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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강민, 최대 10억 원에 FA 잔류... 원클럽맨 택했다

[KBO리그] SK, 13일 김강민과 1+1년 최대 10억 원 계약... 옵션 2억 원

20.01.14 10:04최종업데이트20.01.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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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이 SK에서만 20년 넘게 활약하는 진정한 '원클럽맨'이 됐다.

SK와이번스 구단은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 외야수 김강민과 계약기간 1+1년 총액 10억 원(계약금 1억 원+연봉 3억5000만원+옵션 연 1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5 시즌을 앞두고 SK와 4년 56억 원에 첫 번째 계약을 체결했던 김강민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또 한 번 SK에 잔류하면서 '원클럽맨'으로 남게 됐다.

2001년 SK에 입단해 올해로 정확히 20년째 SK에서만 활약하게 되는 김강민은 38세 시즌이었던 작년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270 8홈런 50타점 54득점 15도루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 속에서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의 외야 수비와 평균 이상의 장타력과 기동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 김강민은 올 시즌에도 정상 탈환을 노리는 SK의 핵심 외야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SK 외야의 중심이었던 '짐승남', 거액의 FA계약 이후 주춤
 

자유계약선수 김강민(오른쪽)이 13일 인천 SK 와이번스 사무실에서 SK와 계약을 마친 뒤 SK 손차훈 단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SK와이번스

 
경북고 시절 주로 투수로 활약하던 김강민은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 지명을 받고 SK에 입단했다. 프로 입단 후 외야수로 변신한 김강민은 2005년까지 1, 2군을 오가는 평범한 유망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조동화(SK 1루코치), 박재상(SK 타격보조코치) 등과 함께 백업 외야수로 활약하며 1군에서 자리를 잡았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후 뛰어난 수비와 주력을 인정 받아 주전 중견수로 중용됐다.

김강민은 2010년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317 10홈런 72타점 23도루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고 시즌 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 그리고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휩쓴 야구인생 첫 번째 전성기였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뛰어난 수비, 그리고 우타 외야수라는 희소성까지 갖춘 김강민의 가치가 가장 높았던 시기다.

2011년 무릎 부상으로 80경기 출전에 그친 김강민은 2012년에도 타율 .272 5홈런 31타점으로 부진하며 2010년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 타율 .301 10홈런 55타점 10도루로 부활에 성공했고 2014년에도 타율 .302 16홈런 82타점 32도루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 올렸다. 2014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김강민은 4년 총액 56억 원이라는 거액에 SK와 FA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07년부터 2014년까지 8년 동안 7번이나 100경기 이상 출전했던 '짐승남' 김강민은 FA계약을 체결한 첫 해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두 달이나 시즌을 늦게 시작한 김강민은 96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246 4홈런 31타점으로 풀타임 1군 선수로 도약한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SK팬들 사이에서는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김강민이 과연 56억 원의 가치가 있는 선수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김강민은 2016년 다시 SK의 주전 중견수로 돌아와 115경기에서 타율 .298 10홈런 47타점 12도루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트로이 힐만 감독이 부임한 2017년 SK의 외야에는 한동민과 제이미 로맥,김동엽(삼성 라이온즈) 같은 거포들이 등장해 홈런 경쟁을 시작했고 김강민은 88경기에서 타율 .219 5홈런 18타점으로 부진하며 '56억 짜리 대수비'로 전락하고 말았다.

전성기 지났어도 여전히 가치 있는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은 2018 시즌에도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3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고 6월 중순에야 시즌 첫 타석에 섰을 정도로 팀 내 입지가 급격히 줄어 들었다. 7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면서 타율을 끌어 올리긴 했지만 김강민의 전반기 성적은 타율 .286 2홈런 11타점 10득점 2도루로 한창 좋았던 시절과는 거리가 있었다. 한 마디로 2018 시즌 전반기까지의 김강민은 은퇴가 임박한 '퇴물 외야수'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타격감을 무섭게 회복한 김강민은 후반기 57경기에서 타율 .301 12홈런 35타점 30득점 8도루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김강민은 그 해 가을야구에서도 부상 당한 노수광 대신 SK의 1번 타자로 출전해 11경기에서 15안타 3홈런 11타점 9득점으로 맹활약했다. SK는 김강민의 활약에 힘입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과 두산 베어스를 차례로 꺾고 2010년 이후 8년 만에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시즌 SK는 9경기의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두산에게 정규리그 우승을 빼앗겼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키움에게 3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탈락했다. 팀으로는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이었지만 김강민은 SK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타율 .270 8홈런 50타점 54득점 15도루를 기록했다. 커리어 첫 100삼진(103개)을 기록했고 OPS(.694)도 .700 밑으로 떨어졌지만 외야 수비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30대 후반 노장의 성적으로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김강민에게도 어김 없이 FA 한파가 찾아왔고 김강민은 SK와 1+1년 최대 10억 원의 FA계약을 체결했다. 정규리그 2위팀 주전 중견수로는 다소 아쉬운 수준의 대우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김강민의 나이와 떨어진 성적을 고려하면 팀의 베테랑으로서 어느 정도 예우를 받은 셈이다. 만약 김강민이 옵션을 채우게 되면 약관의 나이에 SK에 입단해 불혹의 나이까지 활약하는 구단 최초의 선수가 되는 셈이다.

SK는 김강민 외에도 한동민과 노수광, 고종욱, 정의윤 등 뛰어난 실력을 갖춘 외야 자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고종욱과 정의윤의 경우 수비보다는 타격에 특화된 선수들로 김강민처럼 공수주를 두루 갖춘 외야수는 SK에도 흔치 않다. 30대의 마지막 시즌이자 SK 유니폼을 입고 20번째 시즌을 맞는 노장 외야수 김강민이 여전히 인천SK 행복드림구장 외야에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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