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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유행 신호탄? 의료계 긴장... 시간이 많지 않다

[이왕준의 감염병 시대 '뉴노멀' ②] 코로나19 장기전 체제로 빠르게 전환해야

등록 2020.04.09 07:16수정 2020.04.0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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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한병원협회 신종코로나 비상대응실무단장을 맡고 있는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의 글을 연재합니다. 외과의사인 이 이사장은 2009년 신종플루 때는 대한병원협회 상황실장, 2015년 메르스 때는 대한병원협회 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 때마다 대응을 해왔습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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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의료진 일부가 '코로나19' 집담 감염된 것이 확인되어 1일부터 병원 전체가 폐쇄된 경기도 의정부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직원, 환자, 보호자와 간병인 등 2천여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가 실시됐다. 주차장에 마련된 안심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 권우성

 
지난주를 지나면서 의료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엄청난 위기감을 표하고 있다. 병원에 있는 사람들도 10주 전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보다, 한 달 전에 대구·경북의 확진자가 피크를 찍었을 때보다 오히려 더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지금부터 코로나19가 제2의 메르스 사태로 진전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신호탄이 의정부 성모병원과 아산병원에서의 감염이다. 다행히 아산병원은 조기 차단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의정부 성모병원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병원에서 매개된 2차 감염이 다시 지역사회에서 3차, 4차 감염으로 퍼져갈 수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3월 이후 수도권에서 지역감염 추세는 아직도 계속 상승 중이다. 더욱이 유럽과 미국의 판데믹을 피해 교민과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면서 해외유입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전염병의 만성화에 대응한 장기적 진지전으로 전환할 때
 

경기도 신규확진자 수 추이(경로 별). 임재균 교수 작성 ⓒ 임재균


그러므로 병원과 의료기관을 재정비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으로 재구축하는 것이 향후 방역대책의 '핵심고리'일 수밖에 없다. 장기전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병원 현장에서는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코로나 방역진료와 함께 일반진료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둘째는 현재의 '비상'적 구조를 '항상'적 구조로 바꾸려면 의료인력를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가다.

핵심 이슈는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의 안정화다. '코로나 outbreak' 상황의 비상적 기동전을 전염병의 만성화에 대응한 장기적 진지전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거시적 측면에서 콘트롤타워의 재정립이 이루어져야 하고 의료기관 간 역할 재정립을 해야 한다. 미시적으로는 모든 병원들의 응급실, 중환자실, 입원병동, 외래의 구조와 작동체계를 개조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권역별, 지역별 콘트롤타워를 재정비하고 민관협력체를 구성해서 현장 중심으로 정보 교류할 수 있는 즉각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래야 대구·경북 같은 급박한 사태가 오더라도 현장통제가 가능하다. 특정 지역에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을 때 이를 시뮬레이션해서 환자분류(Triage)와 배치, 의사결정과 정보교류가 실시간에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세팅하고 계속 훈련해야 한다. 의료현장은 비상사태에 대해 아직도 '깜깜이'다.

공간과 인력의 재조정, 정부도 적극적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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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중증환자가 9일 서울 양천구 감염병 전담병원인 서남병원에 후송되어 음압 바이오백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 이희훈

 
더불어 의료기관 간 역할분담에서 핵심은 중환자 치료역량이다. 단순하게 몇 개의 중환자 병상이 비어 있는가 또는 음압격리병실이 가동 가능한가가 아니라 코로나19에 투입가능한 병상, 장비, 인력을 추정하고 단계별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공호흡기나 ECMO 장비의 여유분도 문제이지만 의료인력은 사실상 탄력성이 없다. 격리병상에는 보통 일반 중환자 케어의 최소 3배 인력이 투입된다. 결국 일반 중환자를 케어하는 인력을 축소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중증환자(전체 코로나 환자의 5~15%)의 배분과 치료역량의 리디자인을 해야 한다(생활치료센터나 지방의료원이 경중과 중등도 환자 관리를 맡고 있지만 이에 대한 예측 시나리오도 공유되어야 한다).

미시적 측면에서,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각 병원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리디자인하는 작업은 빠를수록 유리하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개조작업이 일회용 임시방편이 아니라 차제에 계속 반복될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구조적 대응 방편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

먼저 응급실과 외래가 2트랙 구조로 나뉘어야 한다. 천막이나 임시로 설치된 선별 진료소와 안심외래가 병원 내의 항상적 구조로 들어가야 한다. 열성 호흡기 응급실과 외래가 기존 응급 및 외래공간과 완전히 분리되어서 가동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한 새로운 수가정책도 획기적으로 만들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입원병실과 중환자실도 열성 호흡기 유닛과 일반 환자의 치료공간과 인력도 분리되어야 하고, 특히 코로나 유행기간에는 중간단계의 버퍼(완충) 영역, 즉 여차하면 폐쇄가 가능한 꼬리짜르기식 차단병동(Quarantine Unit)도 운영해야 한다. (명지병원은 2월 말부터 ASU:Admission Screening Unit, PSU: Pneumonia Survaillance Unit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2부터 입원환자 전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병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입원하는 환자 전수에 대한 PCR 검사(코로나19 검사)도 필수다.

현재의 소강상태는 수도권 대유행의 전조기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좀 더 기민하고 속도전 있는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 장기전으로의 이행은 당장 다가올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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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과 수도권 지역을 따로 분리해서 도표화한 신규 확진자 수 추이 (명지병원 임재균 교수 작성) ⓒ 임재균

 
[이전 기사: "코로나19 언제 끝날 것 같습니까?" 이 질문에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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