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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 생활' 키다리 할아버지는 현실에도 있을까?

[주장]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은 우리에게 최후의 의료안전망이 되어줄 것이다

등록 2020.04.23 17:20수정 2020.04.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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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의료진'이 위대해 보이는 순간이 있었던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사와 간호사들 그리고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차단하는 역학조사관들까지. 감염자 수가 줄고 완치자들이 늘어나면서 대한민국 의료진의 실력과 헌신성이 돋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tvN 의학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5명의 주인공 모두 의사로서 훌륭한 실력과 태도를 갖추고 있지만 특히 소아과 의사인 정원(유연석 분)의 행보가 갈수록 궁금증을 자아낸다. 수술비가 없어서 생사를 오가는 응급 환자들에게 거액의 수술비를 지원하는 후원자 '키다리 할아버지'의 정체가 바로 정원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연석이 연기한 정원 남몰래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수술비를 후원하는 정원 ⓒ tvN

    
정원은 자신의 월급 대부분을 키다리 할아버지 후원금으로 사용한다. 병원의 실질적 소유주인 자신의 지위를 통해 얻어낸 VIP 병실의 수입 역시 후원금으로 사용한다. 정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아동, 법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 가리지 않고 도와주는 그야말로 '언성 히어로'다.

그렇다면 이런 키다리 할아버지가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도 존재할까? 병원비, 수술비가 없는 환자들은 어디로 가야 이런 키다리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메디컬 푸어'를 막다

수술비가 부족한 환자들은 우선 병원의 사회사업팀(사회복지팀)에 도움을 받는다. 사회사업팀은 병원 내 환자들을 중 수술비가 부족한 저소득층, 희소질환 환자들에게 의료비 지원을 해줄 수 있는 후원 기관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연결된 '키다리 할아버지'들은 소득 수준과 지원 범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환자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한다.
   

서울대학병원 의료비 지원 항목 ⓒ 서울대학병원 사회사업실



서울대학교 병원의 경우 중위소득 기준 80%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략 1인 가구 기준으로는 월 140만 원 이하,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월 380만 원 이하다. 내부 기준이 없는 병원의 경우 후원 기관의 기준에 맞춰 심사한다. 심사 기준은 기관이 정한 질병, 소득 수준, 연령 등으로 정해진다.
     
'문재인 케어'의 핵심 중 하나인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도 키다리 할아버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메디컬 푸어'가 되는 것을 막고자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시행된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 이후 지원액도 평생 최대 2천만 원에서 연 최대 3천만 원 이하로 증가했고, 지원 대상도 중위 소득 80% 이하에서 중위 소득 100% 이하로 넓어졌다.

지원 기준 소득보다 다소 높은 중위 소득 100% 초과 200% 이하도 개별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신청자의 소득수준 대비 의료비 부담과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중산층들에게도 국가가 최후의 의료안전망이 되어줄 수 있다.
 

재난적 의료비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 ⓒ 국민건강보험공단

 
키다리 할아버지는 한 개인이나 사회 공헌 단체일 수도 있지만 이처럼 국가 제도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자신이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몰라서 못 챙기는 일이 없도록 기관 차원의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슬기로운의사생활 #키다리할아버지 #재난적의료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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