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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짜파구리'에 대파가 들어간 까닭

[영화 <기생충> 청 오찬 발언록] 봉준호 "짜파구리 한번 안 먹어보고 시나리오를..."

등록 2020.02.20 17:56수정 2020.02.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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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배우 초청 오찬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메뉴에 대해 말하자 참석자들이 웃음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영화 <기생충>의 감독과 배우, 스태프, 제작사 대표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아카데미상 4관왕'을 축하했다(관련기사 : 문 대통령 "'기생충' 사회의식 깊이 공감"... 봉준호 "청와대서 대장정 마무리, 기쁘다"). 

이날 문 대통령과 봉준호 감독, 송강호 배우의 발언이 끝난 이후 참석자들과 문 대통령 부부 사이에 자유로운 대화가 오갔다.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 배우 주연의 영화 <비상선언>이 오는 3월에 개봉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영화에서 아역 '다송이'를 연기한 정현준군은 "연기가 중요해서 학교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포부를 밝혀 주변의 탄성을 자아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송강호 배우의) 출연작 중 제일 좋았던 게 옛날 무명시절 <넘버3>의 건달 역할이다, 나는 (그 영화에서) 크게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을 받았는데 경력에는 그게 잘 안 나오더라"라며 송강호 배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송강호 배우는 "전혀 보지 못했던 연기를 하니 특이한 배우, 이상한 배우가 나타났다고 화제는 되긴 했다"라며 "그런데 한 20년이 넘다보니 '넘버3'라는 영화를 알 만한 사람은 아는데 젊은이들은 잘 모른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찬장에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대파짜파구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대파 농사가 잘 됐는데 (안 팔리니)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라며 "(그래서) 제가 작정하고 (전통시장에) 가서 대파를 구입해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목심을 써서 대파짜파구리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봉준호 감독이 "사실 짜파구리 한 번도 안 먹어보고 시나리오를 썼다"라면서 영화 <기생충> 시나리오 탄생의 '비밀'(?)을 공개해 웃음을 선사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부부와 봉준호 감독, 송강호 등 배우, 제작사 대표 등이 오찬장에서 나눈 발언이다. 


"회사에서 무조건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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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등 제작진, 배우들과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우식(배우) : "여기까지 온 게 꿈만 갖고, 너무 맛있는 밥 잘 먹고 가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다음 계획이 뭐예요?"
최우식 : "일 열심히 하고 지낼 것 같습니다."
조여정(배우) : "저는 조금 쉬겠습니다." (웃음)

송강호(배우) : "원래 훌륭한 배우들이지만 기생충 이후로 드라마, 영화, 광고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 : "(송강호 씨 주연의) <비상선언>이란 영화도 다음 달 개봉합니다."
이선균(배우) :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 "(좌중을 향해) 그동안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나 얘기는 뭔가요?"
이정은(배우) : "(영화 속 배역 때문에) 굉장히 이상한 분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일동 웃음)

정현준(배우, 아역 다송이) : "연기가 중요해서, 학교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동 탄성)
박명훈(배우) : "좋은 시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소담(배우) : "2년간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데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곧 새로운 영화와 드라마를 합니다. 앞으로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예정입니다."
정지소(배우) : "기생충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게 됐습니다. 많이 봐주세요."
장혜진(배우) : "저는 어제 인터뷰 때 말을 많이 해서 회사에서 무조건 감사합니다란 말만 하랍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이게 (청와대의) '대파짜파구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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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진이 선물한 포스터로 화제를 모은 '눈가리개'를 착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등 제작진과 배우들을 초청해 오찬을 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 "<기생충>에 인상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그런 장면을 찍은 장소는 미리 기억을 해두는 건가요? 아니면…."
봉준호 감독 : "장소 헌팅팀을 조직합니다. 시나리오에 있을 법한 장소를 샅샅이 훑습니다. '여기 괜찮아'라고 하면 카메라 들고 가죠. (장소 헌팅팀이) 자하문터널을 찍어왔는데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러면서 물색했던 장소를 열거) 자하문터널, 아현동, 후암동 굴다리, 동대문구 창신동…."

