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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래, 민주당이 얻지 못한 호남의 한 석

[주장] 도로공사 비정규직 해고 사태, 정부여당 이번엔 제대로 해결해야

등록 2020.04.20 14:34수정 2020.04.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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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된 한국도로공사 수납원들이 이강래 민주당 후보 사무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 박성철


촛불혁명 이후 첫 국회의원 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돌풍으로 마무리 됐다. 87년 6월 항쟁 후 첫 국회의원 선거인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일약 제1야당으로 급부상한 평민당의 호남 황색 돌풍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신생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획득한 17대 총선과도 비교할 수 없는 메가톤급 돌풍이다. 끝까지 개혁을 발목 잡는 수구 보수세력을 국민이 다시 한 번 심판해 주었으니 촛불혁명을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일 것이다.

한가지 눈여겨 볼 결과는 이러한 돌풍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가지 못한 호남의 한 석이다. 광주·전남·전북 28개 선거구에서 27석을 싹쓸이 하는 와중에도 전북 임실·남원·순창 선거구에서는 국민의당 출신 무소속 후보가 이겼다. 2019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한국도로공사 소속 1500여 명의 톨게이트 수납원 집단해고 사태의 장본인인 이강래 전 사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곳이다.

호남 지역구의 거물급 민생당 후보들이 모두 낙선했고, 낙하산 후보 논란과 지역 민심을 역행한 선거구 획정 논란으로 반 민주당 정서가 거셌던 순천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승한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대법원의 직접고용 판결에도 불구하고 평균 나이 52세의 여성 노동자들을 8개월간 서울 톨게이트 지붕 위로, 청와대 아스팔트 앞으로, 김천 도로공사 본관 로비로, 민주당 지역구 의원 사무실로 몰아넣었던 장본인이다. 또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사태를 벌여놓고도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고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도로공사 사장직을 중도 사퇴하고, 심지어 선거과정 중에도 '자신이 끝까지 원칙을 지켜주어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모범사례가 되었다'는 박근혜식 유체이탈 화법과 같은 말을 쏟아냈다. 

이런 사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동료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상처를 준 사람을 심판해 달라는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들의 호소가 당락을 결정한 전부는 아니겠지만 당락을 결정한 3.1%의 표차에는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이러한 민심과 노동자들의 눈물을 보려할지는 의문이다. 아니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미 외면을 넘어 역행해 가고 있다고 느낀다. 이강래 전 사장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추천한 것부터 이미 그런 것이지만, 지난 4월 10일 취임한 한국도로공사 김진숙 신임 사장이 스마트톨링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한 말은 외면과 역행을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2023년까지 자회사 수납원들이 대부분 정년 퇴직해 문제가 없다는 사실 왜곡(한국도로공사서비스 새노조에 따르면 자회사 수납업무 인원 5700여 명 중 2023년까지 정년 퇴임하는 사람은 1000여 명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까지 덧붙여 그 의지를 밝혔다.

법원 판결에 따라 불법파견 행위를 사죄하고 직접 고용을 했어야 할 한국도로공사가 수납원 노동자들에게 온갖 회유와 법적 판결의 권리까지 포기시켜가며 자회사로 몰아넣으면서 했던, 고용안정을 위함이라는 허울 좋은 위선까지 다 걷어내며 그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과 효율을 우선하며 탐욕스러운 자본의 배를 채워주었던 지난 정권의 철학과 다르지 않는 행태다.

촛불혁명을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안다면 김 신임 사장이 맨 먼저 달려갔어야 할 곳은 입사 연도에 따른 갈라치기와 온갖 민·형사 소송에 괴로워하는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그의 일성은 상처받은 노동자들에 대한 사죄와 고소·고발 취하, 조건없는 직접고용과 업무 및 근로조건에 대한 성실협상 약속이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7대 총선 153석의 열린우리당이 졸속적인 한미FTA 협상타결, 이라크 전쟁 파병, 파견법 개악 등 온갖 헛발질을 하면서 백년 정당 운운하다 4년이 채 못 돼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결과로 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국민들이 어떠한 수난을 겪었는지를 반성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 성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지 않기에 그 성찰을 강제할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높여가야 하겠지만.

마지막으로 그들의 성찰을 돕기 위해 페이스북에 올라온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예은이 엄마의 글을 올린다.

6년 전 국회 노숙 때
진상규명을 위해 협상하지 말고 
싸워달라고 했을 때
민주당은
의원 수가 적어서라고 했다.

국민들이 총선에서 전폭적인 지지로 
의석 수를 늘려주었을 때
왜 아직도 소극적이냐고 하니
집권당이 아니라서라고 했다.

국민 촛불로 박근혜가 탄핵되고
민주당이 집권당이 되어도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묻자
사사건건 통합당이 발목 잡아서라고 했다.

이제 그 마지막 이유도 사라졌다.
국민은, 유가족은, 우리 아이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이제 민주당과 정부가 할 일만 남았다.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 단원고 2학년 3반 유예은 엄마 박은희
덧붙이는 글 박성철 기자는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부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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