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정당별 교육공약을 보고 든 생각

[총선 주자들이여, '교육과 계층'에 답하라 ③] 각 정당이 말하는 '공정'은 같은 의미일까?

등록 2020.03.13 15:28수정 2020.04.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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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확대 반대! 교육 불평등 해소와 시험 만능 입시경쟁교육 철폐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이 2019년 10월 28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교육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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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3일 당시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대입 학종 폐지 및 정시 확대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전기사: 신분상승의 꿈을 꿀 수는 있으니 영화 '기생충'은 해피엔딩?]

4.15 총선을 앞두고 대부분의 정당들이 교육이나 청년 관련 공약으로 '공정'을 말한다. 공평과 정의의 합성어 공정. 대체 무엇이 공정인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으나 앞선 글의 계층론에 입각해 보자. 

기능론(자유주의)자들에게는 계층 피라미드는 존속하되 그 내부에서 개인들이 능력과 노력에 따라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회, 특히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이 가능한 사회가 공정사회다. 갈등론(사회주의)자들의 관점은 생략하고 사회민주주의자들의 눈으로 본다면 계층 피라미드 자체를 파괴하는 것, 교육이 신분상승의 도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진정으로 교육권을 보장받고 행복할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가 공정사회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각 정당은 무엇을 공정사회로 설정하고 있는 걸까?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정시 확대와 사시 부활로 공정사회 열겠다"

4.15 총선 대비 교육공약을 가장 먼저 발표한 곳은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었다. 지난 1월 17일 자유한국당은 '개인의 성장을 위한 자유와 공정이 보장되는 교육'을 모토로 내걸고 대입 정시 확대,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정책 원상회복, 선거연령 만 18세에 상응한 취학 연령 낮추기 등의 공약들을 선보였다.

정치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역시 '공정'을 앞세웠다. 국민의당은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혁신 방안'으로서 '로스쿨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를 공약했다.

미래통합당이나 국민의당의 공정사회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재인 및 노무현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들에 그저 딴지를 걸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거다. 또 조국 사태 당시 특히 자유한국당이 확산시키려 노력한 반조국, 반문재인 정서를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자 정치판에 소환된 것에 불과한 교육공약들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어쨌든 이들은 '정시(수능시험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대입전형) 확대'와 '사법시험 부활'을 공정사회를 만드는 중요 대안이라고 본다. 왜 그럴까. 나는, 이들이 믿는 공정성이 '측정의 공정성'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시와 사법시험은 모두 '표준화된 시험'이다. 표준화된 시험은, 한 날 한 시에 오지선다형 등 객관화된 문제를 풀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1등부터 꼴등까지 차등을 두는 데에 효과적이다.

즉, 다른 건 몰라도 측정의 공정성, 형식적 공정성만큼은 최대로 이룰 수 있다. 측정의 공정성을 달성하려면 풀이할 시간을 충분히 주거나 대부분이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면 안 된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문제도 안 된다. 수능시험의 경우 수학 문제들을 두 세번 꼬아서 출제해야 점수차가 잘 벌어지며 '공정'해진다.

결국 정시 확대, 사법시험 부활로 이루려는 측정의 공정성은 '줄세우기'와 관련된다. 서열화된 대학, 서열화된 직업, 서열화된 삶 자체의 공정성은 관심사가 아니다. 소수만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고 소수만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계층 피라미드의 존재가 공정한가 하는 문제의식 자체가 측정의 공정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피라미드 속에서 한 날 한 시의 통일된 시험을 치르는, 그래서 채점자의 주관이 최대로 배제된 방법으로 신분상승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그 사회는 공정사회다.

이런 점에서 '공정사회'를 이루겠다며 정시 확대, 사시 부활 카드를 꺼낸 위 두 정당들의 교육‧계층에 대한 관점은 앞선 글의 기능론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계층 피라미드의 존속은 불가피하며 다만 그 내부에서 자리바꿈이 가능하다면, 또 희망 사다리만 놓일 수 있다면 그 사회는 문제없다고 여길 것이다.

