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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고위원의 우려 "약속했던 여성 공천 30% 쉽지 않다"

[스팟인터뷰] 남인순 "전략 15곳 중 절반 공천해야... 능력 없다? 30% 확보해야 변화 가능"

등록 2020.02.12 17:34수정 2020.02.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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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63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접수 현황에 따르면 전략공천지역 15개를 제외한 238개 지역구 중 여성 후보자가 접수된 곳은 57개다. 예비후보자로 접수된 여성들이 모두 공천된다 해도 여성 30% 공천은 어려워 보인다. 20대 국회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17%였다. 세계 평균 24%에 한참 못 미친다. 21대 국회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심각하게 우려된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현재 국회의원은 총 295명이다. 이중 여성 의원은 52명이다. 17.6%다. 여당인 민주당 국회의원은 129명이다. 이중 여성은 23명이다. 17.8%다. 자유한국당보단 낫다(107명 중 여성 14명. 13%). 하지만 국회 밖 세상은 50%가 여성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2019년 6월 '2020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 선포식'까지 열며 여성 공천 30%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날 남 최고위원 발언에 따르면 '여성 공천 30%'는 이번에도 말로만 그칠 공산이 크다.

남 최고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여성 의원 중 비례대표 출신이 많은데, 이번 21대 국회 땐(개정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으로 인해) 여성 의원이 더 줄어들 수 있다"라며 "지역구에서 여성 의원을 확충해야 한다. ▲ 경쟁력 있는 여성 후보는 가급적 단수 공천하고, ▲ 전략공천 지역 15곳 중 절반은 여성으로 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 여성 의원 23명 중 8명이 비례대표 출신이다. 1/3이 넘는다.

남 최고위원은 "비례대표의 경우에도 홀수번 배치를 넘어 60~70% 선까지 여성 의원을 배치해야 한다"고도 했다. 전날인 11일을 끝으로 마무리된 1차 인재영입 인사 19명 중 8명이 여성으로 입당한 것에 대해선 "동수(10명) 영입을 얘기해 왔지만 40% 이상을 확보한 것도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남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추미애·박영선·김현미·유은혜 같은 정치인 나오려면 10년 투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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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 ⓒ 남소연

 
- 오늘 최고위에서 여성 공천 30%가 어려울 것 같다고 공개 발언을 했다.
"당에서도 여성 신인 정치인들을 발굴하려 하려 애를 쓰긴 했지만 예비후보 신청자로 보면 여성 30%는 역부족이다."

- 이해찬 대표는 지난 2019년 6월 여성 공천 30%를 약속했다. 막상 선거가 되면 왜 늘 안 되나.
"지역위원장부터 조직을 관리하면서 차근차근 올라오는 여성 정치인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당에선 나름대로 공석이 된 지역위원장 자리에 여성 정치인 기용부터 고려하는 등 노력도 했지만 아직까진 여성 정치인의 절대적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단 시간 내에 30%로 점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10~20년 뒤엔 달라질 것이다. 그래도 지난 2016년 총선에 비하면 예비 후보 신청자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 현재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7%,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8%밖에 안 된다. 특히 민주당은 여성 현역 23명 중 비례대표가 8명이다. 1/3이다.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의석수가 확 줄어들 텐데 여성 의원수가 더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지역구 공천에서 여성 공천이 늘어나야 한다. 20대 국회의 17%는 넘겨야 하지 않나. 여성 후보 중 경쟁력 있는 후보는 가급적 단수 공천 지역에 배치하고, 전략 공천 지역 15곳 중 절반은 여성에게 할당해야 한다. 이미 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했다.

비례대표도 홀수 절반 배치를 넘어 60~70%선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 전체로 보면 비례 47석 중 절반은 여성으로 하도록 돼 있으니 현상 유지는 되겠지만(공직선거법에 따라 모든 정당은 비례대표 후보의 50%를 여성으로 추천해야 하고, 후보자 명부의 홀수 순위로 여성을 배치해야 한다) 민주당을 비롯한 각 당에선 여성이 지역구로 들어올 수 있는 부분을 더 적극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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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직 장관들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 왼쪽부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경기 고양시정), 이 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서울 구로구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경기 고양시병). ⓒ 남소연

 
- '여성 공천 30%'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역량 있는 여성 정치인이 없다고 주장한다.
"잘못된 편견 중 하나가 여성이 경쟁력이 없다, 여성이 일을 잘 하지 못 한다는 것들이다. 하지만 20대 총선 때만 봐도 우리 당의 경우 경우 남성 당선율은 47.4%, 여성 당선율은 68%였다.

소수 집단이 전체 집단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전체 구성원의 최소 30% 이상이 돼야만 한다는 임계량 이론이 있다. 여성이 상징적 존재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집단 내에 일정 수가 확보돼야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집권 여당은 시대와 사회를 선도할 의무가 있다."

- 선거에선 조직과 인맥이 중요한데, 여성 정치인으로서 여전히 남성 중심적 네트워크인 지역 인맥, 동창회, 향우회 등을 뚫어내기 어렵지 않냐는 시각도 있다. 당의 대비책이 있나.(관련 기사 : 끔찍한 '아재만의 리그', 이제는 끝내자).
"물론 아직도 그런 측면이 있지만 지역의 조직 방식은 많이 달라졌다. 인터넷 당원도 늘었고, 과거처럼 민주당 당원 조직 자체가 호남향우회 같은 특정 지역만을 기반으로 하진 않는다. 다양화됐다. 조직 활동을 하려는 여성들도 충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틈이 있는 거다. 지난 선거에서 백혜련 의원(경기 수원을)도 뚫어내지 않았나. 토양이 많이 바뀌었다."

- 지난 1월 6일 최고위원회 땐 정부 부처 장관으로 입각한 추미애(5선·서울 광진을)·박영선(4선·서울 구로을)·김현미(3선·경기 고양정)·유은혜(재선·경기 고양병)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언급하면서 "그만한 여성 정치인들이 성장하기까진 10년~20년이 걸린다"고 했다.
"그 정도의 걸출한 정치인이 나오기 위해선 그렇게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분들이 보여준 것처럼, 길을 열어주면 반드시 된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게 중요하다. 신인 여성 정치인들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 해당 4개 지역구에 보낼 만한 새로운 여성 정치인이 안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가능한 곳도 있다고 생각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내가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 4개 지역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출마도 가능한가.
"마찬가지로 말하기 힘들다."

- 최근 마무리된 1차 영입 인재 19명 중 8명이 여성이었다. 어떻게 평가하나.
"동수(10명) 영입을 제안했지만, 40%까지 확보했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진전이 있었다."
#여성공천30% #4.15총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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