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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궤도 진입한 KIA, 지난주 6경기 5승 1패 상승세

[KBO리그] KIA 타이거즈, 6경기 연속 선발 QS 성공... 2위 LG와 승차 1경기 반

20.05.25 09:55최종업데이트20.05.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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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 시리즈 챔피언을 포함하여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KIA 타이거즈는 2019년 급격한 추락을 겪었다. 당시 우승을 이끌었던 김기태 전 감독은 2019년 시즌 초반 팀이 최하위까지 추락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감독대행을 맡았던 박흥식 퓨처스 감독이 남은 100경기에서 5할에 근접(49승 1무 50패)한 성적으로 7위까지 올랐던 것이 다행이었을 정도였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부임으로 팀 컬러를 재편한 올 시즌에도 KIA는 상위권으로 다시 진입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불안했다. 개막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난조를 보이면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좀처럼 치고 나가는 모습이 없었다. 첫 주에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에게 시리즈를 내주면서 하위권으로 밀려나는 듯 했다.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첫 위닝 시리즈를 잡았지만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에게 또 시리즈를 내줬다.

몸 풀린 선발투수들, 6경기 연속 QS 성공

그러나 19일 경기부터 KIA의 경기력은 반전을 보였다. 그때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를 만난 KIA는 선발투수 맞대결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보이면서 롯데와의 3연전을 스윕했다. 심지어 3경기 중 리드를 허용했던 이닝은 1이닝(21일 경기 1회)에 불과했다.

19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던 이민우는 상승세였던 롯데의 타선을 6이닝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잠재웠다(83구). 이어 던진 구원투수들이 나머지 3이닝을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시리즈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20일 경기에서는 외국인 선발투수 드류 가뇽이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그 동안 2경기에서 단 1점도 지원받지 못하면서 모두 패했던 가뇽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9탈삼진의 위력적인 투구를 앞세워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평균 자책점도 3.86까지 낮췄다(103구).

21일 경기에서는 임기영도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그 동안의 등판에서 4.1이닝 4실점, 3.2이닝 5실점(1자책)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던 임기영은 구원투수들에게 많은 부담을 짊어지게 했던 미안함을 드러내며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의 인생 피칭을 했다(90구).

광주에서 롯데를 스윕한 KIA는 광주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인천으로 원정을 떠났다. 상승세였던 롯데를 스윕한 상황이라 팀 분위기도 좋았고, 상대는 10연패에서 간신히 탈출했던 최하위 SK였기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기회를 잡은 셈이었다.

22일 인천에서의 첫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하여 6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SK의 타선을 압도했다(95구). SK의 입장에서는 5회에 등판한 박희수가 6회에 결승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23일 경기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도 시즌 첫 승을 거뒀다. 6.2이닝 7피안타 4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SK의 타선을 막은 브룩스는 KIA 선발진의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브룩스는 KBO리그 첫 21.3이닝 연속 무볼넷 행진을 이어가다가 이 날 등판에서 시즌 첫 볼넷을 허용했을 정도로 뛰어난 경기 운영을 보이고 있다.

24일 경기에서도 KIA의 선발투수들은 호투를 이어갔다. 19일에 등판했던 이민우가 4일 휴식 후 다시 등판하여 7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했으나 자책점은 1점이었을 정도로 훌륭한 투구였다(102구). 이민우는 시즌 4경기 2승 무패를 기록하며 KIA 선발투수들 중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6경기 동안 KIA의 선발투수들은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면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6경기 중 21일 임기영(8이닝)의 경기와 24일 이민우(7이닝)의 경기에서는 7이닝 이상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기록이었다.

선발투수들만 호투한 것이 아니라 구원투수들도 훌륭했다. 이 6경기에서 KIA의 구원투수들이 허용한 점수는 단 1점이었는데, 그 1점이 24일 연장 12회에 실점하여 패한 점수였다(고영창). 비록 24일 경기에서 패하면서 연승 행진은 중단되었으나 이 기간 KIA는 5승 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해보다 업그레이드된 터커, 리그 타점 1위

지난해 제레미 해즐베이커(현 호주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의 대체 용병으로 영입된 프레스턴 터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장타력 강화를 위해 체격 변화를 시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강화를 통해 벌크 업에 성공한 터커는 올 시즌 결정적인 활약들을 펼치며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KIA에는 그 동안 유격수와 테이블 세터 역할을 담당했던 김선빈이 2루수로 옮기고, 지난 해 도루왕을 차지했던 박찬호가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낙점되면서 새로운 테이블 세터를 완성했다. 이범호가 은퇴하고 김주찬의 기량이 하락한 시점에서 타점을 내야 하는 클러치 히터의 역할은 최형우와 나지완 그리고 터커에게 주어졌다.

