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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게만 보이는 세 청춘의 방황... 이들이 주는 깨달음

[미리보는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가 전한 가장 청춘다웠던 순간

20.04.08 18:21최종업데이트20.04.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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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포스터 ⓒ 디오시네마

 
대부분의 청춘, 혹은 그 시기를 지나온 많은 이들은 사랑의 열병을 앓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빛바랜 사진처럼 남아있기도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할 그 순간을 진하게 담아낸 영화가 곧 개봉한다.

비틀즈의 인기곡 제목을 따온 일본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어쩌면 사회나 기성 세대의 눈에는 철없어 보일 세 청년의 얘기다. 서점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후리타(정규직 외 아르바이트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일컫는 일본어)인 나(영화 속 화자, 에모토 타스쿠)는 동료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와 우연히 마주치고 술을 마시며 연인 비슷한 관계로 발전한다. 

관계가 깊어질 즈음 룸메이트 시즈오(소메타니 쇼타)가 두 사람 사이에 친한 친구로 등장하며 이야기가 본격화된다. 순간의 감정과 생각에 모든 것을 걸 수도 있는 청춘답게 이 지점에서 여러 사건의 갈래가 시작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우정과 사랑의 경계, 질투와 원망의 감정이 묘하게 뒤섞이며 세 인물은 저마다 자신의 선택을 내린다.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함이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에도 담겨 있다. 선을 넘을 듯 말 듯 속을 알 수 없는 나를 두고 사치코는 답답함을 내비치고, 그 틈에 시즈오가 사치코에게 다가간다. 나는 도무지 그런 관계의 변화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스틸 컷 ⓒ 디오시네마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스틸 컷 ⓒ 디오시네마

 
'속을 알 수 없는 것 같지만 적어도 겉과 속이 같은 사람'. 나를 향한 시즈오의 평가다. 나 역시 '공기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속으로 되뇌곤 한다. 과연 청춘의 치기일까. 이야기의 방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 가능한 흐름으로 가는데 그 과정이 뻔하지 않게 묘사된다. 치기라고 치부하기엔 그들은 자신의 삶을 나름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컷 전환이 많지 않고, 각 신 자체가 긴 편이다. 대중성을 고려한다면 나쁜 선택인데 세 사람의 정서와 감정에 동화되기엔 이만한 방법은 또 없어 보인다. 아무렇지 않게 제시되는 이들의 일상을 스크린으로 바라보다 보면 영화 속 내가 품었던 사치코에 대한 첫 느낌이 영화 말미에 되살아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한 줄 평: 농밀한 청춘의 정서가 그 해 여름에 오롯이 녹아 있다
평점: ★★★☆(3.5/5)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관련 정보

감독: 미야케 쇼
원작 소설: 사토 야스시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출연: 에모토 타스쿠, 이시바시 시즈카, 소메타니 쇼타
러닝타임: 106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4월 16일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일본 청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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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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