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너와 난 달라!'... U2의 이 노래로 세계가 화합했다

U2 첫 내한에서 엔딩곡으로 울려퍼질 명곡 'One'

19.12.05 11:28최종업데이트19.12.05 11:28
원고료로 응원
 

U2의 명반 < Acthung Baby >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록밴드 U2의 역사적인 내한 공연이 이제 코 앞으로(2019년 12월 8일) 다가왔다. '지상 최대의 공연', '세계 최고의 밴드' 등 화려한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이번 공연은 내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조명과 영상 등이 준비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밴드에게 다른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 이 공연을 찾는 모든 사람들은 U2가 밴드의 명곡을 연주하는 그 순간을 기다릴 것이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불후의 명곡으로 남은 'With Or Without You'와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은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신인으로 기억되게 했던 'I Will Follow' 중년 밴드의 저력을 보여 주었던 'Beautiful Day'와 'Vertigo' 등. 빼놓을 것이 없다.

팬들마다 '호오'는 갈릴 수 있겠으나, 모두가 좋아하는 노래를 뽑으라면 'One'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1991년 발표된 <Acthung Baby>의 수록곡 'One'은 U2를 상징하는 발라드 넘버로 자리 잡았다. U2의 공연 레퍼토리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이 곡은, 이변이 없는 이상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엔딩곡으로 연주될 계획이다.

'One'은 기타리스트 디 에지(The Edge)의 연주를 기반으로 몇 분만에 완성된 곡으로서, 차분한 멜로디와 보노의 감성적인 보컬이 최고의 조화를 빚었다.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00곡 중 36위에 올랐고, 여러 뮤지션들에 의해 재탄생되기도 했다. 이 곡에 얽힌 이야기는 음악팬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U2 멤버들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해 있을 때 완성된 곡이기도 하고,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이 곡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말이다.

2006년, 영국의 음악 채널인 VH1에서 '최고의 가사'를 뽑는 투표를 했을 당시, 이 노래가 수많은 명곡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곡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가사다. 물론, 이 곡에 대한 해석은 분분히 갈린다. 이 곡은 U2의 음악 중 가장 분분하게 해석이 갈리는 곡이다. 보노의 모호한 작사 스타일 때문인지, 이 곡의 주제 의식을 단번에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연인 간의 노래처럼 들리기도 하고, 기독교적인 메시지 혹은 전인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좌우간, 'One'의 메시지가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에 투영된 보수적이며 모범적인 세계관과 다르다는 것은 확실하다. 'We Are The World'에 담긴 아가페적인 사랑을 굳이 부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One'은 그보다 더욱 진보적인 메시지를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Have you come here for forgiveness? Have you come to raise the dead?"
용서를 구하러 여기 온 거야? 죽은 자를 살리려고 온 거야?

"Have you come here to play Jesus? To the lepers in your head"
예수인 척 연기하면서 네 머리 속 나병 환자에게 찾아온 거야?


"One love, but we're not the same. We get to carry each other, carry each other"
하나의 사랑, 그러나 우리는 같지 않다네. 서로를 이끌어줘야 해. 이끌어야 해.


- 'One' 중

이 노래에서 보노는 단결이나 일체화 따위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같지 않다'라고 인정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다름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각기 다른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하자는 것. 그렇게 해야만, 다름을 다름이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가사를 생각하면서 뮤직 비디오를 보면, 멤버들이 '드랙퀸(남성이 여성의 성역할에 맞춰 옷을 입고 화장을 하는 행위 예술의 형태) '을 연기하는 모습이 결코 뜬금없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U2의 노래는 늘 시대와 함께 호흡했고,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왔다.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2019년은 어떤가. 관용이 실종된 시대. 그리고 혐오와 차별이 보편화된 시대다. 30년이 다 되어가는 노래지만 여전히 'One'의 외침은 유효하다. 다름을 인정할 때, 사랑이 있다고.
U2 ONE 보노 디에지
댓글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물 아홉.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