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코로나191937화

서울재활병원이 코로나 방역 모범 사례가 된 이유

2월 25일 확진자 발생과 동시에 폐쇄한 후 3월 11일 재가동하기까지

등록 2020.04.02 14:45수정 2020.04.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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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재활병원

 
2월 25일 서울재활병원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이는 서울시에서 두 번째로 발생한 병원 내 확진으로, 메르스 때의 병원 내 집단감염을 떠올리게 하여 지역사회의 공포감을 고조시켰다.

서울재활병원은 장애인 환자가 다수이고 병원 규모가 작으며 병상이 밀착되어 있어서, 병원 내 감염자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병원과 동일 법인 소속의 사회복지거주시설, 학교, 종합복지관 등이 한 지역에 있어 기관 내 감염자도 많을 것으로 우려되었다. 그러나 병원 및 기관 내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추가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병원은 2월 25일 확진자 발생과 동시에 폐쇄되었으며 3월 11일 재가동되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병원 내 집단감염이 일어났는데, 서울재활병원은 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서울재활병원이 추가 감염자 발생을 막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병원 측의 선제적 활동과 신속한 의사결정, 직원들의 자발적 협력 그리고 상호 개방적인 소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전 자체적 위생수칙 및 방역 강화, 내원객 및 직원관리를 강화하였으며, 1월 말부터 병원내 감염관리위원회를 가동하고 2월 22일에는 병원 내 코로나19 대책본부를 자체 구성하였다. 직원 중 한 명에게서 의심증상이 발현되자 병원 측은 즉시 검사를 받도록 조치하였으며, 양성 판정이 나오자 즉각적으로 자체 폐쇄조치를 했다.

폐쇄조치 이후 병원 측은 서울시에서 투입한 즉각대응반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였으며, 직원들에게도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였다. 병원 소속 법인 또한 산하 민간 복지 시설 간 대책 회의 운영 등 적극적 조치로 관련 기관 내 감염을 차단하였다.

직원들의 대응 또한 돋보였다.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던 확진자는 병원이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다. 또 최소한의 인원이 입원 환자들을 돌봐야하는 상황에서도 직원들은 직접 방호복을 입고 병원 내 소독작업을 밤낮으로 진행하였다. 입원치료를 받는 확진 직원, 자가격리 중인 직원, 근무하는 직원 모두 서로 격려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하였다.

이러한 성공적인 대응의 핵심 가치는 민주성이다. 민주성은 리더(main influencer)에 따라 발휘되는 정도가 다르며, 민주성과 리더십이 긍정적으로 상호작용 할 때 공공성(public interest) 기반의 조직 문화가 만들어진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대응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민주성이 강한 미국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리더십의 문제로 대응이 늦어지고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자발적인 협력이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인식하는 메시지에 민주성이 있을 때, 공공성이 조직 문화의 대표가치가 되었을 때, 구성원들의 행동을 유발하는 사회동원(social mobilization)이 가능하다.

감염병은 산식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학의 논리만으로 대응의 범위와 규모가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했을 때, 그리고 그 대응이 민주성 기반의 조직 문화에서 발현되었을 때, 감염병은 대응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코로나 #신종 감염병 #서울재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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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 시립병원정책본부 부연구위원/팀장, 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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