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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 대멸종 후 생태계 회복에 1000만년 걸려

[김창엽의 아하! 과학 53] 중국 연구팀 분석... 기존 연구보다 500만년쯤 짧아

등록 2020.04.06 14:47수정 2020.04.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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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제외하고는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스스로 대규모의 멸종을 초래할 수 없다. 오로지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재앙과 같은 기상 변화가 일어나거나, 대형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는 등의 생물 외부적 요인만이 대멸종을 불러올 수 있다.

지질학적 연대인 이른바 페름기 말기의 대절멸 사건도 지구상에서 일어난 여러 차례의 대멸종 가운데 하나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2억 5200만년 전에 일어난 이 대멸종으로 인해 육상 생물 종의 75%가 지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페름기 대멸종 사건과 생태계 회복을 보여주는 화석들. 사진 A,B,C는 물고기의 분변. D,E는 현미경으로 본 물고기 분변의 단면. F,G 는 풍뎅이, H는 물고기, I,J는 새우 화석이다. ⓒ NIGPAS

 
그렇다면 지구 최후의 날을 연상시키는 대절멸로 인해 황폐해진 생태계가 회복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렸을까? 중국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호수와 토탄 덩어리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숲 생태계가 복원되기까지 길게는 1000만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중국 과학원 산하 난징 지질 및 고생물학 연구소의 왕보 교수팀은 지층 조사를 통해 지상의 생물상이 회복된 시점을 추정했다. 연구팀은 해양 및 수중 생태계가 실질적으로 상당 부분 복구되는 데는 대략 800만~1000만 년이 걸렸으며 완전 회복은 2억 년 전쯤에야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과학원 산하 난징 지질 및 고생물학 연구소(NIGPAS)가 페름기 대멸종 조사를 진행한 중국 오르도스 분지 현장 모습. ⓒ NIGPAS

 
그러나 해양 및 수중 생태계의 회복 패턴은 고생물학이나 고지질학 분야에서 종잡기 어려운 분야이다. 민물 화석 등의 기록이 매우 파편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현장조사를 한 지역은 중국 북부의 오르도스 분지로 이 곳의 3개 가장자리 지점에서 층서학, 퇴적학, 고생물학 연구를 진행했다.

동위원소 연대 측정 등을 통해 추정된 바에 따르면, 대절멸 이후 이 지역에서 호수다운 호수가 다시 형성된 것은 2억4200만 년 전이었다. 즉 대절멸 후 1000만 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호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기존 화석 기록 등에 따른 추정보다는 500만 년 정도 생태계 회복 시점이 더 이른 것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숲 생태계 회복 시기는 이른바 '석탄 갭' 시기와도 잘 일치한다. 세계적으로 페름기 말기부터 시작해 석탄층이 형성되지 않은 시기가 1000만 년 정도 되는데, 바로 이 시기는 숲 생태계가 회복되는 기간이었던 셈이다.
#대멸종 #지구 #생물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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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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