표준화시험의 점수에 따라 서열화된 삶이 결정된대도 그것은 각 개인이 책임질 영역일 뿐 이를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것은 사회적 문제의식 아닌 루저의 불평에 불과하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 "대학 통합, 수능 절대평가 확대로 평등교육을 이루겠다"

현 정의당의 교육‧계층 정책의 방향 설정에 처음 영향을 준 것은 '서울대 폐지론'이라고 보인다. 1996년 강준만 교수는 <서울대의 나라>에서 "간판 하나로 모든 분야를 독식하려는 서울대 패권주의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썼다.

이후 여러 학자들이 서울대로 상징되는 학벌사회, 과도한 입시경쟁, 사교육 문제 등을 지적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에서 서울대 폐지론을 공론화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04년 총선을 맞아 민노당은 서울대 폐지와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교육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바톤을 이어받아 2016년 총선에서 정의당은 고교무상교육, 대학균형발전법 제정, 수능 수학 절대평가화, 국가표준등록금제 도입 등을 2020년까지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최근 발표한 4.15 총선 교육공약들을 보면 고등학교 평준화의 법제화, 국제중의 일반중으로의 전환, 권역별 대학 평준화(국립대와 공영형 사립대로 권역별 네트워크를 구성한 공동교육과정과 공동학위 단계적 도입), 학력‧학벌 차별금지법 제정, 수능시험의 절대평가 확대, 정시‧수시 통합을 통한 대입 단순화, 중학교까지의 선행 사교육 금지, 직업교육 혁신 등이 들어 있다.

정의당의 교육‧계층에 대한 궁극적 지향점은 '피라미드 뽀개기'에 있다고 보인다. 실제 정의당의 교육공약 모토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평등교육'이다. 5일 정의당은 국회 정론관에서 위 공약들을 발표하며 "교육선진국이라는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우리와 같은 대학서열이 없다. 직업간, 학력간 임금격차가 적고 사회적 안전망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어 직업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사회에서 차별이 없다. 사교육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우리 국민의 높은 교육열을 교육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에너지로 돌려야 한다. 정의당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평등교육을 만들겠다. 대학간판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직접적으로 북유럽의 교육평등과 노동평등, 계층평등을 언급한 것만 보아도 정의당이 적어도 교육과 계층의 영역에서만큼은 사회민주주의 쪽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의당은 당장 수능시험을 없애고 대학서열을 폐지하는 급진적 교육혁명이 아닌 점진적 개혁을 모색하는 온건한 입장이다.

