바로 인공지능 기술(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다. 인공지능이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요소로서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학습·추리·적응·논증)을 모방한 것이다. 쉽게 말해 컴퓨터를 인간처럼 행동하도록 하였다.
▲ 인공지능기술의 분류 ⓒ 최창열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식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여 인공지능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의미한다. 사람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머신러닝의 모델을 컴퓨터에게 부여한다. 그리고 컴퓨터는 데이터를 모델에 적용하고 패턴을 발견하여 새로운 정보를 추론·판단한다. 머신러닝의 예는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 아마존,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 등이 있다.
▲ 머신러닝 개념 / 금융보안원, 국내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동향 및 현황 분석, 2016.04 ⓒ 이근영
앞서 말한 머신러닝 모델의 종류에는 인공신경망이 있다. 인공신경망은 뉴런의 연결 방식을 컴퓨터에 구현한 것이며, 그 중에서 입력층과 출력층 사이에 다중의 은닉층을 가진 것이 심층신경망이다. 그리고 심층신경망을 적용한 머신러닝이 딥러닝(Deep Learning)이다. 이세돌과의 대국을 펼쳤던 알파고 또한 딥러닝을 기반하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머신러닝을 사용해 고객을 분류하고 가장 효율적인 투자자산을 추천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처음 이용하면 고객에게는 본인의 투자성향과 투자목적과 관련한 질문이 제시된다. 질문에 대한 답은 'Data Processing'과 'Decision science'을 거치고 이때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
'Data processing'은 표본집단을 추출하기 위해 인구구조, 소득구조와 소비성향 등을 포함한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샘플 데이터만 의존하여 학습하면 다른 데이터를 넣을 시,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현상을 오버피팅(overfitting, 과적합)이라고 하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딥러닝이 사용된다. 'Decision science'은 고객의 투자 목적을 분류하고 고객을 군집화하는 과정이며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다.
▲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기술 / 금융보안원, 국내외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동향 및 현황 분석, 2016.04 ⓒ 이근영
이 외에도 인공지능 기술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반에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는 초기 자산 배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한다.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이 높은 투자 상품으로 개선하며 이 과정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역사가 짧은 만큼 자산관리 전문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니다. 또한 보안, 제도 측면에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우려와 반감의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고도화되고 제도적으로 보완된다면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치는 매우 크다. 더이상 자산관리는 부유층의 몫이 아니며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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