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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구호가 아닌 삶의 모든 면에서 구현되는 것"

유럽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 덴마크세계시민학교, 스반홀름공동체, 그룬트비아카데미

등록 2020.01.30 08:36수정 2020.01.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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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의 역사와 현황 소개를 해준 쇠렌 라운비에르 교장 선생님. 평화는 지속적으로 이뤄가야 하는 과정이고 계속 우리 안에 새겨야 한다고 했다 ⓒ 밝은누리

  
1월 22일, 러시아로 먼저 출발한 길벗들 뒤따라 37명의 길벗이 두 번째 모둠을 지어 순례길 올랐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해 덴마크 세계시민학교(IPC), 스반홀름 공동체, 그룬트비 아카데미에 들러 교제 나누고 스웨덴과 프랑스, 스위스로 이어지는 순례 일정입니다.

24일, 길벗들은 세계시민학교(IPC, International People's College)를 찾았습니다. 덴마크의 폴케호이스콜레(자유학교) 중 하나인 세계시민학교는 1921년 세계대전의 상처 속에서 세워졌습니다. 교육가 피터 매니케는 '서로 전쟁을 했던 나라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고 일하고 공부하면 그것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했고, 이 생각이 세계시민학교의 출발점이 되었다 합니다.

길벗들이 학교를 찾았을 땐 봄 학기가 시작된 때였습니다. 이번 학기엔 22개국에서 온 88여 명의 학생이 함께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24주간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더불어 살아감을 배우고 문화를 교류하며 평화를 배웁니다.

길벗들을 맞아준 쇠렌 라운비에르 교장 선생님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학생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며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 살아가는 것이 평화의 시작"이라며 "다양한 생각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관용하는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목표"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침열기와 교장선생님의 학교 소개를 들은 후 길벗들은 네 모둠으로 나뉘어 수업을 참관했다. 사진은 〈사회적 성과 성역할〉 수업에 참여한 길벗들과 학생들 ⓒ 밝은누리

   

〈다른 문화 간의 의사소통〉 수업 참관. 22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모이는 만큼 함께 어우러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수업이다 ⓒ 밝은누리

   

연극 수업에도 참여했다. 사진은 ‘느리게 달리기’를 실습하는 학생들과 길벗들 ⓒ 밝은누리


길벗들은 아침열기와 학교 소개, 질의응답 시간을 거친 후 네 모둠으로 흩어져 수업을 참관했습니다. 저마다 다양한 배경과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이 어우러지는 곳마다 몽글몽글 평화가 피어났습니다.
 

학생들과 점심 밥상을 나누었다 ⓒ 밝은누리

   

점심밥상 후 휴식 시간에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를 소개했다. 쉬는 시간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찾아와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었다 ⓒ 밝은누리

   

쇠렌 라운비에르 교장선생님께 길벗들이 준비해간 선물을 전달했다. 선물은 길벗들이 직접 만든 하늘땅살이 달력, 짚으로 만든 빗자루, 수제 양초 ⓒ 밝은누리

   

떠나기에 앞서 학생들과 모여 사진을 찍었다. 짧은 시간 들렀지만 ‘평화’라는 이름으로 서로 연결된 시간이었다 ⓒ 밝은누리

 
"온 생명 곱게 어울리는 밝은 누리 씨알로 살게 하소서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
"May we live as seeds of a bright world and may we harmonize with all life of earth. Glory in heaven and peace on earth"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를 소개하고 함께 마음 모아 평화를 염원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생김새, 쓰는 말, 글은 다르지만 평화라는 가치에서 하나 됨을 절감합니다.
 

스반홀름 공동체 초기 창립구성원인 키얼스튼 님의 인도로 한 마을 답사. 공동체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해 왔는지, 지금 고민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들을 수 있었다 ⓒ 밝은누리

   
이날 오후, 길벗들은 스반홀름 공동체(Svanholm Storkollektiv)를 방문했습니다. 1978년, 새로운 삶을 꿈꾸던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해 지금은 어른 80명과 아이들 50명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스반홀름은 유기농이란 말조차 없었던 1980년대 덴마크에서 유기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태양광과 풍력발전, 소득을 공유하는 공동 경제망에 기반한 자급자족 등 지속가능한 삶을 실험하고 구현해 왔다고 합니다.

스반홀름에 도착한 길벗들은 공동체 초기 창립구성원이자 행정담당인 키얼스튼씨의 인도로 공동체를 둘러봤습니다. 키얼스튼씨는 공동체가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더 나은 삶, 더 생태적이고 평화로운 삶의 방식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어느 길벗은 평화를 단순히 구호로 여기지 않고, 삶의 모든 면에서 구현하려는 모습이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녁밥상도 함께 나누었다 ⓒ 밝은누리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를 소개했다. 한국에서 시작된 순례가 어떻게 덴마크까지 이어졌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밝은누리

 

소개를 나눈 뒤 〈평화아리랑〉을 들려주었다. 노랫말처럼 평화가 삼천리 온누리에 퍼지길 기도하며… ⓒ 밝은누리

   

손수 만든 족자를 선물로 드렸다. ‘온 누리 생명평화 곱게 울려라’라는 글귀처럼, 키얼스튼 님의 환한 웃음처럼 스반홀름에 생명평화가 곱게곱게 울리길… ⓒ 밝은누리

