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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결승 진출 확정... 그 뒤엔 '10번 타자'들 있었다

[프리미어12] 도쿄돔 1루 채워앉은 한국 야구팬

19.11.16 17:35최종업데이트19.11.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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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일본 도쿄 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멕시코전에 나선 국가대표팀 에게는 힘이 되었던 또 다른 선수가 있었다. 엔트리에는 없지만 누구보다도 태극 마크를 위해 뛰어준 선수, 다름아닌 '10번 타자' 한국 야구팬들이다. 한국 야구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대한민국이 빅이닝을 기록하고 승리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날 경기에는 일본까지 방문한 한국인들, 일본에서 거주 중인 한국인들은 물론 한국 야구를 좋아하는 일본인 팬 등이 한데 모여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외쳤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등 '도쿄 돔에 잠실 야구장을 갖다놓은 듯한' 일당백 응원이 이어졌다. 15일 도쿄 돔 경기의 관중석 현장을 다녀왔다.

응원단장들 '원정' 왔네 "결승전에도 응원합니다!"
 

15일 멕시코전에서 오명섭 응원단장, 김상헌 응원단장, 이윤승 응원단장이 응원하고 있다. ⓒ 박장식

 
외야에는 반가운 얼굴이 멀리 도쿄까지 찾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상헌 응원단장, LG 트윈스에 소속되었던 오명섭 응원단장, SK 와이번스와 고양 다이노스를 응원했던 이윤승 응원단장이었다. 응원단장들은 대만 응원단이 일본을 방문한 것을 보고 사비를 모아 15일 도쿄 돔에서부터 응원을 시작했다.

김상헌 응원단장이 북을 치고, 이윤승 응원단장이 큰 목소리로 사람들을 끄니 외야에서부터 사람들이 응원에 함께했다. 1루에서 응원가를 선창하면 외야에서 안타와 홈런을 외치는 등, 어느 새 분업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5회에는 김상헌 응원단장의 주도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육성 응원이 펼쳐졌다.

치어킹 코리아의 매니저는 "결승전 때는 다른 응원단장님들도 여기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주최 측에서 외야에 응원석을 마련해주시는 등 많이 도와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양국의 문화가 달라서 그런지 앰프 반입이 어려운데, 응원단장들이 생목을 앰프삼아 응원하겠다고 나섰다"며 웃었다.

자유로운 응원 펼친 10번 타자들
 

15일 프리미어 12 멕시코전이 열린 도쿄 돔에서 야구 팬들이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 박장식

 
한국 야구 팬들이 자리한 1루 자유석에서는 열띤 응원이 펼쳐졌다. 호루라기를 불어가며 응원을 주도하는 팬은 물론, 한 야구 전문 유튜브 채널에서는 응원용 태극기 클래퍼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나누어주며 야구 팬들과 응원을 함께 했다. 몇몇 관객은 대형 태극기를 가져와 응원하기도 했다.

5회 빅이닝 때 야구 팬들은 10번 타자의 위용을 떨쳤다. 5회 처음부터 선수들의 응원가를 열창하며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김현수의 타구가 좌익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가 되어 모든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며 경기가 완전히 넘어갔을 때에는, 1루 홈팬들의 주도로 윤수일의 '아파트'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9회까지 여러 응원을 펼친 야구 팬들은 경기가 기분좋게 승리한 후 올림픽 본선 출전을 기념하는 세레머니를 할 때까지 자리에 남아 있었다.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 진출에 기뻐할 때, 야구 팬들 역시 큰 박수를 보내며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야구 팬과 선수 모두에게 기분 좋은 하루였다.

"국가대표 경기 오늘 처음", "한일 양국 선수들 다치지 않게"
 

15일 멕시코전에서 열띤 응원을 펼친 일본인 와타나베 씨가 태극기를 들고 서 있다. ⓒ 박장식

 
커다란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가를 열창했던 일본인도 있었다. 일본인 와타나베 씨는 "어머님이 광주광역시 분"이라며, "일본에서 이렇게 야구경기를 하는데 일본이 참여하는 경기에만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나라도 한 자리 가서 응원하자는 생각에 태극기도 들고 응원에 나섰다"고 답했다.

와타나베 씨는 "한일전은 매진되어서 자리를 구하지 못했는데, 오늘 한국이 이기면 한국과 일본이 올림픽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것이니 내일 경기와 결승전, 그리고 올림픽까지 양국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열심히 잘 해줘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 국가대표 경기를 본 경험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도 했다. 일본에서 2년째 거주중인 고미나 씨는 "오늘 국가대표 경기를 태어나서 처음 직접 관람하러 왔다"며 "오늘 와서 이렇게 대한민국을 응원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미나 씨는 "야구 선수들의 이름을 잘 몰랐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다 외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6일 경기도 직관을 온다"며 "4년 전 한일전 때 '도쿄 대첩'이 열렸듯이, 올림픽 진출도 확정되었으니 마음 편하게 일본을 이겨줬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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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12 응원 대한민국 재일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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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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