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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 최제우의 역사의식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 / 9회] 종교창도자인가, 개혁사상가인가, 혁명가인가

등록 2019.12.20 16:06수정 2019.12.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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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학 교당에 게시되어 있는 최제우 공식 영정 ⓒ 추연창

김개남의 사상적 원천이 동학이라면 동학의 뿌리는 수운 최제우다.

따라서 김개남의 정신적 뿌리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최제우의 신앙과 개혁사상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수운 최제우는 종교창도자인가, 개혁사상가인가, 혁명가인가.

그의 행적과 이적과 업적을 살펴보면 이 모든 것을 종합한, 그래서 우리나라 역사에는 매우 보기 드문 인물에 속한다.

그가 창도한 동학은 단순히 서학에 반대하는 또는 대칭되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유ㆍ불ㆍ선ㆍ풍류ㆍ무속ㆍ주술ㆍ풍수지리설에 이어 영부ㆍ주문 등 민간신앙적 요소까지 수렴하여 독특한 신앙체계를 확립한 민족종교이다.

뿐만 아니라 구왕조의 질서에서 보국안민ㆍ광제창생, 신분타파와 남녀평등의 근대적 민중의 출현을 일깨운 개혁주의자이고, 지배층의 종복이 아닌 새 세상의 주인(侍天主)를 내세워 '후천개벽'을 통한 지상천국건설론을 제시한 혁명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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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우 동상, 달성공원에 있다. ⓒ 정만진

 
혁명사상의 불씨는 전봉준과 김개남의 동학혁명으로, 다시 해월 최시형과 의암 손병희의 인시천ㆍ인내천사상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3ㆍ1혁명의 불꽃으로 타올랐다.

일제는 유독 동학을 비롯하여 민족종교를 가혹하게 탄압하고 말살시키고자 하였다. 3ㆍ1혁명 후 조선총독부는 천도교의 운영자금을 몰수한 데 이어 1925년 『조선의 유사종교(類似宗敎)』라는 서적을 간행하면서, 개신교ㆍ천주교ㆍ불교는 종교로 분리하여 총독부 학무국 종교과에서 관리토록 하고, 천도교와 대종교ㆍ동학교ㆍ단군교ㆍ보천교ㆍ증산도 등 민족종교와 미륵불교ㆍ불법연구회와 같은 항일불교는 '유사종교'로 낙인찍어 총독부 경무국에서 별도로 관장하였다. 총독부 경무국은 한국인들에게 '악의 소굴'로 불린 악명의 기관이었다.

동학농민혁명과 3ㆍ1혁명을 지켜본 일제는 그 중심에 동학정신이 작동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천도교를 가혹하게 탄압하였다. 일제는 동학을 "종교의 탈을 쓴 불온단체"로 몰았다.

그런 결과 동학의 후신인 천도교는 일제강점기에 극심한 탄압을 받고 교세가 크게 약화되었다. 해방 후에도 외래종교에 밀린 천도교는 남북통일운동에 앞장서다가 독재정권으로부터 가혹한 탄압을 받았다.
 

북한의 청우당 유미영 위원장 북한 청우당은 북한내의 최대 종교로서 종교와 민족 관련 사업을 한다. 유동렬 선생의 딸인 얼마전까지 위원장이었으나 사망하여 지금은 공석이다. ⓒ 김광철

 
현재 북한에서는 북조선천도교 청우당이 북조선노동당 외에 유일한 정당으로 존재하고 있다. 1950년 북한에서는 '영우회사건' 등으로 다수의 천도교인을 투옥하였다.

최제우의 역사의식은 국치 이후 민족사학자들에게 올곧게 전수되었다. 『용담유사』의 「안심가」에서 보인 일본에 대한 호칭은 임진왜란 이후 민중의 대일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개같은 왜적놈을 한울님께 조화받아
 일야간에 소멸하고 전지무궁하여 놓고
 대보단에 맹세하고 한의 원수 갚아 보세.


나라의 운수가 저물어가는 것을 지켜 보면서 최제우는 근심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많았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아국운수 가련하다
 전세 임진 몇해련고
 2백40 아닐런가
 12제국 괴질운수
 다시 개벽 아닐런가
 요순성세 다시와서
 국태민안 되지마는
 기험하다 기험하다
 아국운수 기험하다.

 

사람이 하늘이다, 천도교의 가르침 ⓒ 이승숙

 
동학연구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는 도올 김용옥 교수의 '동학연구 인식'이다.

동학을 이해하는 데는 최소한 다음의 여섯가지 전승이 요청된다. 첫째는 수운의 오리지날한 생각을 담은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라는 바이블적 성격의 원사료전승, 둘째는 해월의 설법과 그를 이은 조사(祖師)들의 설법전승, 셋째는 동학의 민중운동과 갑오농민전쟁을 둘러싼 동학혁명사와 관련된 우수한 자료전승, 넷째는 천도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단내의 무료전승, 다섯째는 교단 밖의 구전전승, 그리고 여섯째는 남아있는 유적지의 발굴을 통한 산자료전승…(주석 1)

최제우 선생은 인간의 평등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을 동일체로 인식하였다. '대인천(侍人天)'사상을 중심으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면서 유교의 여성억압적 질서를 비판하고,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공동체적 삶인 지상천국 건설을 설파하였다.


주석
1> 김용옥, 표영삼 지음, 『수운의 삶과 생각, 동학 1』, 서문, 통나무, 2004.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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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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