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한화 외야수들, 이용규-호잉 빼고 '왼쪽으로 집합'

[KBO리그] 김문호-정진호 등 한화 주전 좌익수 노리는 선수들 다수

20.01.16 09:36최종업데이트20.01.16 09:36
원고료로 응원
한화 이글스의 겨울이 조용하다. 물론 이번 스토브리그가 예년에 비해 지나치게 차분(?)한 것은 10개 구단이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작년 시즌을 9위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마쳤고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정민철 신임 단장이 부임한 것을 고려하면 한화의 겨울 행보가 유난히 조용한 것은 사실이다. 성민규 신임 단장 부임 후 가장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올해는 지난 2018 시즌을 앞두고 3년 계약을 체결한 한용덕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재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재계약했고 내부 FA 3인(김태균,이성열,윤규진) 중에서 계약을 완료한 선수는 윤규진(1+1년 총액 5억) 밖에 없다. 롯데와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투수 장시환을 영입한 것이 한화의 이번 겨울 가장 큰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한화도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소소한 전력보강들을 단행했다. 작년 11월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포수 이해창과 외야수 정진호,좌완 이현호 같은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영입했고 지난 14일에는 롯데에서 방출된 외야수 김문호와 계약했다. 한화가 새로 영입한 외야수 정진호와 김문호는 모두 좌익수 주전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올 시즌 한화의 좌익수 주전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진행의 전성기가 끝난 후 적임자가 없었던 한화의 좌익수

한화는 빙그레에서 한화로 구단명이 바뀐 지 3년째가 되던 1996년 이영우라는 걸출한 좌타 외야수가 입단했다. 루키 시즌부터 114경기에 출전하며 한화의 주전 좌익수 자리를 차지한 이영우는 한화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9년 타율 .334 13홈런49타점83득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돌격대장으로 맹활약했다. 이영우는 프로 15년 동안 통산 타율 .293를 기록했을 정도로 정교한 타격을 뽐낸 좌익수였다.

교타자 이영우의 계보를 이어 받은 한화의 좌익수는 '거포' 최진행이었다. 입단 초기부터 장종훈에 비견될 정도로 뛰어난 파워 잠재력을 인정 받던 최진행은 풀타임 주전 첫 시즌이었던 2010년 32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그 해 타격 7관왕에 올랐던 이대호(롯데)에 이어 홈런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최진행이 보여준 장타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최진행은 2010년 이후 9년 동안 한 번도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최진행이 109경기에 출전한 2015 시즌을 끝으로 사실상 붙박이 주전 자리에서 물러난 후 한화의 좌익수는 확실한 주인 없이 여러 선수가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2016년에는 이적생 장민석과 좌타거포 이성열, 그리고 파이팅이 좋은 양성우가 사이 좋게(?) 250~260이닝씩 책임졌고 2017년에는 이성열이 559이닝을 소화하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이성열이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양성우와 최진행, 김민하, 백진우(개명 전 백창수)가 좌익수 자리를 번갈아 맡았다. 문제는 이토록 여러 선수가 나섰음에도 좌익수 자리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수비가 안정된 선수들은 타격에서 약점을 보였고 이성열이나 최진행처럼 장타력이 좋은 선수들은 수비에서 기대하기가 힘들었다.

한화가 좌익수 포지션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은 작년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한화는 작년 좌익수로 40경기 이상 선발 출전하거나 3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타격에선 믿음직했던 최진행도 타율 .231 6홈런 19타점으로 부진했고 신예 장진혁은 좌익수보다 중견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더 많았다. 타고투저 시대에서 꾸준히 .270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던 양성우도 작년 시즌 타율이 .168로 급락했다.

이적생들과 기존 선수들의 경쟁, 좌익수 붙박이 주전 등장할까
 

롯데 자이언츠 시절 김문호 ⓒ 연합뉴스

 
올해 한화의 외야는 3년째 한국에서 활약하는 제라드 호잉이 우익수, 돌아온 이용규가 중견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호잉과 이용규의 자리를 넘보기 힘든 외야수들이 대거 좌익수 주전 경쟁에 뛰어든다는 뜻이다. 물론 작년처럼 상대에 따라, 그리고 컨디션에 따라 여러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팀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특정 선수가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주전으로 활약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좌익수 후보들 중에서 주전 경험이 가장 풍부한 선수는 단연 14일에 영입한 김문호다. 롯데 시절이던 2016년과 2017년 각각 140경기와 131경기에 출전했던 김문호는 2016년 .325의 고타율을 기록한 바 있다. 민병헌 입단 후 전준우가 좌익수로 변신하면서 주전 자리를 빼앗기긴 했지만 통산 타율이 .283에 달할 정도로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선수로 기회만 주어지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좌익수 자원이다.

KBO리그 역대 최소이닝(5이닝), 최소타석(4타석)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 정진호도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주전급 백업'으로 불렸을 만큼 한화의 좌익수 자리를 노리기에 손색이 없다. 정진호는 작년 시즌 66경기에서 타율 .208로 부진했지만 111경기에 출전했던 2018년에는 타율 .301 2홈런 37타점 53득점 8도루로 맹활약한 바 있다. 특히 선수생활 내내 강 팀 두산에서 활약했던 만큼 한화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 올 선수로 꼽힌다.

기존 선수들 역시 이적생들에게 쉽게 자리를 내줄 마음은 없다. 작년 시즌 이용규의 공백 속에 중견수로 350이닝을 소화했던 장진혁은 프로 3년 차를 맞는 올해 주전 좌익수 자리에 도전장을 던진다. 작년 시즌 한용덕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113경기에서 타율 .254 1홈런 24타점 42득점 13도루를 기록했던 장진혁은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주전으로 확실한 도약을 노린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아프지 않은 시즌엔 꾸준히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던 최진행은 최근 2년 동안 13홈런 32타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년 동안 102경기 출전에 그치며 기회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최진행으로서는 2018 시즌이 끝나고 한화와 맺었던 1+1년 짜리 FA 계약이 끝나는 만큼 올 시즌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이 밖에 김민하, 백진수, 양성우, 유장혁 등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좌익수 경쟁에 뛰어 들 예정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한화 이글스 좌익수 김문호 정진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