2004년부터 '대학 서열 폐지'라는 일관된 입장을 취하면서도, 국공립 대학부터 통합하여 사립대들을 점차 동참케 하는 권역별 대학 평준화를 하거나 수능 절대평가 과목들의 수를 점차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대입에서 '기회균등 책임선발' 비율을 50% 이상 실시하겠다는 안은 이후 기사에서 다룰 조기숙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의 대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완전한 대입 무시험전형으로 가기 전의 과도기적 입시 방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요약하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계층 피라미드는 존속시키고 계층이동의 공정성에만 주목하는 기능론에, 정의당은 계층 피라미드 자체를 파괴하려는 사회민주주의에 가깝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입장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은 좀 '헷갈린다'.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목소리를 높이는 '정시 확대'에 상응할만한 교육공약은 내놓질 않고 있다. 로스쿨‧사법시험 부활과 관련해서는 최근 '공정사회'를 추구한다며 방통대‧야간 로스쿨 도입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노무현 정부나 문재인 정부가 법조 피라미드에 대해 가졌던 신념 및 개혁방향과 합치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우리사회의 계층 피라미드 존속 vs 파괴 어느 쪽을 지향하는지, 교육이 신분상의 도구여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등은 현재까지의 총선 공약만으론 분명하게 파악이 안 된다. 그래서 민주당의 경우엔 특별히 지난 발자취를 더듬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대입과 관련해 들여다 보자. '서울대 폐지론'에서 시작된 대학 평등화의 바람은 민주당에게도 미쳤다. 이미 정의당의 전신 민노당은 2004년부터 국공립대학 공동학위제를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2012년 총선에서야 국공립대통합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 때부터 이는 민주당의 교육‧계층에 대한 입장이 되는 듯 보였다. 2016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한 교육비절감, 고교 수강신청제(고교 학점제), 특목고 단계적 일반고 전환 등을 교육공약으로 내걸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당시 공약 중엔 아예 '대학 서열화 폐지'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대와 지방국립대 공동학위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서라도 교육 정책을 총괄할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해 향후 정권교체가 있더라도 정권이 교육을 흔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입에선 논술전형을 폐지하는 등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전형의 3가지로 단순화하고 수시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또 당시의 중3부터 수능 절대평가제를 실시한다고 공약했으며 기업 블라인드 인재채용 실시도 약속했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 같은 특수 교육기관에 관해서도 '평등교육'이 중심축이었다. 특수고의 폐지를 공약했으며 로스쿨과 관련해서는 100% 블라인드 입시로 공정성 제고를 약속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적어도 2012년부터는 민주당의 교육‧계층에 관해 '평등'에 방점을 찍으며 사회민주주의 입장에 서는 듯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우리사회의 교육평등, 계층평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사교육걱정없는세상만들기 등 시민단체나 교육단체들이 일제히 '문재인 정부에게 실망했다'며 비난을 쏟아낼 만큼 문재인 정부의, 민주당의 진정한 입장이 무엇인지를 의심케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대학입시의 정시 모집 선발 비율을 4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고, 그 3일 뒤인 25일에는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정시 확대를 위한 학종 개선 방안을 11월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던 거다. 이분법적으로 보는 측면도 있으나, 분명 정시 확대, 즉 표준화된 수능시험 성적을 중심으로 대입전형을 운영하는 것은 '줄세우기 교육', '줄세우기 사회'로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지금껏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해온 교육과 사회가 아니었다.

물론 이해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서열을 타파하고 계층 피라미드를 파괴한다는 것은 기득권과의 투쟁을 반드시 수반한다. 만만치 않은 저항 앞에서 어쩔 수 없이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실제 국공립대학 공동학위제의 경우 처음엔 서울대의 반대로, 이후엔 부산대와 경북대의 반대에 부딪치며 잠잠해졌다. 로스쿨 블라인드 입시에 대한 잡음은 거의 없지만, 특수고 폐지의 경우 특히 상산고 등의 자사고의 반발이 커져 급기야 학생선발권을 두고 법정다툼까지 겪어야 했다.

대입에서 논술전형은 폐지했고 수시 비중도 축소할 수 있었으나, 정시 비중을 줄이고 학종 전형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입장 역시 원치 않는 이들의 반대에 크게 부딪쳐 결국 2018년 여론조사 뒤 정부는 입장을 보류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난항 속에서 지난해 조국 사태가 터지며 '그러니까 정치 확대, 학종 축소'의 목소리에 힘을 실리는 일마저 발생했다.

한편 지난 11일 민주당은 '방통대 로스쿨과 야간 로스쿨 도입'을 공약으로 발표하며 그 취지로 '계층이동의 사다리 복원', '공정사회' 등을 내세웠다. 각 100명을 정원으로 하고 등록금을 현 로스쿨들의 그것보다 훨씬 낮추겠다는 것이 구체적 안이다.

이에 대해 로스쿨과 관련한 거의 모든 단체가 크게 반발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법학전문대학원우협의회,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등은 로스쿨의 설립 취지가 교육을 통한 법조인양성이거늘 과연 방통대 로스쿨에서 그 역할을 해낼 수 있겠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현재의 낮은 합격률 문제는 외면한 채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설립한 로스쿨을 방치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사법시험 부활 운동을 하는 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법시험 부활이라는 근본적 대안이 있음에도 민주당이 꼼수를 부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방통대‧야간 로스쿨 설립이 과연 효과적이거나 정당한 대안인지, 이에 대한 각 단체의 입장은 또 타당한지 그 문제는 잠시 미뤄두고 여기서는 민주당의 위 대안이 대체 교육‧계층을 바라보는 어떤 관점과 관련되는지에만 집중해보자.

