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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특이 행동 안 보이는 개는 없다

핀란드 연구팀, 1만3700여 마리 조사... 소음 민감성과 두려움 가장 흔해

등록 2020.03.09 09:24수정 2020.03.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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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녀석은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는 바람에 정말 힘듭니다."

반려견을 데리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드물지 않게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자주 짖는 종류의 개와 함께 산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세상의 모든 개들은 저마다의 성격이 있고, 행동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다. 사람이 그렇듯 완벽한 반려견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눈에 띄는 문제점만 열거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다양한 품종의 개들. 개들은 품종에 따라 타고나는 행동 특징도 사뭇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 마르타 레이나르츠(픽서베이)

 
높은데 올라가면 멈추지 않고 떠는 개체도 있고, 집착적으로 자기 몸을 핥아대는 녀석도 있다. 드물지 않게 낯선 사람을 보면 물으려고 으르렁대기도 한다. 자동차나 트럭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적대적인 개도 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 연구팀이 사람들의 근심을 자아내는 개들의 이런저런 행동 특징을 연구한 논문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무려 1만3715마리를 대상으로 해, 지금까지 행해진 유사 연구 가운데 가장 방대한 규모이다. 연구 대상이 된 품종만 264종이었다. 암컷과 수컷은 거의 반반으로 비슷한 비율이었다.
 

보더콜리가 양들을 노려보고 있다. 수백 가지 품종의 개들 가운데 노려보는 특징은 보더콜리 계통이 유일한데, 이는 양치기 개로 특화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연구팀은 개의 '특이' 행동 가운데 가장 흔한 7가지 유형을 추려내 집중적으로 양상을 살펴봤다. 사람들이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는 개의 특이 행동 7가지 유형은 소음 민감성, 두려움, 공포, 부주의와 충동, 집중력결핍과 충동성, 공격성, 분리 불안 등이었다.
 
이 가운데 소음 민감성은 천둥, 총소리, 불꽃놀이 소음이 주된 대상이었고, 두려움은 사람과 다른 개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 대한 것이었다. 공포감은 특정 표면과 높은 곳에 있을 때 개가 느끼는 것으로, 예를 들면 쇠나 플라스틱 재질의 표면에 놓아두거나 어른 눈높이까지 들어 올렸을 때 공포감으로 연구팀은 정의했다.
  

스패니시 워터 품종. 수백 종의 개들 가운데 가장 두려움이 많은 품종 중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최소한 사람들 관점에서 볼 때 사소하지 않은 문제적 행동을 보이는 개는 조사 대상 반려견의 72.5%에 달했다. 위의 7가지 문제적 유형 중에서 가장 흔한 소음 민감성을 보이는 개는 전체 조사 대상 중 32%였고, 사람이나 다른 개 등에 대한 두려움을 표출하는 개들이 29%로 뒤를 이었다. 이들 두 가지 개의 심리와 행동 양태는 세상의 모든 개들의 1/3 가량에서 관찰된다는 뜻이다.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개는 대략 14%였고, 분리 불안을 표출하는 개체들은 5%였다. 공포, 부주의와 충동, 집중력결핍과 충동성 등 3개 유형은 대략 15~25%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특이 행동이 품종에 따라 양상에 큰 차이가 있고, 복합적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한 예로 낯선 사람을 보면 가장 두렵게 느끼는 품종은 '스패니시 워터' 계통이었고, 대담한 개는 '스태포드셔 불 테리어'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노려보거나 빛과 그림자 쫓기에 집착하는 품종은 '보더 콜리' 계통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다. 또 분리 불안을 가진 개들은 흔히 충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책임자인 하네스 로히 교수는 "개들에게서 드러나는 대부분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은 사람들에게서도 관찰되는 점"이라며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들의 경우 적당한 교배를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데, 이는 반려견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개 #반려견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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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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