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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맥그리거, '카우보이' 상대로 옥타곤 복귀전

[UFC] 오는 19일 UFC 246 메인 이벤트에서 격돌하는 코너 맥그리거와 도널드 세로니

20.01.18 14:24최종업데이트20.01.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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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계의 강백호'로 불리는 UFC 라이트 헤비급 파이터 정다운은 지난 8월말 UFC 중국대회를 통해 옥타곤에 데뷔해 엄청난 타격전 끝에 3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정다운은 데뷔 첫 승을 따낸 지 4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UFC 부산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는 정다운뿐 아니라 강경호, 박준용,마동현 역시 4개월도 채 쉬지 못하고 옥타곤에 올라 경기를 치러야 했다.

사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인 파이터들은 UFC에서 아직 입지를 확실히 구축하지 못했다. 아직 자신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대회사에 스케줄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할 입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한국 선수들뿐 아니라 경력이 풍부하지 못한 순위권 밖 선수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부분 단체에서 지정해 주는 대회에서, 정해주는 상대와 경기를 치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들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면서 상위 랭커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권익을 요규하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정상급 선수들이 단체를 상대로 큰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선수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 UFC에서 유일하게 출전대회와 대전상대, 심지어 입장수익분배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이자 현존하는 종합격투기 최고의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가 그 주인공이다.
 

UFC 최고의 스타 맥그리거(왼쪽)가 UFC 역대 최다승 파이터를 상대로 1년3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다. ⓒ UFC

 
옥타곤 입성 3년 만에 단체를 좌지우지하는 슈퍼스타로 성장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복싱을 배우며 격투기를 시작한 맥그리거는 만16세 때 종합격투기에 입문했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해 페더급과 라이트급을 오가며 활동하던 맥그리거는 케이지 워리어라는 단체에서 페더급과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른 후 2013년 UFC와 계약했다. 페더급은 물론 UFC 전체의 판도를 뒤흔든 역대 최고의 악동이 옥타곤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격투기에서는 흔히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선수들이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독설을 내뱉다가 망신을 당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뛰어난 실력으로 자신의 독설이 허세가 아님을 증명했다. 맥그리거는 2013년4월 UFC 데뷔 후 전 페더급 챔피언 맥스 할러웨이와 전 라이트급 타이틀 도전자 더스틴 포이리에, 조제 알도와 두 번이나 타이틀전을 치렀던 채드 멘데스 등을 차례로 꺾으며 2년 만에 페더급 잠정 타이틀을 차지했다.

맥그리거는 UFC 입성 초기부터 페더급의 독재자로 군림하던 챔피언 알도를 끊임 없이 도발했다. 물론 타이틀전을 갈망하는 파이터들이 챔피언과 대립관계를 만들기 위해 챔피언을 도발하고 독설을 퍼붓는 경우는 흔하지만 맥그리거는 그 수위가 남달랐다. 맥그리거의 화려한 언변에 격투팬들은 반으로 갈려 응원과 비난을 퍼부었고 화제의 중심이 된 맥그리거는 2015년12월 드디어 알도와 타이틀전을 치렀다. 

맥그리거가 아무리 4연속 KO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격투팬들은 7차 방어까지 성공한 챔피언 알도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맥그리거의 버릇을 고쳐주려는 알도의 포부는 13초 만에 물거품이 됐다. 맥그리거는 경기 시작과 함께 덤벼든 알도의 안면에 정확한 카운터 펀치를 꽂으며 그대로 경기를 끝났다. 2009년부터 무려 6년1개월 동안 챔피언 벨트를 지켜온 알도의 신화가 맥그리거라는 무서운 신예에 의해 무너진 것이다.

페더급의 왕좌에 오른 맥그리거는 2016년 뜬금 없이 웰터급으로 체급을 올려 네이트 디아즈와 두 번의 슈퍼파이트를 벌였다. 1승1패로 끝난 두 악동의 맞대결은 많은 격투팬들을 열광시켰지만 챔피언이 방어전을 치르지 않고 자리를 비우면서 여기저기서 파이터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 입장에서는 엄청난 흥행이 보장된 맥그리거의 슈퍼파이트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부담 적은 노장 파이터 세로니 상대로 복귀전

웰터급으로 외도를 끝낸 맥그리거는 여전히 페더급 방어전을 치르지 않고 라이트급 챔피언 에디 알바레즈와 대립을 벌였다. 그리고 2016년 11월에 열린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알바레즈를 일방적으로 몰아 붙이며 2라운드 KO승을 따냈다. 랜디 커투어, B.J. 펜 등 맥그리거 이전에도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른 선수는 있었지만 두 체급의 타이틀을 동시에 허리에 감은 선수는 맥그리거가 역대 최초였다. 

거물 스타답게 두 체급 챔피언에 등극한 후 '자체휴식'을 선언한 맥그리거는 휴식을 취하면서도 타이틀 방어전보다는 복싱 도전 떡밥을 던지며 격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2017년8월 드디어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의 대결을 성사시켰다. 물론 경기는 메이웨더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불가능해 보였던 메이웨더전 성사는 원하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었던 맥그리거의 위상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장기간 방어전을 치르지 않으면서 두 체급 타이틀이 모두 박탈된 맥그리거는 2018년10월 도전자의 자격으로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역사적인 맞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하빕의 영역인 레슬링은 물론 타격전에서도 별다른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다가 4라운드 하빕의 서브미션에 걸리며 굴욕적인 탭을 치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옥타곤 구석에 앉아 있는 표정이 격투팬들이 기억하는 맥그리거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다시 1년이 넘는 공백을 가진 맥그리거는 토니 퍼거슨, 저스틴 게이치 등 라이트급 상위 랭커들을 제쳐두고 만36세의 베테랑 파이터 도널드 세로니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다. 비록 타이틀전은 아니지만 맥그리거의 복귀전인 만큼 당연히 넘버링 대회의 메인이벤트로 치러진다. 물론 세로니는 UFC 역사상 가장 많은 승수(21승)를 따낸 레전드 파이터지만 1년3개월 만에 옥타곤에 오르는 맥그리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를 골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작년 연말 UFC 부상대회 이후 2020년에 열리는 첫 번째 UFC 이벤트인 UFC 246은 맥그리거와 세로니의 경기를 제외하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대회로 꼽힌다. 이번 대회는 타이틀전 없이 코메인이벤트에서 홀리 홈과 라켈 페닝턴이 5년 만에 옥타곤에서 재회한다. 홈은 2015년2월 UFC 데뷔전에서 페닝턴에게 고전 끝에 판정으로 승리했지만 페닝턴은 홈에게 패한 이후 7경기에서 5승2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UFC246에서 설욕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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