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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재판' 앞둔 최성해 "내가 결재 안 한 표창장 있긴 있어"

최 전 동양대 총장, '본인 미결재 표창장' 첫 인정... "정경심, 표창장 절차 지키지 않았다"

등록 2020.03.18 18:03수정 2020.03.1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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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에서 열린 '제16회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최성해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6.3.25 ⓒ 연합뉴스

 
최성해(67) 전 동양대 총장이 본인이 결재하지 않은 정식 표창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다.

최 전 총장은 오는 30일 정경심 교수(동양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 교수는 '딸 표창장 위조' 등 사문서 위조 건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내가 외국에 나가거나 그러면 부총장이 결재"

최 전 총장은 17일 오후 통화에서 '총장 시절 본인이 결재하지 않은 표창장도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런) 표창장이 있다"고 두 차례 걸쳐 답했다. 그러면서 "표창장보다 졸업장도 직인이 들어가는데 워낙 사람이 많으니까 조교들이 직인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전 총장은 '(총장이 아닌) 부총장이 결재한 표창장도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내가 외국에 나갔다든지 그러면 부총장이 결재한다"고 답했다.

그동안 최 전 총장은 검찰이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자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총장 직인 사용을) 승인한 바 없고, (공문을) 결재한 바 없다", "(상장엔) 총장 직인이 찍혀야 되고 직인은 나한테 결재를 맡아야 되는 것"이라면서 "정경심 교수 딸의 표창장은 위조됐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날 처음으로 본인이 결재하지 않은 표창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접 시인한 것이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12월 23일자 기사 <최성해 총장 결재 없는 표창장 공문 나왔다>(http://omn.kr/1m38i)에서 2012년 10월 20일 시행된 동양대 '수료증과 표창장 발급' 공문(공문번호 교양-022)은 최성해 총장이 아닌 황종규 부총장이 전결(기관장을 대신해 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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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동양대가 시행한 공문. ⓒ 제보자

  
최 총장은 정경심 교수 재판에 검찰 쪽 증인으로 채택된 것과 관련해서는 "가서 사실대로 얘기할 것"이라면서 "나는 (표창장을) 위임한 적이 없고 학교에서 알아보니까 '위조가 됐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가 절차를 지키지 않고 표창장을 줬다"고 주장했다.

최 전 총장과의 전화통화는 17일 오후 두 차례에 결쳐 모두 15분간 진행했다.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인터뷰 내용을 발언한 시간순서대로 싣는다.

최성해 "오라는데 가야지, 정경심 재판 증인 출석 할 것"
 

- 요즘 건강 괜찮나?
"건강 좋은 사람이 어디 있나. (코로나19로) 신경이 하도 많이 쓰여 가지고 건강 좋은 사람 없을 것이다."

- 오는 30일 정경심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나?
"그렇다. 갈 것이다."

- 가서 표창장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 것인가?
"사실대로 얘기를 할 것이다. 나는 (표창장을) 위임한 적이 없고 학교에서 알아보니까 '위조가 됐다'고 보고를 받았다."

- 증인 출석에 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라는 데 가야지."

- 검찰 쪽 증인이더라.
"그러냐? 나는 아직 (출석 통지서를) 못 받아 봤다. 가는 거는 뉴스를 보고 알았다."

- 최 전 총장 본인이 직접 결재하지 않은 표창장이 있지 않은가?
"(그런) 표창장이 있다. 표창장이 있다. 표창장보다 졸업장 그런 것도 직인이 들어가는데 그거는 워낙 사람이 많으니까. 직인 찍는 데서 조교들이 찍는다. 그런 거는 그렇다. 사실 직인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거다. 직인은 궁중으로 치면 옥새 같은 건데 학교를 대표하는 것이다."

- 표창장 수여 공문이었는데도 부총장만 결재한 경우가 있었다.
"그 때는 내가 외국에 나갔다든지 그러면 부총장이 결재를 한다. 내가 없을 때는 당연히 부총장이 결재를 해야 할 것 아니냐."

- 최 전 총장이 재임할 때 출장이 잦았다고 하는 것이 교수들 얘긴데...
"교수들은 직접적으로 (표창장에 대해) 결재 맡을 건수가 없다. 행정직원들이 나하고 결재를 맡는다."

정경심 딸 표창장 관련 "위임한 적 없고, 위조됐다 보고 받아"

- 표창장도 본인이 무조건 100% 다 결재한 건 아니지 않나.
"그렇다. 아니다. 표창장도. 내가 없을 때는 부총장이 한다. 상세히 설명하면 표창장을 주게 되는 내용을 결재를 맡는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표창장 누구누구에게 나가기로 한 것인지 결재를 해준다. 직원이 결재 받은 서류를 보고 엔트리 넘버(표창장 일련번호)를 준다. 그 다음에 엔트리 넘버를 갖고 출판부에 가서 표창장을 인쇄한다. 그 때 번호가 찍힌다. 그런 다음 일련번호 맞나 안 맞나 확인하고 직인을 찍는 것이다. 내가 위임하고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절차가 딱 있다."

-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 수여) 절차를 지키기 않았다는 것인가?
"그렇다."

- 총장이 누가 표창장을 받았는지 모두 기억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 내가 하나하나 기억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경심 교수 딸과 아들은 기억한다. 2012년쯤에 조국 교수까지 함께 만나서 네 번 정도 함께 식사를 했으니까. 설마 내가 그런 것 거짓말 하겠느냐."

- 표창장 결재 공문 자체에 학생 이름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정경심 교수 딸 이름이 빠진 결재 공문이 존재할 가능성은?
"그건 제가 안다. (표창장 수여 시점이) 표창장을 한두 명 씩 줬다. 내가 여기(동양대 총장실)에 있을 때니까."

일련번호 형식 다른 표창장은? "다른 교수들이 따로 만들었을 것"
 

- 학생 하나하나 이름을 살펴보면서 표창장 결재를 하는가?
"내가 설사 부총장에게 위임을 했다고 해보자. 위임을 했더라도 절차는 우리 학교 원칙대로 해야 한다. (표창장) 엔트리 번호를 받고 출판부에서 찍어서 엔트리 번호 박힌 걸 다시 확인하고 (직인을) 찍어주는 것이다. 우리 대학 엔트리 넘버는 형식이 정확히 있다. 정경심 교수 딸이 받은 표창장은 엔트리 넘버도 우리 학교 것이 아니다."

- 그런데 엔트리 넘버 형식이 다른 표창장이 여러 개 발견됐다.
"엔트리 넘버가 다른 것은 (정경심 교수 표창장만이 아니라) 다른 ◯◯◯ 교수 등의 교수들이 따로 (위조해서) 만든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된 것 같다."
#최성해 #조국 #정경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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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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