   

모두 어우러져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노래를 불렀다 ⓒ 밝은누리

   

함께 노래한 후 어울려 사진을 찍었다. ⓒ 밝은누리

 
답사가 끝난 후 길벗들은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를 소개한 후 준비해 간 '평화아리랑'을 들려주었고, 다함께 손잡고 원을 이루어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스반홀름 공동체 아이들과 길벗으로 간 아이들은 한데놀이로 어우러졌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 어색하지 않을까 했던 우려와 달리 서로의 놀이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발견한 자리였습니다. 놀이에 앞서 스반홀름과 길벗 아이들이 모두 아는 생일 축하노래에 맞추어 친구들의 이름을 한 명씩 넣어 부르며 모둠을 짓고 모둠별로 종이 위에 올라서기 놀이를 했습니다. 작은 종이에 힘을 합쳐 올라가 5초 동안 버티는 놀이인데 모두 똘똘 뭉쳐 쉽게 해냈습니다.
 

스반홀름 아이들과 길벗 아이들 ⓒ 밝은누리

   

웃음꽃이 피었던, 종이 위에 올라서기 놀이 ⓒ 밝은누리

   

조그마한 종이 위에 함께 올라선 아이들 ⓒ 밝은누리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함께 놀며 금새 마음이 통했다. 사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덴마크에도 비슷한 놀이가 있어 스반홀름 아이들은 금새 한마음이 되었다 ⓒ 밝은누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스반홀름 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잠시 난감했지만 한 번 보여주니 바로 방법을 알고 함께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알고 보니 덴마크에도 똑같은 놀이가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엎어라 뒤집어라'로 모둠을 나눠 축구를 했습니다. 마음 열고 한데 어우러지는 데는 반드시 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스반홀름과 길벗들이 생각보다 많이 닮았다는 걸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1월 25일, 길벗들은 덴마크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그룬트비 아카데미를 방문했습니다. 니콜라이 그룬트비(Nikolaj Grundtvig, 1783~1872)는 19세기 덴마크의 목사이자 교육가, 역사가, 정치가로서 '근대 덴마크의 국부'라 불릴 정도로 각종 사회제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특히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오늘날 덴마크 교육제도는 그룬트비의 사상을 바탕으로 세워졌다 합니다. 그룬트비 아카데미는 이러한 그룬트비의 정신을 알리고자 만든 그룬트비 포럼(Grundtvigsk Forum)에 속한 연구소입니다.
 

길벗을 맞이해준 그룬트비 아카데미 원장 잉그리드 앙크 님은 그룬트비 정신에 대해 길벗들에게 설명해주었다 ⓒ 밝은누리

   

코펜하겐 대학의 교수이기도 한 피터 벤딕스 페데르센 님은 덴마크 교육제도와 철학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덴마크 교육제도에 그룬트비가 강조한 자유가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도… ⓒ 밝은누리

   

그룬트비 연구가인 안나스 홀름 님은 그룬트비 사상이 전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소개해 주었다. 사진은 그룬트비에게 영향을 받은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미국의 하이랜더 학교 ⓒ 밝은누리

   
길벗들을 반겨 준 그룬트비 아카데미의 원장 잉그리드 앙크는 "그룬트비 정신은 크게 자기정체성과 자유,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며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룬트비의 정신은 덴마크 교육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법의 기초가 되었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룬트비 연구가인 안나스와 피터에게는 그룬트비 정신이 세계로 어떻게 뻗어나가고 있는지와 덴마크의 교육제도와 철학에 대해 들었습니다. 또 길벗들은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를 소개했습니다. 소개 후에는 그룬트비 학교에서 부르는 노래와 생명평화 구하는 길벗들의 노래를 번갈아 한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점심밥상에서는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열심히 묻고 열심히 대답하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길벗들은 일정 탓에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가 못내 아쉬웠다 합니다.

덴마크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스웨덴 레스테나스로 향하는 길벗들. 덴마크에서 만난 이들의 마음마다 생명평화가 곱게 울려 뿌리 내리길 바랍니다.
 

그룬트비 소개를 들은 후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를 소개했다 ⓒ 밝은누리

   

소개가 끝난 후, 점심밥상을 나누며 서로에 대한 궁금증으로 주고받은 열띤 질의응답 시간 ⓒ 밝은누리

   

잉그리드와 벤자민 님에게는 길벗들이 만든 빗자루를, 피터 님에게는 하늘땅살이 절기달력을 선물로 드렸다 ⓒ 밝은누리

   

그룬트비 아카데미를 떠나기 전, 그룬트비 동상 앞에서 함께 찍은 사진. 150여 년 전 덴마크 사회의 대전환기에 나타나 자유의 씨앗을 뿌린 그룬트비처럼 순례길 걷는 길벗들도 평화의 씨앗 뿌리며 순례 이어가길 염원한다 ⓒ 밝은누리


[관련 기사] 
2020년 1~2월, 유럽 생명평화 고운울림 순례 떠나다 : 
러시아 바이칼 알혼섬, 1086 한민족학교, 김규면 선생 묘소까지

 
#생명평화고운울림기도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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