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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자도 오세요" '코로나 19'가 만든 초대형 콘서트

레이디 가가부터 폴 매카트니, 빌리 아일리시까지... 힘을 모은 뮤지션들

20.04.08 11:08최종업데이트20.04.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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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 콘서트 'ONE WORLD : TOGETHER AT HOME'는 4월 18일, 오후 8시(현지 시각) 전세계로 송출된다. ⓒ Global Citizen


1985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극심한 기근이 발생했을 때, 밥 겔도프는 퀸, 데이비드 보위, 엘튼 존, 폴 매카트니, U2 등 수많은 스타들을 웸블리 스타디움에 모아,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를 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클라이맥스는 이곳에서 펼쳐진 것이다.

'라이브 에이드' 같은 공연이 웸블리 스타디움이 아닌 태블릿 PC와 노트북, 스마트폰 속에서 열린다면 어떨까? 오는 18일, 'One World: Together at Home(하나의 세계: 집에서 함께)' 콘서트가 열린다. 이 콘서트는 코로나 19 바이러스(COVID-19)의 종식을 기원하는 한편, 현재 최전선에서 방역에 힘을 쏟고 있는 간호사, 의사 등 보건 당사자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콘서트를 개최한 주체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Lady Gaga), 그리고 꾸준히 자선 콘서트를 주최해 온 '글로벌 시티즌(Global Citizen), 세계무역기구(WHO)다. 이미 콘서트에 앞서 3500만 달러(약 450억 원)의 모금액을 WHO 측에 전달했다.
 
7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전 세계 감염자가 130만 명을 넘긴 가운데, 미국 상황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자 수는 36만 명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는 1만 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의 확진자 수를 상회하는 수치 만큼의 사망자가 미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사태 초기 코로나 19를 낙관하는 듯 발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상황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위기'라고 정의했다.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 응원에 힘을 보태기로 한 뮤지션들이 있다. 얼마 전 그래미 어워드에서 4개의 본상을 모두 수상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lish ,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 그린데이의 빌리 조 암스트롱, 펄잼의 에디 베더, 존 레전드, 피아니스트 랑랑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이름을 올렸다. 비틀즈 출신의 폴 매카트니(Paul Mcaartney)와 엘튼 존(Elton John) 등 거장들 역시 참여했다. 이들은 전문 공연장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 콘서트의 라인업에는 대중 가수뿐만 아니라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배우 이드리스 엘바(그는 코로나 19 확진을 받기도 했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 다양한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각자의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 지미 팰런과 지미 키멜, 스테판 콜버트도 진행에 나선다. 이 대규모 콘서트는 미국 방송국 ABC, NBC, CBS 등의 채널을 비롯한, 유튜브와 애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 공연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 시각으로 오는 19일 오전 9시부터 이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1985년 '라이브 에이드'가 그랬듯, 대규모 자선 콘서트가 하루 아침에 세상을 재난으로부터 구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폴 매카트니가 'Let It Be'를 부른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가사처럼 하루 아침에 잘 풀리지는 않을 테니까. 그러나 음악과 예술의 존재 의의는 퇴색되지 않는다. 예술은 지난한 과거와 현실을 위로하는 한편, 이상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티즌의 창립자인 휴 에반스는 '자기가 속한 나라나 인종뿐 아니라, 자신을 인류 그 자체의 구성원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국가와 인종, 젠더를 초월한 지지와 연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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