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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관련 '뉴스룸' 보도, 이쯤 되면 '보도참사'

[주장] 16일, 후속 보도 통해 유감 표명... 안이한 취재 방식 개선 및 반성 필요

19.12.17 11:53최종업데이트19.12.1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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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영된 < 뉴스룸 >의 한 장면 ⓒ JTBC

 
지난 9일 "BTS, '수익배분 갈등' 소속사 상대 법적 대응 검토 나서"라는 내용의 보도로 충격을 줬던 JTBC <뉴스룸>이 일주일 만에 후속 보도를 내놨다.  

당초 JTBC는 방탄소년단 측이 지난해 재계약을 앞두고 수익 배분 문제로 인해 소속사(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빚고 있고, 이 때문에 대형 로펌으로부터 법률자문을 받는 등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보도 후 빅히트 측은 즉각 사실 무근임을 밝히며 반박에 나섰다. 이어 사실 확인 없는 확대 보도, 사옥 내부 무단 촬영 등 JTBC 측의 보도에 대해 별도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이후 별다른 후속보도를 내놓지 않은 <뉴스룸>은 16일 'BTS, 소속사 상대 법적 분쟁 가능성 거의 없어'라는 제목의 후속 보도를 했다. 진행자인 손석희 앵커는 "당사자들의 입장을 확인한 결과 소송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손 앵커는 "JTBC는 이 사안에 대한 취재 과정에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측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 일부 시설을 촬영한 부분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밝힙니다"라며 "또한 아직 소송이 진행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너무 앞선 보도가 아니었냐하는 비판도 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법적 자문 → 소송 검토로 둔갑?
 

지난 16일 방영된 < 뉴스룸 >의 한 장면 ⓒ JTBC

 
지난 한 주 동안 방탄소년단, 소속사, BTS 팬덤인 아미 등을 발칵 뒤집어 놓은 <뉴스룸> 보도는 이렇게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그 후유증은 매우 심각하다. <뉴스룸> 보도 이후 'JTBC'와 '뉴스룸'이 해외 SNS 사용자들 사이에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태그, 단어로 급부상할 만큼, 각국 아미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1년 매출 중 상당한 액수를 담당할 정도로 웬만한 중견 기업과 다를 바 없다. 이만한 규모의 팀이라면 계약과 관련해 변호사의 자문을 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혹시라도 의문사항 등이 발견되면 즉각 소속기획사 측에 의견을 제시하는 등 연예인 표준 계약서상 명시된 계약 당사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법적 자문을 구했다는 것만으로 "법적 대응 검토", "소송 비화 가능성" 등을 직접 언급하는 식으로 보도한 건, 적절하지 않다. 

BTS 보도 중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된 건물 무단 침입 촬영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취재 목적이라 하더라도 당사자의 동의 없는 촬영은 언론이 피해야 할 일 중 하나다. <뉴스룸> 측은 공공의 이익이 걸린 매우 긴박한 사건 사고 보도도 아닌데 왜 억지로 사옥 내부 촬영을 시도한 것일까. 

이쯤되면 보도 참사
 

지난 16일 방영된 < 뉴스룸 >의 한 장면 ⓒ JTBC

 
16일 <뉴스룸> 내용 중 눈에 띄는 대목은 "당사자들의 입장을 확인한 결과..."라는 부분이었다. 이건 애초 첫 보도 준비 과정에서 진행했어야 하는 사항 아닌가?

취재진 입장에서 문제라고 판단했다면 9일 보도에 앞서 정식 절차를 밟아 방탄소년단, 빅히트 등 관련 당사자 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 확실한 물증을 담은 기사를 만들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설익은, 의욕만 앞선 취재는 BTS 팬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비판 대상이 되고 말았다. 이쯤되면 보도 참사라는 말이 이번 오보 파문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가 아니겠는가?

공교롭게도 소송 보도가 등장했던 9일은 JTBC와 계열사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에 방탄소년단이 참석해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었다.  이렇다보니 일부 팬들 중에선 "굳이 저 행사 참석할 필요 있나?"라는 지적도 나왔다.

뒤늦은 <뉴스룸> 후속 보도에 대한 질책 또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과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 대신 "유감의 뜻을 밝힌다", "비판도 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등 두리뭉실한 표현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뒷수습은 적절하지 않다. 손 앵커의 뉴스 브리핑 말미에 들려주는 팝송으로 치면, 이날 후속 보도는 시카고의 옛 명곡 'Hard To Say I'm Sorry(미안하다는 말 하기 어려워)'나 다를 바 없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뉴스룸 방탄소년단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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