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 7일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열린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 중인 장면 ⓒ 위정량
지난 7일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에서 올해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상임대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아래 전태일50주기행사위)가 출범했다.
전태일50주기행사위는 "전태일 정신 계승과 확산·실천을 목표로 민주노총·한국노총·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전태일재단 등 전태일 열사 뜻을 이어가려는 전국 170여 개 시민사회노동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출범 이후 개인 참여도 가능해 전태일과 함께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태일 50주기 범국민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시민사회노동단체 대표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출범식에서 "전태일 50주기는 단지 전태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을 넘어 배고픈 여공들을 위해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줬던 전태일 정신을 오늘도 내일도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태일50주기행사위 출범식에서는 '우리 모두가 전태일'이라는 취지로 각계각층의 발언이 이어졌다.
전태일 친구 임현재씨는 "벌써 50년 빨리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하다, 전태일은 평화시장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신음하는 어린 여성 노동자들과 손 붙잡을 사람이 없는 사람들 친구가 되고 오빠가 된 사람이었다"라며 "평화시장과 청계천의 전태일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누구나 알아보는 전태일을 만드는 데 일정 성과가 있었으나 아직도 '시다' 같은 환경에서 힘겹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그런 노동자들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올해가 전태일 50주기이자 130주년 노동절이다, 전태일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태일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는 안다"라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전태일이 외침이 있었지만 아직도 장애인은 노동자와 노동권에서 빠져있다, 사람을 편견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태일 마음으로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모두의 노동권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촉구했다.
이채은 청년유니온위원장은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을 조회하려면 공인인증서를 보유한 사람만 컴퓨터로 가능해 사무실로 부탁하러 온 회원들이 있었다, 근로기준법이 한자로 돼 있어 읽기 어려웠다는 전태일의 일화가 떠오른다"라며 "지금의 근로기준법도 지켜지지 않고 합법적인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초단시간 노동자·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적용에서 배제돼 있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망으로부터도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라며 "50년 전에는 몰라서 요구할 수 없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노동자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있다, 청년유니온은 노동자들이 온전히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차별받지 않도록 미조직 계층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대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국사회는 100년의 현대사를 지나면서 전태일 열사 분신을 기점으로 50년, 그 한가운데에서 다시 50년을 지내왔다"라며 "전태일 열사께서 손을 맞잡았던 여성 노동자들, 자신의 차비로 풀빵을 사줬던 그 마음, 그들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기 위해 거대한 벽과 맞서 분신 저항했던 그로부터 50년을 보냈다"라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그는 "50년의 시간을 보낸 지금 마천루가 즐비한 이곳 서울에서 또 다시 비정규직·여성·청년·고령 노동자 이름으로 저임금·배고픔·장시간 노동·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비정규직·여성·청년 노동자와 함께하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라는 결의를 밝혔다.
또한 그는 "전태일 연대 정신이 평등의 정신이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단결을 넘어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위해서 싸우고 헌신하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라며 "그것이 살아서 타오르는 전태일 열사 정신일 것이다, 함께 만들어 가자"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 7일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열린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동명 위원장이 발언 중인 장면 ⓒ 위정량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올해는 청년 전태일이 횃불을 밝힌 지 50년이 되는 해다, 오늘도 열사는 당당한 청년으로 실천하는 운동가로 우리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다"라며 "평등과 연대를 외친 50년이었지만 노동자 서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그는 "코로나19가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존권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목숨이 낙엽처럼 떨어지는 참담한 현실과 노동현장의 처참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라며 "가장 낮은 곳에서 어린 노동자들과 함께 하던 열사의 모습을 기억한다, 이 땅 낮은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생존권·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어 그는 ▲노동자 민중의 일방적 희생을 단호히 거부할 것 ▲각자도생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므로 전태일 열사가 온몸으로 호소한 평등의 연대에 기초해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 ▲언제나 평등과 연대를 위해 앞장설 것을 제시했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노동자와 시민에게 보내는 전태일50주기행사위 출범선언문을 낭독했다.
▲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 7일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열린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이선아 간호사와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이 출범선언문을 발표 중인 장면 ⓒ 위정량
이 자리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이선아 간호사와 이정기 서울봉제인지회장이 발표한 출범선언문을 통해 "올해는 전태일 50주기인데도 전태일이 손잡았던 시다·미싱사는 비정규직·하청노동·영세상인·청년구직자·특성화고생 등 다양한 이름으로 여전히 소외돼 살아가고 있다"라며 "소외된 이들의 애환을 드러내고 그들이 함께 희망을 꿈꾸는 사회로 나아가려 한다"라고 전태일 50주기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세계가 위기에 직면하면서 한국사회는 위기도 평등하지 않다"라며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연대기금 조성운동을 노동자·시민 속으로 넓고 깊게 펼칠 것, 더 낮은 곳을 향한 전태일의 아름다운 손·새카맣게 타버린 전태일의 손을 움켜잡고 보다 평등하고 보다 정의로운 연대를 향해 나아가자"라고 호소했다.
전태일50주기행사위는 출범식에 앞서 전태일기념관에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전태일 50주기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전태일 50주기 사업계획으로는 ▲코로나19 극복 사회연대운동 ▲근로기준법 준수·확대 시민참여 운동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제작·관람 운동 ▲노동 관련 교육·학습·체험 활동 ▲전태일 추모주간 사업 ▲전태일거리 조성 ▲문화·학술·출판 사업 ▲홍보 및 대중화 사업 ▲오는 13일부터 매주 수요일 전태일캠페인 진행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4인 이하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1인 시위 ▲전태일다리·전태일 동상을 중심으로 전태일 50주기 기념동판 새김 사업 ▲청년 전태일의 현재적 의미를 주제로 2주 1회 청년·노동·문학·여성·종교·재야·문화·예술 등 부문별 토론회 ▲전태일노래 만들기·노동미술전·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찾아가는 투쟁사업장 공연·일과 노래 순회공연·99초 영화 제작 공모 ▲10월 중순 이를 종합한 노동자와 시민 문화 한마당 등 전태일을 재해석하고 확산하는 다양한 문화 공연 등을 주요한 내용으로 결정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고통이 집중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사회연대운동을 최우선 사업으로 논의했다.
▲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 7일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서 열린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출범식에서 전태일50주기행사위 상임대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인사말 중인 장면 ⓒ 위정량
이수호 전태일50주기행사위 상임대표이자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전태일 50주기는 단순히 전태일을 기억하는 50주기 아니라 전태일로부터 시작된 나보다는 더 힘든 이웃을 생각하고, 더 어려운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평등한 세상에 대한 염원을 2020년이라는 시점에 함께 나누고 행동하며 실현하는 하나의 계기이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라면서 전태일 정신 계승을 향한 질적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웃·동료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원하고 우리 사회가 더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전태일 50주기가 되기를 바란다"라면서 노동자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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