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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아파트사업 진출한 건설사, 수익 먹는 하마됐다

과천 제이드자이 등 민간참여공공분양 사업... LH “구체적 수익은 공개 못해”

등록 2020.02.11 16:34수정 2020.02.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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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LH 공공 아파트의 한 견본주택관. ⓒ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공공아파트 분양 사업에 민간 건설사가 참여해 폭리를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분양 아파트 40곳 중 26개 사업장에서 LH보다 민간 건설사의 수익 비중이 더 높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민간참여공공분양' 시작

LH와 경기도시공사 등 지방공사는 지난 2014년부터 공공아파트 분양 사업에 민간 건설사가 참여하는 '민간참여공공분양'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은 LH가 토지를 조달하고, 민간 건설사가 분양‧건설을 담당한다.

참여 건설사는 공동 사업시행자 지위를 갖고, 분양 수익도 비율에 따라 배분받는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이름난 대형 건설사는 물론 금호산업, 한양, 태영건설, 삼호, 신동아 등 중견건설사들도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LH가 지난 2014~2019년까지 5년간 진행해온 민간참여공공분양 사업장은 총 40곳, 3만 9000여 세대다. 이 가운데 총 28개 아파트가 분양을 마쳤고, 과천지식정보타운(GS건설, 과천 제이드자이)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사업시행자 자격으로 참여, 대부분 사업장서 수익 독차지

문제는 사업 수익의 배분 구조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민간 건설사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사업장이 많다. <오마이뉴스>가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실을 통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민간참여공공분양 현황에 따르면, 사업장 40곳 중 LH보다 민간 건설사 수익 비중이 높은 곳(수익 배분 비율 51% 이상)은 총 26곳이었다.

민간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도 양양물치강선 2블록 사업(삼호, 우미건설)이었다. 이 사업장에서는 민간건설사인 삼호, 우미건설이 전체 수익의 83%를 가져갔고, LH 몫은 17%에 불과했다. 사업 수익이 100억 원이면, 민간건설사가 83억 원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대전효자1블록(계룡건설, 대우건설, 태영건설)도 민간건설사가 전체 수익의 79%를 가져가고, 논산 내동2 C1블록(GS건설, 현대건설)과 목포용해2 1블록(새천년종합건설)는 각각 74%, 대구옥포 A3블록(서한)은 71%가 민간건설사의 몫이다.

사업 수익 배분 비율이 같은 사업장은 4곳이었고, LH가 민간건설사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사업장은 10개, 전체의 25%에 불과했다. 엄연히 공공기관이 공적 자금을 들여 시행하는 공공 분양 사업인데, 수익 대부분은 민간 건설사가 갖는 이상한 형태가 된 것이다.

GS건설 "고분양가" 주장해 일정 미뤄지기도

민간 건설사가 사업 시행자 자격으로 참여하면서, 분양가를 두고도 이견이 벌어진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하는 과천 제이드자이(GS건설)의 경우, 당초 지난해 상반기 분양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분양가를 두고 GS건설과 LH가 막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일정이 미뤄져왔다.

GS건설 측이 LH에 아파트 분양가를 더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야 사업 수익이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과천 제이드자이는 이번달 중 분양할 예정인데, 분양가를 두고도 관심이 모인다.

민간 건설사와 합동 사업을 하면서, 해당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LH는 각 사업지별 구체적인 수익 금액을 요청하자 "민간 기업의 영업 이익과 직결된 문제"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공기업 설립 목적 훼손, 즉각 폐기 처분해야"

민간참여공공분양 사업을 하는 경기도 산하 경기도시공사는 민간 건설사와의 수익 배분 비율조차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모든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공공 사업임에도 민간 건설사 정보가 있다는 핑계로 불투명한 사업 운영을 하는 셈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공기업은 공공택지를 싸게 공급해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민간 건설사를 끌어들여 수익 놀음을 하고 있다"며 "공기업 설립 목적의 근간을 흔드는 이 사업은 즉각 폐기하고, 지금까지 사업 수익이 재벌 건설사에게 얼마나 돌아갔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간참여공공분양 사업 전체 현황 및 사업 수익 배분 비율. ⓒ 정동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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