일단 3번 타순에는 주로 터커가 배치되고 있으며, 최형우와 나지완이 그 다음 순서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그 중 터커는 23일까지 시즌 17경기에서 타율 0.369에 OPS 1.154를 기록했으며 WAR(1.12)는 리그 4위, 21타점으로 리그 타점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터커는 24일 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타율이 0.338로 하락했다. 이 날 2번 타자로 출전했던 터커가 무안타로 침묵한 까닭에 KIA는 9회가 되어서야 간신히 3-3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2회에 패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비록 24일 경기에서는 침묵했지만, 터커는 23일까지 득점권에서 0.476의 타율을 기록하며 10안타 18타점을 쓸어 담았다. 터커의 활약 여부에 따라 KIA의 승패가 갈릴 정도로 현재 KIA 타선에서의 터커의 존재감이 빛나고 있다.

장기적인 일정 바라보는 윌리엄스 감독, 이틀 연속 실내 훈련

앞서 언급한대로 KIA는 21일까지 광주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른 뒤 바로 인천으로 이동했다. 보통 KBO리그의 구단들은 평일 3연전이 끝난 목요일 밤에 이동하여 주말 3연전이 치러지는 지역에 금요일 새벽에 도착한다.

그래서 보통 금요일에는 기상 시각, 식사, 경기장 이동 및 훈련 일정이 다른 요일들에 비해 늦는 경우가 많다. KIA도 22일에 야외 훈련을 실시하긴 했지만, 다른 요일에 비해 훈련 시간대가 늦춰졌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정의 운영이다. 그런데 KIA는 22일에 야외 훈련을 진행하고 23일과 24일에 실내 훈련을 진행했다. KIA는 윌리엄스 감독이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면서 쌓였던 경험들을 토대로 KBO리그에서도 훈련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보통 경기를 치른 뒤 이동하고 나면 다음 날 훈련을 늦게 진행할 정도의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다시 시리즈의 첫 경기를 치르고 나면 훈련 시간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윌리엄스 감독의 경험이었다.

투수들이 공을 던지는 캐치볼 훈련과 타자들의 타격 연습 훈련은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땅볼을 받아내는 수비 훈련도 실내에서 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라운드에서 할 때보다는 훈련량이 줄어든다. 대신 선수들의 체력을 아낄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이러한 훈련 방식은 특히 평일에 밤 경기를 진행하고, 혹서기를 제외한 주말에 낮 경기가 포함되어 있는 KBO리그의 각 구단 일정에도 나름 유용할 수 있다. 목요일 밤에 이동하여 금요일 새벽에 도착, 금요일 밤에 1경기를 치른 뒤 주말에는 평일보다 이른 시각에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 일정 편성 때문이다.

이러한 루틴이 보통 4월 초에서 10월 초까지 6개월, 포스트 시즌을 포함하면 7개월 동안 이어진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시즌이 5월에 시작하여 11월 말에 포스트 시즌이 종료되며, 매년 시즌 중반에 있었던 올스타 브레이크마저 사라졌다. 선수들이 시즌 중간에 쉬어갈 시기가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KIA는 지난 주말 광주에서 인천까지 새벽에 이동했다. KIA 챔피언스 필드를 기준으로 다른 경기장 중 가장 먼 곳이 SK 행복드림 구장이었다. KIA는 이후 26일부터 수원에서 kt 위즈와 원정 경기를 치르며, 29일 경기부터는 다시 광주로 돌아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유일하게 호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KIA는 원정 경기 한 번만 치르더라도 가장 가까운 곳이 대전이기 때문에 10구단 중 이동 거리가 제일 길고 이런 일정이 흔하다. 광주에서 6경기를 치른 다음 6월 5일부터는 또 잠실까지 이동하여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일정 때문에 KIA는 앞으로도 경기 전 야외 훈련을 축소하고 실내 훈련을 진행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날 수 있다. KIA는 구원투수들의 3일 연투도 자제할 정도로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확실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24일 경기까지 시즌 10승 8패로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있는 KIA는 2위 LG 트윈스와 1경기 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포스트 시즌 복귀를 노리고 있는 올해에는 겨울에도 야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안배에 확실히 신경쓰고 있는 KIA가 다음 주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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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타이거즈 KIA선발투수성적 KIA선수체력관리 맷윌리엄스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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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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