앞서 간략히 언급했고 연재 중 전문직 교육‧계층 기사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다루겠지만, 기능론에 입각할 때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의 전문직은 소수로만 존재해야 한다. 이들의 일은 어렵고 중요하니 어려운 절차를 거쳐 소수로만 그 수가 통제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로 인한 높은 보수는 매우 정당하다. 반면 사회민주주의 관점에서 이는 매우 불합리한 일이다. 일정 자격을 갖추면 모두가 그 직종에서 종사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가 제한되는 것은 너무도 부당하다.

나는 사회민주주의 사회를 설명할 때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아니라 '행복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교육에 있어서는 '교육받을 기회만 보장'이 아닌 '교육의 보장'이 또 그 사회에 딱 들어맞는다.

최근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한 TV 프로가 특히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였다.독일 전문가 김누리 교수는 독일에선 절대평가에 의한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만 통과하면 모든 학생들이 별도의 입학시험 없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우리에겐 고등학교 과정과 관련한 성적이 낮을 때 대학교육 받을 기회가 제한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교육권의 진정한 실현은 '교육받을 기회'만이 아닌 '교육의 보장'이 있어야 가능하다. 독일은 교육의 보장이 실제로 가능하도록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교육기관들의 졸업엔 자격이 필요하다. 대학의 경우 4년을 다녔는가가 아니라 정말 그 학문 관련 능력을 갖추었는지로 졸업자격증을 준다. 마찬가지로 의대, 법대 등에서도 졸업시에 의사의 자격, 법조인의 자격을 갖추었는지를 '절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관련 자격증을 준다.

'의사의, 변호사의 보수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려면 매년 몇 명의 의사가, 변호사가 배출되어야 하나'

이는 독일 전문직 교육의 고려사항이 아니다. 다른 유럽, 북유럽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미국에서도 그렇다. 상대평가에 의한 자격증 부여는 교육기관의 사명에서도 어긋날뿐 아니라 그것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꼼수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직 자격증 취득이 상대평가로 이뤄지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 밖에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인의 경우 의대, 약대 등의 입학 단계에서 입학정원 제한으로 그 수가 통제된다. 법조인의 경우 로스쿨 입학 단계에서 한 번,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단계에서 또 한 번 그 수가 통제된다.

이에 로스쿨 교수들 및 학생들은 현재의 변호사자격시험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해엔 로스쿨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 등이 있으면서, 민변, 참여연대, 경실련이 함께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운영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해 내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침묵을 지켰다. 

조국 법무장관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임명 청문회에서 그에 관한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로스쿨과 관련해 그저 방통대, 야간대 로스쿨만을 언급하는 것은 민주당의 교육‧계층에 대한 관점을 의심하게 만든다. 결국 법조계 신규 종사자들의 수를 통제하는 것, 로스쿨 입학의 문과 졸업의 문을 절대적 기준 없이 그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 제한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4.15 교육공약을 보면 헷갈리고 답답한 마음이 든다. 미래통합당이나 국민의당처럼 대놓고 기능론을 택하지도, 정의당처럼 점진적 사회민주주의 입장에 서지도 않았다. 지난 시절의 공약들이나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방향들과 일관된 흐름도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해는 된다. 엄한 프레임에 갇혀 표를 잃을바에는 차라리 말을 아껴 민감한 교육문제들을 빗겨가고 싶을 듯도 하다. 하지만 논란을 피하고 싶을 만큼 예민한 문제라는 것은 그만큼 반드시 국민에게 답해야 할 중요한 문제임의 반증은 아닐까?

교육에 관한 투표는 '계층 피라미드 유지 vs 타파에 대한 투표'다

이상으로 앞선 글의 계층론에 토대로 하여 각 정당의 교육공약들을 살펴봤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교육과 계층의 문제는 수학이나 과학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는 시민들이 선택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각 정당이 모두 한목소리로 '공정사회'나 '희망 사다리'를 말한다고 하여 그들 모두가 같은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믿는 이는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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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사회과 교사였고, 로스쿨생이었으며, 이제 막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남매둥이의 '엄마'입니다. 모든 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행복할 권리를 위한 '교육혁명'을 꿈꿉니다. 그것을 위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씁니다. (제보는 쪽지나 odette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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