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트와이스부터 마마무까지... '의사 작곡가' 닥터 조의 바람

[인터뷰] "대중에게 인정 받는 음악인 되기, 어느 누구보다 절실하죠"

20.04.24 11:02최종업데이트20.04.24 11:02
원고료로 응원
트와이스, 마마무, 갓세븐, 2AM, 구구단, 아스트로 등 내로라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들을 위해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고 편곡과 프로듀싱 영역까지 참여했던 활동 12년차 베테랑 음악인이 있다. 올해는 이번 달 발표된 에이핑크의 앨범에 '오버라이트(Overwrite)'란 노래의 작사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며 주가를 드높이고 있다.

닥터 조(Dr, JO)란 예명으로 꾸준히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선보여 왔는데, 의사란 전문 직업을 가진 음악가로 알려져 있다. 어느 누군가는 그가 음악을 만드는 일이 그저 취미삼아 하는 것이라 뒤틀린 시선으로 바라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시간 가까이의 인터뷰에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인정 받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음악은 연인과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음악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는 닥터 조.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회자되고 즐겨 들을 수 있는 노래로 '대중성과 실력을 겸비한 의사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닥터 조를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에이핑크 신곡 만든 닥터 조, 걸 그룹 전문작곡가로 주가 상승
 

닥터 조 ⓒ JYP퍼블리싱


- 에이핑크의 노래가 올해 발표한 작곡가의 첫 작품이다.
"그래서 정말 기쁘다. 원래 '오버라이트'는 약 2년 전 에이핑크를 위해 만든 곡인데, 발표하는 앨범의 콘셉트를 기획사 측에서는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드디어 4월 13일에 나온 9집 EP에 수록됐다."

- '오버라이트'는 어떤 곡인가?
"지워지는 기억들에 대한 아쉬움과 담담함을 담은 노래다. 컴퓨터 포맷을 하다가 사진 동영상 등 중요한 자료를 손실하면서 갖고 있던 기억들이 눈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잊혀져가는 '연인들의 사랑'을 빗대어 표현하고 싶었다."

- 에이핑크 멤버들의 이 곡 녹음 당시를 떠올려 본다면?
"올 1월 쯤 녹음작업을 했는데 멤버들 모두 10년차 아이돌 그룹의 명성에 걸맞게 임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미드 템포의 발라드 곡에 각자 자신의 감성을 담아내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오히려 내가 더 긴장을 많이 했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웃음)" 

- 현재까지 어떤 가수들과 음악작업을 했나?
"트와이스, 에이핑크, AOA, 마마무, 구구단 같은 걸 그룹 노래에 작곡, 작사 또는 프로듀싱, 편곡 등 작업에 참여했다. 남성 아이돌 팀은 2AM, 갓세븐(GOT7), 아스트로(ASTRO) 등이 있고, 솔로 가수들 중에는 원더걸스 출신 유빈, 버나드 박, 미쓰에이의 페이 씨 등을 위한 곡 작업을 했었다."

- 발표작들 중 대중적으로 성공한 곡, 완성도가 높은 노래를 뽑는다면?
"노래제목만으로도 대다수가 아는 히트곡은 아직 없다. 그래도 대중의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을 말한다면 2017년 2월에 발매돼 시간이 지난 후 인기를 얻은 구구단의 '나 같은 애(A Girl Like Me)'이다. 유빈씨의 솔로 데뷔곡 '숙녀'는 시티팝 장르로 작사 작곡 및 편곡까지 했는데 함께 했던 실력있는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도 높은 음악이 탄생돼 뿌듯했다."

- 작사만 참여한 곡들도 꽤 있다.
"트와이스의 '젤리 젤리(Jelly Jelly)'와 '딩동(Ding Dong)', 마마무의 '칠해줘'와 '봄타', AOA의 '나인티 나인(Ninety Nine)가 대표곡이다.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가사가 붙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정해진 멜로디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노랫말을 쓰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런 면이 작사가로도 나름 인정을 받게 된 것 같다."