* 이어 이하준(미술감독), 최세연(의상감독), 양진모(편집감독), 은희수(동시녹음), 한진원(작가), 김성식(조감독), 장영환(프로듀서), 최태영(음향감독), 김서영(분장감독), 홍경표(촬영감독) 등이 초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 "(송강호 배우를 향해) 출연작 중 나는 제일 좋았던 게 옛날 무명시절 <넘버3>의 건달 역할이에요. 정말 연기가 굉장하더라고요. 나는 크게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을 받았어요. 그런데 경력에는 그게 잘 안 나오더라고요."
송강호 : "전혀 보지 못했던 연기를 하니 특이한 배우, 이상한 배우가 나타났다고 화제는 되긴 했습니다. 그런데 한 20년이 넘다보니 <넘버3>라는 영화를 알 만한 사람은 아는데 젊은이들은 잘 모릅니다." (웃음)

곽신애(바른손 E&A 대표, 제작사) "수입정산은 올해 말이나 내년쯤 나올 예정입니다. 지금은 기대만 하고 있습니다." (이때 오찬 메뉴 중 대파짜파구리 등장)

김정숙 여사 : "(오찬과 관련) 저도 계획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제 오후 내내 조합을 한 짜파구리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역경제와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민들이 생산하는 대파는 출하 기간이 있습니다. 작년 겨울에 비가 오고 따뜻해 잘 자랐어요. 농사는 잘 됐는데, (안 팔리니) 농민들의 시름이 깊습니다.

그래서 상인들도 위할 겸 제가 작정을 하고 가서 대파를 구입했습니다. 중식 대표 셰프인 이연복 셰프에게 짜파구리를 어떻게 연결시킬지 들었고요. 소고기 안심은 너무 느끼할 것 같으니 돼지고기 목심을 썼습니다. 그리고 대파입니다. 저의 계획은 대파였습니다. 이게 (청와대의) '대파짜파구리'입니다."

봉준호 감독 : "사실 짜파구리 한번도 안 먹어보고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웃음) 맛있군요."
김정숙 여사 : "봉 감독님과 여기 유명하신 여러분들 덕분에 대파 소비가 늘면 좋겠습니다." (일동 웃음, 박수)

"이창동 감독은 혼자 썼다가 혼자 없애서 시나리오 본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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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배우 초청 오찬에 앞서 봉준호 감독의 선물을 받고 있다. 봉 감독은 각본집과 스토리북을 선물했다. ⓒ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 : "저는 (시나리오를 쓰는) 속도가 느립니다. 이준익 감독, <왕의남자>를 만든 이 감독님은 1년에 1개씩 쓰시는데. 저는 속도가 느려서, 그런데 이창동 감독님보다는 조금 빠릅니다."

송강호 : "이창동 감독님을 얼마 전 뵙고 신작 얘기를 했는데, 제가 잘 되가느냐고 했더니 '막혔다'고 하세요. 그러면 한 10년 가요." (일동 웃음)
봉준호 감독 : "이창동 감독님은 혼자 썼다가 혼자 없애버려서 아무도 이 감독님이 쓴 시나리오를 본 사람이 없어요. 저는 그거 다 보고 싶어요. 한 줄 한 줄이 예술이거든요. 혼자서 꾸역꾸역 쓰시다가… 도공이 그러잖습니까. 도자기 가마에서 굽다가 약간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깨버리잖아요. 우리가 보기엔, 그분이 폐기한 시나리오를 우리가 가져다 찍으면 엄청난 작품일 텐데."

송강호 : "<살인의 추억> 라스트신은 사실 촬영 초반에 찍은 것이었습니다. 촬영 20% 정도에. 벼 수확 때문입니다. 수확 전에 찍어야 하니까, 그냥 (나머지 80% 촬영이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하면서 찍어야 했지요. (촬영도) 세 가지 버전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어떤 게 정답일지 모르니까, 연기를 세 번한 겁니다."

김정숙 여사 : "K드라마 K컬쳐, 그중에서도 엔터테인먼트의 꽃인 영화가 오스카상을 수상했는데, 그 부가성은 말할 수 없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은 하나 하나가 산업, 자산이라는 말씀 드립니다. 그러니 잘 보존하시고,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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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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