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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입당한 김웅 전 검사 "사기꾼 때려잡겠다"

<검사내전> 저자 "친문 패권과 싸우려면 한국당-새보수당, 같이 갈 수 있다"

등록 2020.02.04 12:53수정 2020.02.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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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영입된 '검사내전'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 새로운보수당에 영입된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 전 부장검사를 영입한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 남소연


"지금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그게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다. (...)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 마음먹었다.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다, 대한민국 사기공화국 최정점에 있는 사기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

지난달 검찰개혁법안 통과에 반발하며 사직한 김웅 전 부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가 4일 새로운보수당(책임대표 하태경)에 입당하며 한 말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새보수당 영입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저만 빠져나와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폭풍우(국회) 속으로 뛰어들어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 들어오면서 스스로 많이 고민했다, (이 결정이) 제가 살아온 결과와는 너무 다른 게 아닌가 여러 번 되물었다"면서도 "지금껏 살아온 과거가 부끄럽지 않았기에 미래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정치 입문 결심을 밝혔다.

앞서 1월13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를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사직한 김 전 검사는, 이날도 같은 입장이었다. 그는 "저는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항의하는 표시로 사직서를 냈다"며 "그걸로 할 바를 다했다고 생각했으나, 날마다 아쉬움과 죄책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이렇게 불리하고 불편하고 부당한 법이 왜 개혁으로 둔갑했는지 납득할 수 없었고,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왜 개혁이 돼 버리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나의 사기꾼을 보냈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 차지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는 질의응답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하기도 했다. 전날(3일) 추 장관이 신임검사들에게 "검사동일체(검사가 검찰총장을 필두로 한몸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것)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검찰 조직에는 아직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다, 이를 박차고 나가달라"고 한 발언에 대해 "구단주(추미애)가 선수들(검사)에게 '감독(검찰총장) 말 듣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느낌이었다. 선수들은 팬들(국민)을 위해 뛰는 게 맞다"라며 "구단주 발언으론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순수성 의심 받을 수 있다?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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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저자 김웅 치켜세운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왼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웅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에서 김 전 부장이 최근 출간한 '검사내전' 일독을 권하고 있다. ⓒ 남소연

 
김 전 부장검사는 본인을 향한 비판을 이미 예상한 듯했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나온 '검사 사직 뒤 바로 정치권에 입문한 데 대해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질문에 "그런 의심은 당연하다고 본다. 제가 정치를 하면 전에 저를 응원했던 목소리가 전부 왜곡될 수도 있다고 각오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껏) 저를 믿어줬고 제 과거를 아는 사람들은 의도가 뭔지 알 것이라 믿는다. 또 만약 제가 권력·권세를 탐했다면, (작은 정당인) 새보수당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답하자 참석자들이 폭소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새보수당 쪽을 설득했다고 본다. (당에)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완곡히 전달했다"며 "국회에 들어와 법안 만들 권한을 받는 게 중요하다 보고 정치를 시작했다"고 정치 입문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자유한국당 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시대적으로 중요한 건 친문(재인) 패권주의와 싸우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생각할 때 (한국당과) 충분히 같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저는 형사사법제도 전문가다. 법안을 만들어 한국의 형사사법제도를 선진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총선출마 의향을 묻자 "지역구·비례 등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지금부터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전날(3일) 사표가 수리됐으면 공직선거법상 지역구 출마가 불가능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공직선거법상 시한은 (사직서) 접수일로 보는 걸로 안다"라고 답변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날 김 전 검사를 향해 "좋은 국회의원이 되려면, 우선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라며 "저희는 김 전 검사가 정말 '좋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입당식에는 유 위원장을 비롯해 하태경 책임대표, 이혜훈·유의동·지상욱·오신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웅 #새보수당 #검사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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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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