- 2008년에 작곡가로서 첫 작품을 발표했다.
"그렇다. 그 해 3월에 나온 혼성보컬트리오 에이트(EIGHT)의 정규 2집에 담긴 '또 한걸음'을 작곡했고, 그게 정식으로 발매된 첫 작품이다. 그 당시 에이트가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가 후배 음악가 발굴 및 양성, 곡 수집 등을 위해 만든 온라인 카페 '퓨처 프로듀서'에 곡을 올린 것에서 비롯됐다. 운이 따랐다. 의과대학 예과 2학년에서 본과 1학년 때였던 시기였다."

작곡가와 의사의 삶, 상호보완 작용해

- 언제부터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나?
"중학교 때부터였다. 초등학생이었던 90년대 중반부터 박진영씨의 '날 떠나지마', '썸머 징글벨'등 우리가요를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고, 가수가 아닌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으며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어설픈 창작을 시도했다.(웃음) 그렇지만 부모님께서는 내게 확실한 직업을 가져야한다는 말씀을 하셨고, 공부를 하면서 음악도 놓지 않았다. 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틈틈이 곡 작업도 한 결과 대학재학 중 내가 만든 곡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 가족 등 주위사람들의 반대도 있었을 것 같다.
"오롯이 음악을 창작하는 직업만 가졌다면 반대가 무척 심했을 거다. 어쨌든 의사로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멜로디를 만들고 노랫말을 쓰는데 별다른 제약이 없다. 주위 사람들도 누구나 잘 아는 유명 가수들에게 내가 곡을 줬다는 걸 알고 있지만 반응이 아주 떠들썩하지는 않다.(웃음)"

- 음악인과 의사, 각각의 일 비중은 어떤가?
"솔직히 곡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모든 작가 분들이 고민하고 공감하는 부분일거다. 창작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의사로서 본분에 충실하면서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어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상호보완이 되고 있다."

- 의사란 직업을 갖고 있어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지 않나?
"겉으로 보기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단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절심한 마음'으로 멜로디를 떠올리고 가사를 써나간다. 학업과 병역으로 몇 년 공백기도 있었지만 12년 동안 인기가수들과 다수의 작업을 했다. 그렇다고 '히트곡 작곡가'도 아니다. 그러기에 음악을 향한 마음이 더욱 절실하다. 지금 내가 한 가지 직업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음악을 만드는 작가일 거다. 다시 태어나서도 말이다."

작년의 긴 공백, 올해 활발한 창작활동의 계기돼
 

닥터 조 ⓒ JYP퍼블리싱

 
- 작년에 작품 활동이 거의 없었다. 슬럼프를 겪었나?
"힘들었다.(웃음) 나은 환경에서 음악작업을 하기위한 계획을 실행하려 했지만, 현실의 외부 요인들로 인해 창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몸도 아프고 마음도 무거웠다. 결국 슬럼프로 이어져 나만의 해소 방법인 여행을 통해 치유를 해나갔다. 올해 좋은 작품을 낼 수 있지 않을까?(웃음)"

- 어떤 뮤지션들과 곡작업을 하고 싶은지?
"최근 몇 년 사이 여성 아티스트들과의 음악작업이 꽤 있었다. 혹시 기회가 생긴다면 솔로 가수는 청하씨, 걸그룹 중에서는 ITZY(있지)를 위해 곡을 쓰고 싶다."

- 올해 계획을 알려 달라.
"작년의 긴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곡을 만들어 회사에 보내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신곡 및 앨범에 내 노래가 들어갈 수 있도록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그에 상응하는 결실을 맺는 것이 계획이자 목표다."

- 음악인으로서 품고 있는 꿈은?
"거창할 수도 있지만 시대와 공간을 넘어 수많은 이들에게 영원히 회자되는 노래를 만든 음악가가 되고 싶다."
닥터조 의사 에이핑크 OVERWRITE 트와이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