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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헌고 학생, 교사 출근 저지하고 "교감 내쫓아라" 조롱

학수연 소속 학생 2명, 학교 내에서까지 유튜브 생중계... 수업방해 속수무책

등록 2019.12.06 15:34수정 2019.12.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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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인헌고 한 학생이 김 교사의 차량을 가로막고 있다. ⓒ 유튜브 갈무리

 
학생수호연합(아래 학수연) 소속 인헌고등학교 김아무개군이 특정 교사의 출근을 막은 사실이 확인됐다. 최아무개군은 학교 정문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교감을 정문 밖으로 내쫓거나 화장실에 숨기라"며 조롱 섞인 발언을 했다.

두 학생의 행동에 대해 인헌고 교원들은 "수업 방해를 막을 길이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걱정했다.
  
출근길 가로막힌 교사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로 겁났다"
   
6일 서울 인헌고와 '최군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간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지난 4일 오전 7시 50분쯤 손팻말을 든 김군은 인헌고 정문 앞에서 김아무개 교사의 출근 차량을 가로막았다. 이후 그는 손가락으로 팻말 글귀를 가리키며 "2번이랑 3번 맞습니까"라고 큰 목소리로 여러 차례 외쳤다.
   
해당 팻말에는 "정치교사 K(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반미사상을 주입했으나 그의 아들 소유 미국 차를 타고 다닌다. (1) 있다 (2) 없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김군이 다시 김 교사의 차량 옆으로 다가와 "사실입니까, 아닙니까"라고 말했고, 김 교사는 "적당히 해"라고 대응했다. 그러자 김군은 다음처럼 반박했다.

"지금 협박하시는 거 아닙니까? '적당히 하라'는 거 맞습니까, 아닙니까?"
  
이 틈을 타 김 교사는 자동차를 몰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김군은 김 교사의 차량을 끝까지 뒤쫓았다.
  
김 교사는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4일 내 출근을 막는 모습을 보는 순간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로 겁이 났다"면서 "온종일 불안에 떨면서 간신히 수업을 마치고 병원에 갔다"고 털어놨다. 김 교사는 5일부터 학교에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그는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다.
  
시청 인원 확인하며 시위하는 고교생

최군은 4일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학교 정문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시위를 벌였다. 최군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생중계했다.

이날 최군은 큰 목소리로 "그동안 인헌고 내에서는 '국익'을 고려하는 교육이 아니라 특정 정당 총선전략을 위해 반일교육을 자행했다"면서 "지난 3일, 교감 선생님이 저희 손가락을 꺾고 (김군을) 때리고 도망을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곳에 학생으로 온 게 아니라 도주범에게 문제를 제기하러 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녹음 안 해요"...'인헌고 학생수호연합'에 속은 교장 선생님 http://omn.kr/1lgqv)
  
최군은 "교감선생님 숨지 말고 나오세요"란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쳤고, 김 교사에 대해서는 "급진 NL(과거 학생운동권 내 민족해방파)"이라고 주장했다.
  
주민인 듯한 2명의 시민이 "어젯밤까지 일하고 잠을 못 자는 사람이 있다, 좀 조용히 해 달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시민은 "학생!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라고 응수했다.

최군은 마이크를 잡고 "사상주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데 시끄러우니 조용히 하라고 하는 것은 학생들이 계속에서 사육장에서 사육당하고 공격당하고 살인을 당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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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헌고 최 아무개 학생이 지난 4일 오전 이 학교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 유튜브 갈무리


이때 한 교사가 최군에게 다가와 "교실로 들어와, 1~2학년 수업하고 있잖아"라고 마이크를 끌 것을 부탁했다. "마이크라도 꺼줘라, 지금 1~2학년 학생들 자습 시간이다"란 목소리도 들렸다. 둘 다 사정하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최군은 "왜 집회 시간을 뺐고 계시죠? 저는 뺏긴 시간만큼 더 할 겁니다, 여기 정치집단의 하수인 분들입니다"라고 외쳤다. 

최군은 교사와 교감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교감선생님이 안 나오시면 제가 교무실을 찾아가겠습니다. 정문 밖으로 내쫓으시거나 남자 화장실 X싸는 칸에 교감을 숨겨놔 주시기 바랍니다. 대신 점심을 드실 때는 화장실에서..." 

이날 최군은 시위 도중 "아침인데 42명이 들어와 추천하고 계신다"라고 말하거나 "지금 몇 분이 시청 중이시죠?"라고 묻는 등 유튜브 방송을 의식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다. 이날 최군의 유튜브 생방송 채널 댓글 창에는 응원 글이 넘쳐났고 후원금도 쌓여 있었다.
  
학교 안에서도 유튜브 생중계... 아무도 못 막아

최군과 김군은 오후 10시쯤 카메라를 들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 생중계를 이어갔다. 생중계는 한 시간 이상 더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계 과정에서 2학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학습방해를 받았다"는 교사들의 증언이 나왔다. 그러나 두 학생의 행동을 막는 교원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인헌고 관계자는 "두 명의 학생이 카메라를 들고 학교 안을 헤집고 다녀도 교사들이 이를 막을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소송해라, 우리 변호사가 5명'이라는 학생들의 협박과 동영상 중계 때문에 교사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두 학생의 행동은 수업방해이자 공무방해고 교권테러임에도 교원들은 하소연할 데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우익단체의 응원을 받는 일부 고교생이 학교 안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하는 데도, 이를 막지 못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공무방해와 교권테러 봉변, 하소연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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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인헌고 두 학생이 학교 안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하고 있다. ⓒ 유튜브 갈무리

  
두 학생이 내놓은 '폭행' 주장과 관련해 교감은 "서울시교육청 업무를 보러 갔다가 그곳에서 시위 중인 두 학생의 카메라에 찍히기 싫어 그곳을 탈출한 것"이라면서 "그곳에서 학생을 때리거나 밀친 것은 없다, 부끄러울 게 없다"고 말했다.
  
최군이 올려놓은 영상을 보면 교감은 카메라를 피해 서울시교육청 정문부터 서대문역까지 500m 이상을 전력 질주한다. 최군이 교감을 끝까지 따라가 "김정은 찬양하는 이적단체 교사 데리고 왔습니까 아닙니까?"라고 다그치자, 이 교감은 "그만하라"는 말 말고는 별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지하철 역사 아래로 자리를 피한다.
  
기자는 최군에게 문자로 '학교 안 유튜브 생중계는 지나친 일 아니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최군은 "스토킹 그만 하세요, 한 번 더 연락 오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최군은 학수연 대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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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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