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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믿는 구석, '거포형 포수' 지성준이었다

[KBO리그] 한화와의 트레이드 통해 영입, 선발 투수 장시환은 한화 이적

19.11.21 12:02최종업데이트19.11.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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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롯데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한화의 젊은 포수 지성준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투수 장시환과 포수 김현우를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포수 지성준과 내야수 김주현을 데려 오는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지난 20일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kt위즈의 포수 이해창을 지명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지성준의 이탈에 대비하기 위한 한화의 포석이었음이 증명됐다.

올해 심각한 포수난에 시달린 롯데는 FA시장에서 이지영(키움 히어로즈)과 김태군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고 2차 드래프트에서도 끝내 포수를 지명하지 않았다. 외국인 포수 영입 가능성까지 나온 롯데는 프로 통산 167경기에 출전한 지성준을 영입하면서 안방 보강에 성공했다. 지성준은 내년 시즌부터 롯데의 주전 포수로 활약할 확률이 매우 높다.

심각한 포수난에도 스토브리그에서 유난히 조용했던 롯데의 행보

롯데는 올해 투고타저의 흐름 속에서도 팀 평균자책점 4.83으로 10개 구단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팀 볼넷(546개)과 팀 폭투(103개)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불안한 제구력은 1차적으로 투수의 책임이지만 포수라는 자리가 투수가 안정된 심리를 유지하는데 책임이 있는 포지션임을 고려하면 롯데 포수들의 경험 부족은 매우 심각했다.

실제로 올 시즌 롯데에서 가장 많은 경기(104경기)에 출전한 나종덕은 프로 3년 차에 불과한 신예고 안중열(73경기)이나 김준태(42경기) 역시 풀타임 경험이 거의 없는 20대 중반의 젊은 포수들이다(그나마 롯데 안방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안중열은 올 시즌이 끝난 후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롯데에게 지난 2년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다음 세대를 대비하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른 시간들이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롯데가 올 시즌이 끝난 후 어떤 방법으로라도 포수 보강에 박차를 가할 거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주가를 부쩍 끌어 올린 이지영과 양의지(NC다이노스)의 입단으로 주전 자리를 빼앗겼지만 군 입대 전 5년 연속 NC의 풀타임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김태군이 FA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두 선수와 모두 접촉한 롯데는 적극적인 영입의사를 밝히지 않다가 시장에서 일찌감치 철수했다.

FA시장에서 발을 뺀 롯데의 다음 선택지는 2차 드래프트였다. 마침 1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포수(2차 드래프트가 끝난 결과 그 주인공은 한화에 지명된 이해창으로 밝혀졌다)가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롯데는 이해창이 아닌 SK와이번스의 외야 유망주 최민재를 선택했다. 롯데는 2,3라운드에서는 아예 지명을 포기했다.

FA시장과 2차 드래프트에서 안방 보강에 실패한 롯데에게 남은 선택은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였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한 번도 외국인 포수가 성공한 사례가 없고 현실적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포수가 국내 투수들과 원활하게 호흡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롯데는 남아있는 유일한 방법인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최재훈의 백업포수로 활약하던 지성준을 영입했다.

부산에서 생애 첫 풀타임 주전 노리는 거포형 포수 지성준

청주고를 졸업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2014년 한화의 육성선수로 입단한 지성준은 1년 만에 정식 선수로 등록돼 2015년 1군에 데뷔했다. 2015년과 2016년 1군에서 10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던 지성준은 2017년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육성선수로 입단해 4년 동안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지성준은 끈질기게 생존했고 2018년 드디어 1군 선수로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작년 1군에서 99경기에 출전한 지성준은 타율 .275 7홈런 29타점 22득점으로 거포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뽐냈다. 하지만 한화의 주전 포수 최재훈은 올해 135경기에서 타율 .290 3홈런 31타점 47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상대적으로 입지가 줄어든 지성준은 58경기에서 타율 .250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결국 한화가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 이해창을 지명한 다음날 지성준은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청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대전에서 6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지성준에게 낯선 부산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재훈이라는 확실한 주전포수가 버티고 있는 한화보다는 지난 2년 동안 포수난에 허덕이던 롯데가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엔 한결 수월한 것은 분명하다. 장타력을 갖춘 지성준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날에도 오른손 대타 요원 등으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

지성준의 반대급부로 한화로 이적하는 선수 중 핵심은 단연 우완 장시환이다. 작년까지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하다가 올해 풀타임 선발로 변신한 장시환은 6승 13패 4.95의 성적을 기록했다. 겉보기에 썩 대단한 성적은 아니지만 선발 변신 첫 해 120이닝을 넘겼고 9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장시환은 토종 선발진이 약한 한화에서도 충분히 선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K는 같은 날  kt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허도환과 현금 2억 원을 보내고 내야수 윤석민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한화를 거쳐 작년부터 SK에서 활약한 허도환은 한화로 이적한 이해창 대신 장성우의 백업 포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올해 타율 .231 2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던 윤석민도 SK에서 제이미 로맥의 백업과 지명타자, 오른손 대타요원 등으로 활약하며 명예회복을 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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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트레이드 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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