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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주한 미 대사 "남북 협력, 미국과 먼저 협의해야"

남북 독자협력 구상 '견제'... "한미 워킹그룹 거쳐야"

등록 2020.01.17 09:25수정 2020.01.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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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하는 해리 해리스 미 대사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20 한국이미지상 시상식'(CICI Korea 2020)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 협력 추진에 미국과의 협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 해리스 대사는 서울 주재 외신기자단과의 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남북 협력 추진 구상과 관련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해리스 대사는 "문 대통령의 지속적 낙관주의(optimism)는 고무적이고, 그의 낙관주의가 희망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하지만 그에 따른 행동은 미국과 협의해서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논란을 우려한 듯 "한국은 주권국가이고, 국익을 위한 최선을 선택할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결정을 승인할 역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동맹이고, 이곳에 미군 2만 8500명이 주둔하고 있다"라며 "미국 납세자들이 이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으니 남북 대화에 이해관계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을 바라보지 않고, 남북 협력을 증진하면서 북미 대화를 촉진해 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라며 독자적인 남북 협력 의지를 나타내자, 미국이 '사전 협의'를 강조하며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김정은이 약속 지킬 것으로 믿어"

해리스 대사는 지난 연말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거론하며 군사 도발을 경고했던 것을 거론하며 "미국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아 모두 기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금도 협상의 문을 열어 놓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 문을 통과하기를 바라고 있다"라며 "공은 북한 측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미 협상에 교착상태에 빠져있다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고 있다"라며 "아직 논의할 여지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이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라는 더 큰 이슈를 위해 북한과 합의를 이뤄낼  중요한 기회를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비 협상, 격차 있지만 좁혀가는 중"

해리스 대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양측 간의 격차(gap)가 존재하지만, 이를 좁히고 있다"라면서 "한국 정부가 더 많은 책임을 분담해야 하고, 그럴 능력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라며 "미국이 절충안을 내놓았으나, 한국도 반대 방향에서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 납세자에게 이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큰 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지금보다 공평하게 비용을 분담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일본계 미국인인 자신의 배경에 대한 한국 내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한일 간의) 역사적 적대감을 이해하지만, 나는 일본계 미국인 대사가 아니라 주한 미국대사"라고 반박했다.
#해리 해리스 #남북 협력 #한미 방위비 분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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